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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골프 세계랭킹 1위의 면면 - 리디아 고, 장기 집권 채비

역대 골프 세계랭킹 1위의 면면 - 리디아 고, 장기 집권 채비

현재 전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남자는 로리 매킬로이, 여자는 리디아 고다. 매킬로이는 세계 정상에 5번이나 올랐다. 처음 1위에 오른 건 지난 2012년이다. 직전 1위였던 타이거 우즈는 2009년 말 섹스스캔들이 터지면서 무너지더니 2010년 10월 말 무려 281주를 이어오던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강력한 권력자의 유고 시에는 심한 분열이 오는 법이다. 로마제국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사후에 변방의 장수들이 너나없이 권력 쟁탈전을 벌였던 것처럼 우즈 이후에 유럽의 장수들이 군웅할거했다.
 섹스스캔들 후 속절없이 무너진 우즈
젊고 재능 있는 유망주에 머물던 매킬로이 역시 그때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는 리 웨스트우드(17주)를 시작으로, 마틴 카이머(8주), 다시 웨스트우드(5주), 루크 도널드(2주) 등 유럽 장수들의 1위 쟁탈전이 치열하던 2012년 3월 4일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물론 그 역시 2주 만에 다시 도널드에게 밀려났다. 이후로도 도널드와 매킬로이는 주 단위로 1위 자리를 주고 받았다.

2013년 3월 25일 타이거 우즈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다시 1위에 오른 그는 이후 60주나 1위를 유지했다. 우즈가 세계 1위에 올랐던 기간만 통산 683주다. 무려 13년이 넘게 왕좌를 지킨 셈이다. 하지만 디스크 부상에 시달리던 우즈는 지난해 5월 18일 아담 스콧에게 1위를 넘겨준 이후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지금은 100위 밖으로까지 밀려났다. 최근에는 칩샷 입스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매킬로이는 아담 스콧을 밀어내고 다섯 번째 1위에 올라선 뒤로 지금까지 36주를 수성하고 있다. 역대 1위 랭킹 중에선 닉 팔도에 이어 4위다. 내년쯤엔 3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

역대 세계랭킹 1위에는 왜 메이저대회 18승의 잭 니클라우스나 왕으로 불리는 아놀드 파머가 없을까? 세계 랭킹을 발표하기 시작한 게 1986년 4월 6일부터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대회가 많지 않았고, 대륙간 순위를 종합해 매길 필요도 없었다. 다만, 비공식 랭킹으로 선수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의 창립자 마크 맥코맥이 고안한 세계 프로골퍼 연감(1968~1985)이 있다. 이에 따르면 잭니클라우스가 1968년부터 1977년까지 10년, 톰 왓슨이 그 뒤로 1982년까지 5년,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그 뒤로 3년 동안 정상을 지킨 것으로 추산된다. 투어가 발전하고 점차 글로벌해지면서 흥행과 홍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필요해지자 세계랭킹 시스템이 나오게 된 것이다.

남자 세계랭킹은 미국·유럽·일본·아시아·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6대 투어의 연합체인 국제투어연맹과 4대 메이저대회를 주관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마스터스), 미국골프협회(US오픈), R&A(브리티시오픈),PGA오브아메리카(PGA챔피언십)가 참여한 ‘세계랭킹위원회’에서 집계해 월요일마다 발표한다. 점수는 최근 2년간(최소 40개 대회 이상)의 성적에 따른 배점을 합산한 뒤 이를 대회 수로 나눠 구한다. 13주 이내 대회의 배점은 2배, 14~26주는 1.75배, 27~39주는 1.5배가 적용되니 최근 대회일수록 포인트가 더 많이 반영된다. 또한 대회 배점은 ‘톱 200위’ 이내 선수가 몇 명이나 참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에게는 각 100점,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80점, 일반 대회 우승자에게는 24점이 부여된다. 반면 아시안투어는 포인트가 박하다. 일본오픈과 호주오픈 우승자에게는 32점을 주지만 한국오픈 우승자는 고작 6점을 받는다.

롤렉스 시계가 스폰서가 된 여자 세계랭킹은 남자보다 20여 년 뒤인 2006년 2월 21일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미국·유럽·일본·한국·호주·영국의 6대 프로골프투어가 참여한 ‘세계랭킹위원회’에서 집계해 역시 매주 월요일 발표한다. 남자대회처럼 상위 랭커가 얼마나 출전하느냐에 따라 배점이 달라진다. 4대 메이저 대회에는 가중치가 부여되며 최근 13주 이내 열린 대회 성적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은 남자 대회와 동일하다.

초창기에는 최근 2년간 15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가 대회마다 거둔 성적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출전 대회수로 나눈 평균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을 썼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애니카 소렌스탐이 1위를 차지한 건 별 이상이 없었는데 당시 대회 출전 수가 얼마 되지 않던 미셸 위가 뜬금없이 3위에 오른 것이다. 그는 LPGA 투어에 단 15차례만 출전했지만 대부문이 메이저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었다. 따라서 평균 점수에서 이득을 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후 랭킹 시스템은 산정 방식을 바꿔 기준 출전 대회 수를 35개로 올렸고 현재까지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랭킹 집계를 시작한 이후로 남자 선수 중에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이들은 총 17명이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세계 1위에 오르는 등용문이 되곤 했는데 2013년 아담 스콧이 1위에 오른 것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였다. 메이저 우승 없이 세계 1위에 오른 선수는 30년 랭킹 역사에서 리 웨스트우드와 루크 도널드뿐이다. 기간도 천차만별이다. 우즈처럼 683주 동안 장기 집권한 선수도 있고, 톰 레먼처럼 ‘1주일 천하’에 그친 경우도 있다.
 김효주·김세영 10번째 세계 1위 오를까?
여자 선수의 경우 1위에 올랐던 선수는 총 9명이다. 남자와는 달리 순위 바뀜이 덜했다. 역대 랭킹에서 보면 애니카 소렌스탐이 1위를 지키다 2007년 4월 23일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오초아는 이후 무려 158주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다가 결혼과 함께 은퇴하고는 2010년 5월 3일 신지애에게 여제의 자리를 넘겨준다. 한국인 중에서는 박인비가 2013년 4월 15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2번에 걸쳐 무려 75주 동안 1위를 지켰다. 지금은 리디아 고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17세 9개월 7일이라는 나이에 정상에 올라 역대 최연소 1위 기록도 가지고 있다. 박인비와 스테이시 루이스가 리디아 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김효주·김세영·장하나 등 한국 선수들이 10번째 세계 1위의 잠재적 후보들이다.

세계 최고의 자리가 주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추어로 4대 메이저를 석권한 보비 존스는 자신의 재능에 힘겨워하고 갤러리의 환호에 부담을 가져 결국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에 은퇴했다. 바이런 넬슨은 1945년 한 시즌에 18승을 올리고는 1년 만에 은퇴했다. 1992년에 16주 동안 세계 정상을 지켰던 프레드 커플스는 “1위를 하는 게 내 성격과 맞지 않았고, 정상에서 멀어지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회고했다. 반대로 정상에서의 삶을 즐기는 이는 오래 유지한다. 332주 동안 정상에 있었던 그렉 노먼은 “중압감이 넘치지만 그걸 즐겼다”고했다. 타이거 우즈 역시 정상에서 머무는 걸 즐겼다. 공교롭게 우즈와 노먼은 1위에 오르고 내리기를 11번씩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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