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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승천한 뉴욕 메츠

지옥에서 승천한 뉴욕 메츠

뉴욕 메츠 선수들이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월드 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그라운드로 뛰쳐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는 3종의 롤러코스터가 있다.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 놀이공원의 사이클론,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그리고 퀸즈가 자랑하는 프로야구팀 뉴욕 메츠다. 시즌 중 7연패를 당하고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메츠로선 지옥과 천당을 모두 경험한 한 해였다! LOL(laughing out loud, 웃음거리)에서 LGM(Let’s Go Mets, 잘 한다 메츠)!으로, 머피의 법칙(‘잘못 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 된다’)에서 머피의 지혜(“홈런을 칠 수 있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친다’)로 변했다.

캔자스 시티 로열스와의 최종 월드시리즈 결과와는 관계없이 메츠의 올 한 해는 두고 두고 화제가 될 듯하다. 뉴욕에서 가장 묘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 구단 뉴욕 메츠의 지난 한 시즌을 돌아본다.



3월 20일.
선발 투수 잭 휠러(24)가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Tommy John surgery)을 받아 2015년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 그는 지난 2개 시즌 사이 25세 이하의 메츠 선발 중 팔꿈치 측부인대(UCL) 손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되는 두 번째 투수가 된다.



4월 6일.
메츠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키 180㎝에 체중 약 120㎏인 바톨로 콜론(41)이 나선다. 그는 메츠 개막전 선발투수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불펜 투수로 나선다. 메츠 팀으로선 딜런 지와 조너선 니스에 이어 3시즌 연속이다. 이날 개막전에서 콜론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발 맥스 슈어저와 대결을 벌여 승리한다. 슈어저는 2015 시즌 메츠와의 경기를 포함 두 차례 노히트노런을 기록한다.



4월 9일.
흑기사가 돌아왔다! 투수 매트 하비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2015 시즌에 뛰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다. 워싱턴 내셔널스 타선을 6이닝 동안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6대3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9개의 삼진을 올린 하비는 곧 내셔널 리그 MVP가 되는 브라이스 하퍼를 세 번이나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4월 11일.
마무리 투수 헨리 메히아가 스테로이드제 스타노졸롤을 복용해 80경기 출장정지를 당한다. 테리 콜린스 메츠 감독은 “아주, 아니 극도로 실망했다”고 말한다. 7월에나 다시 보겠군, 메히아.



4월 14일.
데이비드 라이트의 컴백 1부. 메츠 주장이자 3루수인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5타수 2안타에 도루 1개를 기록하며 6대5 승리를 이끈다. 그 뒤 라이트는 8월에 가서야 메츠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필리스와의 경기에 나서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이 문제다.



5월 3일.
메츠가 이틀 연속 내셔널스에 1대0 완봉패를 당한다. 메츠는 이번 시즌 15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그중 2 경기에서 1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야구 역사상 두 차례 노히트를 당하고 월드시리즈에 올라가는 최초의 팀이 된다.

메츠는 뉴욕의 팬들 사이에서 LOL(웃음거리)의 대상에서 LGM(Let’s Go Mets, 응원)의 대상이 됐다.


5월 12일.
길게 흘러내린 갈깃머리 금발에 198㎝의 키에서 광속구를 내리꽂는 노아 신더가드가 시카고 컵스와의 메이저 리그 데뷔전에서 패한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무렵엔 팀의 3선발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천둥의 신) 토르’라는 이름 값을 한다.



5월 31일.
바톨로 콜론의 2루타. 엉성한 헛방망이질로 유명한 이 비대한 몸집의 투수가 센터 방향으로 빨랫줄 같은 라인 드라이브를 날린다. 수비 잘하는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 7회 수상자인 스즈키 이치로가 에러를 범한 뒤 공이 펜스까지 굴러간다. 콜론은 여유 있게 2루로 들어간다. 그의 18년 선수 경력 중 두 번째 2루타다.



6월 9일.
메츠가 시티 필드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크리스 헤스턴에게 노히트를 당한다. 헤스턴은 11개의 삼진을 뽑아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수립한다.



6월 24일.
메츠 선수들이 밀워키에서 밀실 회동을 한 뒤 7연패를 채운다. 꼴찌 밀워키 브루어스에게 4대1로 패해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진다(36승 37패). 반면 196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당시의 미라클 메츠(Miracle Mets)는 73경기에서 40승 33패를 올렸다. 콜린스 감독은 “방망이가 맞지 않는다”며 “타격이 터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6월 28일.
방망이가 더 잘 맞게 해달라는 콜린스 감독의 기도가 마침내 통했다. 현지 롱아일랜드 스토니 브룩 출신의 신인 투수 스티븐 매츠가 하늘이 내린 답이었다. 그 좌완 투수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3안타 4타점을 올린다(포지션과 관계 없이 메츠 팀내 첫 출전 선수 최고 기록이다). 메츠가 신시내티를 7대2로 물리치면서 첫 승을 올린다. 매츠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에 클린업트리오 타순에 배치하자는 제안은 금방 들어가버린다.



