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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독 하이브리드 모델

미·영·독 하이브리드 모델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에서 볼 수 없는 효율성을 자랑한다. 현재 일본차 브랜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미국·영국·독일 브랜드들이 속속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연비는 가솔린과 디젤 차량을 압도한다. 유가 등락이 불안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친환경 차량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로 나뉜다. 이 중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프라나 가격 면에서 가장 현실성이 높은 모델로 꼽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전체 수입차 중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은 2010년 0.9%에서 지난해 4.4%까지 상승했다. 올해도 상승세는 꾸준해 7월까지 판매된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은 모두 50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25대보다 29% 가량 늘었다. 렉서스가 가장 많은 3415대를 팔았고, 토요타가 1349대로 뒤를 이었다. 두 브랜드가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 가운데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독일, 영국 브랜드들도 속속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높은 연비, 세금 혜택, 개선된 성능, 친환경 요소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이브리드 등 전기적 요소 결합이 브랜드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분위기라서 출시를 예고한 차량들이 줄을 섰다. 이 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모델을 시승해 보았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강점은 수려한 디자인과 극대화한 효율성이다. 16.8㎞/


효율성·디자인의 완벽한 조화


독일차 브랜드에 다소 밀리던 링컨은 MKZ 모델을 앞세워 부활을 시작했다. 이 모델이 지난해 12월엔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하고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단연 연비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경쟁 모델 대비 최고 수준인 16.8㎞/ℓ로, 10.2㎞/ℓ인 가솔린 MKZ보다 70% 가까이 개선됐다. 서울 시내와 충북 괴산을 오가며 400㎞ 남짓 달린 결과 연비는 17.1㎞/ℓ로 나타났다. 계기판에 나타난 ‘136.5EV’라는 표시는 전체 거리 중 전기 모드로 136.5㎞를 주행했다는 의미다. 전체 거리의 3분의 1을 전기에너지로 달린 셈이다.

시승한 차량은 2.0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70㎾급 전기모터, 무단변속기를 결합했다. 전기모터만으로 최고 시속 100㎞까지 낼 수 있다. 시동을 걸고 페달을 밟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을 선보이기라도 하듯 반응이 상쾌하다. 전기모터가 저속에서도 풍부한 토크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달리자 속도계가 가볍게 올라간다. 시속 140~150㎞까지의 가속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하지만 언덕길과 추월시 순간가속성은 다소 아쉬웠다. 서스펜션 세팅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 주행감각이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링컨은 MKZ 하이브리드를 ‘가장 아름다운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정의했다. MKZ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후면 전체를 감싸는 기다란 LED 테일 램프가 도로의 시선을 모은다. 거대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로 오픈카 못지않은 시원한 개방감도 맛볼 수 있다.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어박스가 없다는 점이다. 센터페시아 좌측에 버튼식 변속 시스템을 채택했다. 처음엔 낯설지만 사용하다 보니 이내 익숙해졌다. 계기판 안에 자리한 두 개의 LCD 화면은 운전자가 연료 효율적 운전을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총평을 하자면 MKZ 하이브리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진중한 멋과 실용성을 다 갖춘 차다. 일반보증기간이 5년인 것도 장점으로, 연비 좋은 중형차를 찾는 사람에게 맞춤이다.
 레인지로버 SDV6 하이브리드 보그 SE
하이브리드라고 성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는 340마력, 최대 토크 71.4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세계 최초 디젤 하이브리드 SUV


지난 5월 랜드로버가 국내에 선보인 레인지로버 SDV6 하이브리드 보그 SE(이하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는 랜드로버가 개발한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이자,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디젤 하이브리드 SUV다. 전통적인 레인지로버 라인업이 지닌 고급스러움과 온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유지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신 3.0리터 SDV6 디젤 엔진과 35㎾ 전기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탑재했다. 그 결과 퍼포먼스는 강력해졌고 효율성까지 향상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상위 모델인 4.4리터 V8 터보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340마력, 최대 토크 71.4㎏·m의 파워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0.6㎞/ℓ.

경기도 파주에 이르는 자유로에서 150㎞ 남짓 시승한 결과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는 다양한 주행 모드를 통해 극대화된 주행 효율성을 제공했다. 순수하게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는 저소음 주행을 즐길 수 있고, 설정을 해제하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제공하는 파워와 효율적인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의 다이내믹한 주행도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 경우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을 해제시켜 지속적으로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시킬 수 있다. 주행성능은 기존 레인지로버를 그대로 담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데 7초면 가능할 만큼 가속 능력이 뛰어났고, 시속 180㎞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안정된 코너링도 그대로다. 연비는 11.2㎞/ℓ를 나타냈다.

100% 알루미늄 차체는 레인지로버 하이브리드의 장점이다. 초기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게 설계해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높였다.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을 포함하는 첨단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차량의 섀시와 완벽하게 통합시켜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900㎜ 의 도강 능력, 접근각, 이탈각 등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변함이 없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완충시 순수 전기모드로 30여km를 주행할 수 있다. 가정용 전기를 이용한 배터리 충전 모습.


명불허전의 퍼포먼스 PHEV


포르셰의 하이브리드 전통은 1899년 선보인 로너 포르셰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너 포르셰는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전기모터와 연소 엔진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차로,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셰가 설계했다.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포르셰 모델뿐 아니라 프리미엄 사륜구동 모델 중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10.8㎾h의 리튬-이온 방식의 고전압 배터리는 가정 내 전원에 연결하면 3시간 반 정도면 완전히 충전된다.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의 출력이 95마력으로 이전 카이엔 S 하이브리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33마력을 발휘하는 3리터 V6 수퍼차저 엔진과 어우러져 포르셰 정통 스포츠카 수준의 파워를 보여준다. 제로백은 5.9초, 최고 속도는 243㎞/h에 달한다. 순수 전기 주행시 최고 속도는 125㎞/h이며 복합 연비는 9.4㎞/ℓ다. 차체 뒤쪽의 오른쪽과 왼쪽 휀더에 가솔린을 넣는 주유구와 전기 충전 소켓이 각각 따로 자리를 잡은 것이 이채로울 뿐 디자인은 기존 카이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콘솔엔 주행을 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E차지, 전기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E파워 버튼이 추가됐다. 계기판에선 전기모드로 가능한 주행거리, 배터리의 잔량, 평균 연비 등을 제공한다.

8월초 경부고속도로에 이 모델을 올려보았다. E차지 버튼을 누르니 배터리의 잔량이 계속 상승하는 것이 보였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충전을 하고 저속에선 전기모드로만 주행하는 식이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면 E파워 버튼을 눌러 전기모드와 엔진 모드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모드로 30㎞ 남짓 달리자 배터리 잔량이 10% 이내로 떨어졌고, 이때부터 구동방식이 하이브리드로 전환됐다. 속도를 높이거나 배터리가 소모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되면 전기모터의 개입은 수시로 이뤄진다. 전기모드와 엔진모드의 연결과 전환은 아주 부드럽게 실현됐다.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스포츠카의 성능을 경험하고 싶은 드라이버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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