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저열량 식사 다이어트법 연구] 건강 증진-수명 연장에 도움

[저열량 식사 다이어트법 연구] 건강 증진-수명 연장에 도움

굶주림은 노년까지 잘 살 수 있는 비결로 들리진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간헐적 식사 제한은 장기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다. 생쥐와 개, 원숭이 등의 동물에선 효능이 입증됐다. 하지만 식사 제한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동물의 경우 식사 제한은 장수, 그리고 암과 염증성 질환 및 인지기능 쇠퇴 위험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인간에게 이런 실험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굶지 않으면서 굶는 것과 비슷한 효과
최근 인간에게 식사 제한 모델을 변형시켜 실험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팀은 ‘단식을 모방한 저열량 식사(fasting mimicking diet, FMD)’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굶지 않으면서 굶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다이어트다. 이 프로그램은 한 달에 5일씩 3개월 동안 실시한다. 첫날은 총 섭취열량이 1090칼로리(단백질 10%, 지방 56%, 탄수화물 34%)로 짜인 식단대로 먹는다. 둘째 날부터 다섯째 날까지는 하루에 725칼로리(단백질 9%, 지방 44%, 탄수화물 47%)만 먹는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야채수프와 에너지바, 에너지 드링크, 저열량 스낵을 먹고 카모마일 차를 많이 마셨다. 식물성 식품 보조제도 섭취했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날은 정상적인 식사를 했다.

“모두 건강에 대한 염려 없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유전학과장 잰 빅이 말했다. “맛 좋은 스테이크를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적어도 배고프지는 않다.”

빅 학과장은 이 프로그램이 인간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수명 연장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기존 과학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다이어트는 혈당 및 인슐린 수치를 감소시키는 등 연령과 관계된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실린 이 연구는 FMD를 실시한 19명의 참가자와 정상적인 식사를 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인간에게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전 효모균과 생쥐에게 실험했다. 성체 생쥐에게는 한 번에 연속 4일씩 한 달에 두 번 실시했다. 그 결과 다른 생쥐에 비해 최장 7개월을 더 살았다. 암과 기타 질병의 발병이 감소했으며 기억력과 인지 검사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또 사체 부검 결과 장기가 일반 생쥐보다 더 작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것은 체내에 염증이 더 적고 체지방률이 낮다는 증거다. 빅 학과장은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런 현상이 적자생존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자연 상태에서는 식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정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이런 메커니즘이 진화 과정에서 생존 메커니즘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믿는다.”

본질적으로 단식은 세포 차원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향상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노년 건강 증진이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이점이라고 말한다. 빅 학과장은 FMD가 앳킨스 다이어트나 팔레오 다이어트처럼 상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식량이 모자라는 게 정상
FMD는 의학 분야에도 이용될 수 있다. 수술이나 화학요법 등 인체에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치료 과정을 앞둔 환자에게 일정 기간 처방할 수 있다. 빅 학과장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런 다이어트가 환자의 회복 시간 단축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의 즉각적인 저항을 증가시키는 데 이 다이어트가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제시카 퍼저 뉴스위크 기자 / 번역=정경희
 [박스기사] 교통소음이 수명에 악영향? - 사망률 높아지고 뇌졸중 위험 커져
성인·고령자의 사망 건수는 낮의 도로 교통소음이 60㏈ 이상인 구역이 55㏈ 미만인 구역보다 4% 많았다. / 사진:뉴시스
교통량이 많은 도로 부근에 오래 살면 기대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도로 소음과 사망률에 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학술지 유럽심장저널에 최근 발표된 논문은 도로 교통소음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사망률이 높아지며, 고령자의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팀은 2003∼2010년 런던 시민 수백만명의 자료를 분석하고, 런던 각 구역에서 밤과 낮의 교통 소음 수준을 측정했다. 이 데이터를 각 구역의 성인·고령자의 사망·입원 건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성인·고령자의 사망 건수는 낮의 도로 교통 소음이 60㏈ 이상인 구역이 55㏈ 미만인 구역보다 4% 많았다. 특히 심혈관계 질병과 관련된 사망 건수가 가장 많았다. 심한 교통소음에 따른 혈압 상승, 수면 장애, 스트레스 증가가 원인일 수 있다. 낮의 소음이 가장 심한 구역(60㏈ 이상)에 사는 성인은 55㏈ 미만 지역에 사는 성인보다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건수가 5% 많았다. 고령자의 경우 그 비율은 9%로 높아졌다. 밤의 도로교통 소음 55∼60㏈도 고령자의 뇌졸중 위험을 5% 증가시켰다. 논문의 주 저자 자나 할로넨 박사는 “도로교통 소음은 이전에도 수면 장애, 혈압 상승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지만 우리 연구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사망·뇌졸중과 소음을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교통소음 억제가 건강에 이롭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5㏈의 소음을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최저 수준으로 규정한다. 런던 시민 160만명 이상이 그 수준을 넘어서는 소음에 노출돼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의 공동 저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산하 MRC-PHE 환경·건강센터의 애나 핸절 박사는 교통소음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다이어트·흡연·운동부족·고혈압·당뇨 같은 알려진 위험인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 연구는 런던의 소음이 시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가리킨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비트코인 "반감기 끝나면 오른다고 했는데..." 9000만원 아슬아슬 줄타기

2잘 만든 가전·TV, 알려야 ‘보배’…LG전자, 고객 ‘접점 늘리기’ 전략 활발

3카카오가 환경부와 손잡고 하는 일

4원빈 'T.O.P', 16년만에 S.T.O.P. 동서식품과 광고 계약 종료

5가입만해도 돈 번다?…G마켓, 연회비 4900원에 3배 캐시백

6中, 유인우주선 ‘선저우 18호' 발사 성공

7“유치한 분쟁 그만” 외친 민희진, 하이브 주가 하락도 멈출까?

8아일릿은 뉴진스를 표절했을까

9홍콩 ELS 타격에…KB금융 순익 전년比 30% ‘털썩’(종합)

실시간 뉴스

1비트코인 "반감기 끝나면 오른다고 했는데..." 9000만원 아슬아슬 줄타기

2잘 만든 가전·TV, 알려야 ‘보배’…LG전자, 고객 ‘접점 늘리기’ 전략 활발

3카카오가 환경부와 손잡고 하는 일

4원빈 'T.O.P', 16년만에 S.T.O.P. 동서식품과 광고 계약 종료

5가입만해도 돈 번다?…G마켓, 연회비 4900원에 3배 캐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