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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IT ‘보물창고’

미리 보는 IT ‘보물창고’

CES 2016에선 볼보의 이 콘셉트 디자인 같은 자율주행차들이 최대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삼성전자 같은 주요 IT 기업들의 대형 제품출시 행사가 빠지고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 같은 업체들에 완전히 외면당하면서 세계가전전시회(CES)는 그저 그런 가전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듯했다. 하지만 2016년 예전의 마법을 되찾고 있다. 1월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선 자율주행·온라인·전기 자동차, 만개하려는 가상·증강 현실, 건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유용해진 착용형 기기, 중국 IT 업체들의 지속적 부상, 그리고 날아오른 무인기 등 IT 마니아들의 보물창고가 활짝 열린다.

CES 2016의 특성을 보여주는 7대 트렌드를 소개한다.
 미래의 자동차
자동차에서 마력과 토크(회전력)보다 내부 전자장치의 비중이 커진다. CES는 자동차 제조사들에 상당한 의미를 지닌 전시장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첨단기술이 부가기능 차원을 넘어 핵심기능을 이루면서 자동차의 생산과 마케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CES 2016에선 온라인·자율주행·전기 자동차를 모두 선보인다.

자동차 업계의 몇몇 세계 유명기업이 기술혁신을 이끌 전망이다. 선두는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중국 억만장자의 자금지원을 받는, 베일에 가려진 신생 벤처 패러데이 퓨처다. 1월 4일 첫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할 듯하다. 이제껏 회사 측이 밝힌 정보는 전기 자동차라는 사실뿐이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으리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패러데이 퓨처는 비교적 무명기업이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꼽히는 포드도 수년간 내부적으로 테스트해온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CES에서 발표할 전망이다. 거기에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일부를 생산하는 합작사업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네바다차량국 문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도 2017년 출시할 자율주행차 E200과 E300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투싼 전기 자동차를 CES에서 테스트 주행하도록 허가 받았다. 기아차는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 자율주행차의 비전과 로드맵”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기아 쏘울 전기자동차를 통해 그 비전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의 특수차량 전문 제조업체인 린스피드도 최신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린스피드가 선보이는 이토스 모델은 운전대가 접히고 주행 중 뒷부분에 탑재한 무인기를 띄울 수 있다.

전기차 부문에선 폴크스바겐이 눈길을 끈다. CES에서 전기차를 선보여 2015년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려 애쓸 전망이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CEO 헤르베르트 디이스의 기조연설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

내로라하는 제조업체뿐 아니라 이들 차량의 자율주행 부품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신기술 소식을 전할 듯하다. 엔비디아는 1월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율주행의 미래’에 관해 논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의 카메라에 포착되는 동영상의 처리에 필요한 고도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칩에 초점을 맞춘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아우디는 자율주행차인 A8 세단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도 기자회견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발전’을 논한다. 쉐보레와 GMC 같은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테슬라 차량의 자동조종 기능 일부를 담당한다.
 새로운 현실
가상현실(VR)은 2016년 컴퓨터 기술분야의 최고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소니·MS·구글 등 모두가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매직 리프가 이 기술을 둘러싼 언론의 지대한 관심에 부응한다면 증강현실(AR)도 더 크게 날아오를 가능성이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 플레이스테이션 VR 또는 MS의 홀로렌즈와 관련된 대형 발표는 CES 2016에선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2016년 VR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한 회사의 발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바로 중국의 HTC다.

바이브는 HTC와 밸브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가상 현실 헤드셋이다. 2015년 12월 중순 HTC의 왕쉐홍 CEO는 IT 정보 사이트 엔가젯과 인터뷰에서 바이브 개발팀이 “대단히 큰 기술적 혁신”을 이뤘다며 그 내용을 CES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소식은 곧 바이브의 출시일이 2016년 4월로 미뤄진다는 의미다.

유수 기업들이 발표하는 신제품 외에도 수십 개 중소기업이 VR·AR 헤드셋과 안경을 선보일 듯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스터라우트 디자인 그룹이 대표적이다. 과거 제임스 본드용 기기의 개발자가 운영하는 회사다.
 무인기가 날아오른다
이미 익숙한 광경이 됐지만 CES 2016에서도 자동차 뒷부분을 포함해 곳곳에서 무인기를 볼 수 있을 듯하다. 무인 시스템 분야의 전시업체가 CES 2014에선 4곳에서 2016년에는 27개로 증가했다. 전시공간 중 이 분야가 차지하는 순 면적이 2300여㎡에 달한다. 2015년 전시회 대비 2배로 뛰었다. 이 분야의 성장세가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증거다.