7월 12일.
커크 뉴엔하이스가 5월 19일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헛스윙으로 삼진을 먹으며 타율이 7푼9리까지 떨어진다. 8일 후 메츠는 그를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한다. LA 에인절스는 2주만에 그를 방출한다. 뉴욕은 팀을 떠난 그 외야수를 다시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복귀 후 6번째 경기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홈런 3방을 터뜨려 5대3 승리를 이끈다. 뉴엔하이스의 3홈런은 자신의 2013년과 2014년 시즌을 합친 기록과 같다(올해는 4홈런을 기록한다). 또한 메츠가 홈경기에서 3홈런을 날린 건 팀의 54년 역사상 처음이기도 하다.



7월 14일.
불과 14개월 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투수 제이컵 디그롬이 신시내티에서 열린 올스타 경기에서 6회에 10개의 공으로 3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포수 스티븐 보그트, 2루수 제이슨 키프니스,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 모두 ‘미사보 머리’를 한 그 우완 투수의 세 번째 스트라이크에 헛스윙을 한다.



7월 19일.
메츠-카디널즈 경기가 18회까지 이어지며 6시간째로 접어든다. 16회 진행 중 외야 관중석에서 졸고 있는 한 팬을 카메라가 클로즈업하자 경기 분석을 맡고 있던 키스 헤르난데스가 방송 중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나도 저 자리에 있고 싶다.” 경기는 결국 메츠가 18회 희생 플라이와 스퀴즈 번트로 득점을 올리며 끝난다.



7월 23일.
최우수투수상인 사이영상을 3번이나 받은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메츠에게 3개의 단타만 내주며 3대0 완봉을 거둔다. 메츠는 49승 47패로 성적이 떨어지지만 내셔널리그 동부에서 내셔널스와 3경기 차이를 유지한다.



7월 28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홈 경기 중 유격수 윌머 플로레스(24)가 밀워키로 트레이드됐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장에 퍼져나간다. 16세 때부터 매츠 팀의 일원이었던 플로레스가 7회 타석에 들어서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다. 8회초 그가 수비를 하러 필드에 오를 때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뉴스보다 앞서나간 탓인지 트레이드는 불발된다.



7월 28일.
마무리 투수 헨리 메히아가 7월 7일 약물복용 출장정지가 풀려 복귀한 뒤 일곱 번 등판해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또 다시 경기력 향상약물(PED) 양성반응을 보여 추가로 16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7월 31일.
12회 말 울보 윌머 플로레스가 결승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메츠가 워싱턴 내셔널스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다. 앞서 이날 오후 트레이드 마감시한 13분 전 메츠가 컵스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영입한다.



8월 12일.
어찌된 영문인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1회에 시티 필드 구장의 백네트 그물망에 형광 녹색 잉꼬가 내려 앉는다. 그 뒤 메츠 유니폼을 입고 43타석까지 홈런을 날리지 못한 슬러거 세스페데스가 형광 녹색 밴드를 팔에 차고 나와 솔로포를 쏘아 올린다. “그라운드에 새가 내려 앉은 것을 알고 그 새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세스페데스가 말했다. 나머지 시즌 7주 동안 16개의 홈런을 더 쏘아 올린다.



8월 24일.
데이비드의 컴백 2부. 척추관 협착증에서 회복해 메츠 라인업 복귀 후 첫 타석에서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 구장 관중석 상단으로 홈런을 날린다. 이를 신호탄으로 메츠는 팀 통산 최고 기록인 한 게임 8홈런을 쏘아 올린다. 뉴욕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16대7로 꺾는다



9월 8일.
워싱턴 내셔널스에 7대1로 뒤지고 있던 메츠가 7회초 내셔널스 투수 3명을 상대로 6개의 홈런을 날려 동점으로 따라붙는다. 그리고 8회 뉴엔하이스가 지난 7월 12일 이후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홈런을 날려 경기를 뒤집는다. 메츠는 내셔널스와의 3연전에서 모두 역전승을 거두며 5주 사이 두 번째로 시리즈를 싹쓸이한다. 사실상 내셔널스의 시즌, 그리고 매트 윌리엄스 감독의 임기에 종지부를 찍는다.



10월 3일.
이미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우승을 확정 지은 메츠는 또 다시 내셔널스의 슈어저에 노히트를 당한다(메츠는 모두 내셔널스와만 경기를 하는 듯하다).



10월 5일.
매트 하비가 LA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를 앞두고 오후 선수단 연습에 지각한 뒤 퀸즈-미드타운 터널이 막혀서 늦었다고 변명하자 테리 콜린스 감독이 그를 옹호한다.



10월 21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 첫 투구 이후 대략 100시간 만에 메츠가 4경기를 싹쓸이하며 107년 동안이나 우승을 맛보지 못한 시카고 컵스에 다시 고배를 안겨준다. 2루수 대니얼 머피는 포스트게임 6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다.

한 기자가 어떤 행성 출신이냐고 묻자 머피가 대답한다. “지구…. 지구 행성이요.”

- JOHN WALTERS NEWSWEEK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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