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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의 진화하는 상생경영] 협력사에 사람·기술·경험 전수

[현대엔지니어링의 진화하는 상생경영] 협력사에 사람·기술·경험 전수

3D 모델러를 교육하는 강의실의 모습. 육성된 설계전문인력의 95%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사에서 일하고 있다. /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빌 드레이튼은 1981년 전 세계의 사회적 사업가를 돕는 ‘아쇼카 재단’을 설립했다. 당시로는 생소했던 ‘사회적 기업가’라는 용어를 만든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사회적 기업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기업가는 생선을 주는 것은 물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으로도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기잡이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꿀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후 사회적 기업가 정신은 우리 사회 깊이 뿌리를 내렸다. 사회적 기업은 물론이고 일반 기업이 사회적책임(CSR)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졌다. 최근 기업마다 ‘사회 공헌 전담팀’을 따로 꾸리고 여러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는 이유다. 그러나 막상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다.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마음보다는 생색내기식 사업이 많아서다. 사회공헌 사업 속에 경영철학이나 가치를 담기 보다는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일회성 행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람이 자산’ 교육 지원 강화
이런 의미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강조하는 진화한 상생경영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공장·발전시설·폐수처리장 등 건설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주로 담당하는 업체다. 건설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런 역량을 계열사와 나누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모두가 고르게 발전해 업계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상생경영이다. 고기 잡는 법을 공유해 세상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빌 드레이튼의 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생경영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적 목표는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협력사의 독자적 플랜트 사업 능력 확보’다. 고기 잡는 법을 공유해 협력사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세부 실천 계획으로 세 가지 큰 축을 세웠다. ‘교육 지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무형자산의 공유’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협력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사람 그 자체가 자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업체마다 보유한 임직원 하나하나의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교육 지원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대표적 사례는 2003년부터 진행 중인 ‘3D-모델러 양성 지원 사업’이다. IT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최근 플랜트를 설계할 때는 단순한 캐드(CAD) 도면 작성을 넘어 3차원 캐드 도면 설계가 필수인 시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협력사들이 플랜트를 3차원으로 설계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 2014년까지 총 234명의 전문설계인력이 배출됐다. 단순한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교육생들의 취업까지 적극적으로 배려한 부분도 돋보인다. 수료생 중 95% 이상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사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 협력사 입장에선 우수한 설계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협력사간의 업무효율이 높아지고 신규 발주 사업에서 협업이 더 쉬워지는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또 전 세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중 획득한 기술과 경험은 자사 내부의 ‘전자도서관 시스템(Lessons learned)’에 축적한다. 총 8000여건에 달하는 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기술에 관한 내용은 물론이고 구매·시공·해외 국가에 관한 자료도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 하다가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자료를 열람해 사례를 분석하고 대응해 나가기에 용이하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자료들은 협력사와 함께 검토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줄이고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진출 노하우도 적극 공유
2013년부터는 해마다 협력사의 해외 사업 진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협력사가 독자적인 기술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역시 현대엔지니어링이 직접 해외 사업을 진행하며 쌓은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의 일환이다. ‘진출하려는 국가의 법령’ ‘해외 법인과 지사의 설립 절차’ ‘주의해야 할 문화적 환경’ 등이 주된 교육 내용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이 경험한 내용 중심으로 강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생경영의 기본은 결국 ‘소통’이다. 협력사를 위해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가 소통의 과정이 없이 일방적인 지원과 교육으로만 이뤄진다면 그 가치와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사와의 소통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창립기념일에는 지난해 상생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포상한다. 회사 발전을 위한 동행에 감사를 전하는 자리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협력사에게 직접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물어 곧바로 현업에 반영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소통을 위해 2013년 9월에는 협력사 협의회도 출범했다. 분과별(공사·자재·설계) 협의회는 정기적으로 모여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논의의 시간을 갖는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의 사보인 [사람과 공간] 역시 소통 도우미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사보에는 주로 협력사를 탐방한 내용이 실려 서로 이해하고 협력사의 자긍심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랜 경영철학이다. 통합법인이 출범한 이후 올라간 회사의 위상과 경쟁력에 걸맞은 상생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근간이 됐다. ‘사람·기술·경험’이라는 건설·엔지니어링 업종의 3대 핵심 요소를 공유하고 지원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미래에는 모두가 함께 성공하는 건설·엔지니어링 업계라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력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기틀 마련에 노력하겠다”며 “협업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바람직한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실질적인 소통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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