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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2000]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조선업 대거 탈락

[GLOBAL 2000]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조선업 대거 탈락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도 추락한 조선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월 해양플랜트분야 세계 최대 원통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인 골리앗 FPSO를 운반선에 탑재해 노르웨이로 출항시켰다.
“한국 조선산업의 재무구조 악화로 국책은행의 부담이 증가해 정부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조(兆) 단위 손실과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는 시장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따라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한국 조선사들 순위도 크게 하락했다. 다수 삼성그룹 계열사가 순위에 새로 진입한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600계단 이상 미끄러지면서 그룹 내 ‘미운 오리 새끼’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 업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1000대 기업 순위 안쪽을 가까스로 지켰지만 200계단 이상 밀려났다. 지난해 3대 조선사 중 가장 성적이 좋았다는 대우조선해양마저 65계단 떨어진 1300위권대에 머물렀다.

‘세계 최고’라는 한국 조선업의 자부심은 조선업계 장기 침체 속에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김봉균 한국 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를 시추하고 생산하는 설비인 ‘해양플랜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2011년만 해도 전 세계에서 유전 개발 욕구가 커 국내 빅3 조선사들이 해양 플랜트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지난해 말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겪으며 골칫덩이로 전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박대금을 나중에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도 조선업의 현금 유동성을 옥죄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조선업의 위기, 그래도 답은 조선에 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중국·일본 추격이 여전히 거센 탓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세계 조선 시장점유율은 5.7%에 불과했지만 ‘자국물량’을 무기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상황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친환경 연료인 LNG가 유가 하락에 의한 ‘경제성’까지 갖추면서 LNG선 세계 1위인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 영국 조선해양 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LNG선 신규발주 건수는 모두 60척 중 70%가 넘는 44척을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륵’ 같았던 ‘해양플랜트’ 분야에도 긍정적인 조짐이 보인다. 김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때 출혈경쟁을 해온 게 사실이다”라며 “생산·품질·규모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조선사들이 이제는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 조선업계 빅 3사는 설계 전문 인력을 양성해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정부가 착공한 자원개발용 인프라 시설인 ‘심해해양공학수조’ 건립에도 공동 참여해 기술력 강화에 나설 참이다.

-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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