print

진입 초기엔 사무실 비용도 아껴라

진입 초기엔 사무실 비용도 아껴라

서울 중구 을지로 센터원 빌딩에 입주한 중국의 전자결제회사 알리페이
권현돈 매니저는 중국의 전자결제회사 알리페이 국제사무국 직원이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의 센터원 빌딩으로 출근한다. 중국과의 온라인거래를 계획하는 한국 중소상공인들에게 알리페이 국제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주 업무다. 최근엔 한국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알리페이 서비스 가맹점 발굴에도 열심이다. 중국 IT업계에서 근무하던 그가 알리페이에 합류한 것은 3년 전. 이후 알리페이의 한국시장 진출 맨 앞에 섰다.

센터원 빌딩의 한국사무소는 알리페이의 한국 시장 전초기지다. 권 매니저는 사무실을 얻기 위해 두 달 동안 서울 도심에서 수없이 발품을 팔았다. 그는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교통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주변이 비즈니스 영역이기 때문”이라며 “을지로는 거래처인 카드사와 은행 본점이 몰려있고, 롯데백화점과 명동 쇼핑가엔 우리의 주 고객인 중국인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직원 3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은 13㎡(4평)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근무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기본적인 오피스 기능뿐 아니라 영어 리셉션 서비스, 방문객 응대 서비스 등이 호텔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탁월하다. 중국 본사에서 방문하는 직원들도 깜짝 놀랄 정도다. 특히 한국 시장에 처음 들어오는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데 이곳엔 독립서버센터가 구축돼 있어 믿을 수 있다.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네트워크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알리페이 한국사무소가 자리한 센터원 빌딩 서관 27층은 사무공간컨설팅기업인 리저스코리아가 운영하는 비즈니스센터다. 현재 영국 BBC의 아시아사무소, IT보안기업데이터로커, 영국계 헤드헌팅기업 로버트월터스, 아랍에미리트의 퍼스트걸프뱅크, 미국 식품기업 랜드오레이크스 등 국내외 33개 기업과 개인이 입주해 있다.

리저스코리아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2000여 개의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리저스(Regus)의 한국법인이다. 2004년 국내에 들어온 이후 현재까지 강남 포스코P&S타워, 종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빌딩, 을지로 센터원빌딩, 여의도 교보증권빌딩 등 서울 시내 랜드마크빌딩에 12개 센터를 열었다. 센터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외국계 기업과 한국 기업 비율이 8대 2 정도다.
 상업·비즈니스 거점에 위치한 호텔급 오피스
영국계 헤드헌팅기업 로버트월터스 사무실 모습. 리저스코리아가 운영하는 비즈니스센터다.
각 비즈니스센터에서는 다양한 사무 공간, 첨단 IT 인프라, 회의 시설, 리셉션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입주자는 지역에 관계없이 리저스코리아 12개 센터의 비즈니스라운지와 카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우진 리저스코리아 지사장은 “일종의 오피스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사무실, 회의실 등의 업무 공간을 아웃소싱하면서 한정된 자산을 자사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의 경우 해외에 진출할 때 큰돈 들이지 않고 사무실을 임대해 초기 투자비를 아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

리저스코리아의 고객들은 단기계약보다는 장기계약을 선호해 회전율과 공실률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센터원 빌딩의 경우 현재 95% 입주 상태. 비즈니스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 비즈니스 중심지역이기 때문에 입주자들은 교통 발달,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 이용 편리 등 업무 편의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영국계 헤드헌팅기업 로버트월터스의 던컨 해리슨 한국지사장도 이 같은 장점을 높이 쳤다. 로버트월터스는 24개 국가에서 50여 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지사는 센터원에서 가장 넓은 사무실(37㎡)을 사용한다.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을 위해 게임과 온라인, 모바일 분야에서 다국어가 가능한 HR·마케팅 전문가를 발굴하는 것이 주 업무다. 던컨 해리슨 지사장은 “우리는 리쿠르팅 회사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만남에서 인상이 중요한데 센터원 시설과 리저스코리아의 서비스가 그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처음 들어오는 글로벌 기업들은 보통 5년 단위로 사무실을 계약하는데 이곳은 계약기간이 자유로워 편리하다. 사무실 규모나 운영면에서도 융통성이 있다. 특히 리셉션 직원들의 외국어 응대 서비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국내의 비즈니스센터 임대산업은 성장 추세다. 1998년 창업한 르호봇은 현재 27개 비즈니스센터에 1600여개의 입주사를 보유했다. 시스템 개발업체, 솔루션 개발업체, IT업체 등 중소기업들이 주 입주사이며,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개발업체들의 산실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해온 마이파트너스 비즈니스센터도 사업가의 편의성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비즈니스센터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에 따라 필요한 옵션만 선택해 사무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이른바 ‘DIY 오피스’가 가능하다.

주요 용도는 창업기업의 인큐베이터 사무실, 성장기업의 사무실 및 해외 지사, 대기업의 신규 사업 전초기지 등이다. 구글, 글락소스미스, 도시바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해 부동산 포트폴리오 비용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지사장은 “불필요한 임대계약 없이 개인이나 업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해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비즈니스센터 이용이 활성화돼 있다”며 “국내 역시 업무 방식과 환경의 변화로 비즈니스센터 이용 고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저스 비즈니스센터 입주자들은 세계 어느 곳의 리저스 비즈니스센터를 방문하든 라운지와 카페에서 똑같은 서비스를 받는다. 특히 아직 현지 지사를 세우기엔 부담스런 아프리카에서 리저스 비즈니스센터의 인기가 높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vs 하이브 '노예 계약' 공방...진실은 어디로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

6목동14단지, 60층 초고층으로...5007가구 공급

7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8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9‘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실시간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vs 하이브 '노예 계약' 공방...진실은 어디로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