세계 최대 개인 소비자용 무인기 제조업체인 중국 기업 DJI를 포함해 유수한 제조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최신제품을 자랑하게 된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무인기 등록 사이트가 12월 하순 개설됐다. 2016년 무인기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수십 종의 신모델뿐 아니라 이들 무인기의 비행거리를 늘리는 기술이 가장 흥미로운 발전 분야로 꼽힐 전망이다.

그와 관련해 영국의 인텔리전트 에너지는 비행시간을 연장하는 수소연료전지 비행범위 확장 장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무인기에 첨단 배터리를 달아도 그 가치에 한계가 있다. 상업용으로 쓰이려면 비행시간과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인텔리전트 에너지의 줄리안 휴즈는 말했다. “우리의 범위 확장장치가 출시되면 그것이 모두 가능해진다.”

무인기, 개발, 혜택 그리고 사용규제를 주제로 한 회의도 네 차례 잇따라 열린다.
 중국의 부상
2013년 CES의 주 전시장에서 MS가 빠져나간 대형 부스에 중국의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들어섰다. 대규모 시장판도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부스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중앙홀 바로 안쪽 그리고 인텔 바로 맞은편 요지에 자리 잡았다. 전시회 최대의 스탠드는 아니지만 가장 주목도가 높은 곳 중 하나다.

중국 IT 기업들에 CES 2015는 진면목을 과시하는 한 해였다. 하이센스·레노보·ZTE·TCL 모두 자신들의 기술이 어떤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 시장에 보여주려고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펼쳤다.

CES 2016에선 중국기업들이 더 광범위한 공세를 펼칠 듯하다. 세계 최대 개인 소비자용 무인기 제조업체 DJI로부터 중국의 후원을 받는 패러데이 퓨처까지 라스베이거스의 구석구석에서 중국의 힘을 보게 될 듯하다.

실제로 패러데이 퓨처의 자금줄은 러스왕(LeTV)의 억만장자 사주 자웨팅이다. 러스왕은 ‘중국의 넷플릭스’(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알려졌지만 스마트폰과 TV도 생산한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러스왕도 2016년 CES에 데뷔해 세계 최대의 4K 해상도 TV를 발표한다.

CES 2016에서 삼성·LG·애플의 스마트폰 발표는 보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중국 양대 스마트폰 브랜드 ZTE와 화웨이가 대대적인 미국시장 상륙 작전을 펼칠 전망이다. ZTE는 2015년 다수의 스포츠팀 스폰서십 계약 등 마케팅 전략의 성공으로 이미 미국 시장을 상당히 파고들었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앞으로의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더 흥미를 끄는 회사는 화웨이다. 지금껏 화웨이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화웨이 제품의 보안을 둘러싼 우려가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2016년 하위 브랜드인 ‘아너’의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을 CES 2016에서 발표할 전망이다. 새로운 브랜드와 저가 전략으로 수익성 면에서 세계 굴지의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더 스마트해진 착용형 기술
CES 2016에서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공개하는 패러데이 퓨처의 컨셉 이미지. 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고 알려졌다(왼쪽). CES에서 TV는 항상 큰 비중을 차지했다. 1969년 국제 CES에 전시된 TV들.
착용형기술 열풍은 약 2년 전부터 불기 시작했지만 앞날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하드웨어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가운데(샤오미의 아주 근사한 피트니스 측정장치 가격이 14달러에 불과하다) 이 시장의 가치는 분명 그것을 둘러싼 생태계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착용형 기술 세계 선두업체 핏비트가 CES 2016 미디어의 날 첫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표를 할지 관심을 끈다. 제임스 파크 CEO는 ‘2016년 건강과 피트니스 세계를 분명 후끈 달아오르게 할 흥미진진한 뉴스’를 발표할 전망이다. 추측컨대 핏비트 파이어 신제품을 선보일 듯하다. 그와 함께 수백만 명의 이용자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로드맵을 공개하고 생태계 확장을 위해 손잡은 파트너 관련 뉴스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CES 2016에서 예상되는 트렌드 중 하나는 건강에 초점을 맞춘 착용형 기기다. 위딩스 같은 회사들이 스마트 건강 제품의 생태계를 이루게 될 다수의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혈압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또한 신형 페블 스마트워치를 포함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스마트워치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리의 걸음걸이부터 화장실 가는 회수까지 모든 것을 모니터한다는 각종 피트니스 측정장치도 선보일 듯하다.
 더 커지고 밝아지고 비싸진 TV
TV는 항상 CES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016년도 예외가 아닐 듯하다. 제조업체마다 시중에서 최대·최고의 4K 해상도 TV를 선보인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람객은 가령 앞으로 20년 뒤 우리가 사용하게 될 슈퍼 초고화질 TV 데모를 감상하느라 고글 벗을 틈이 없을 것이다.

2016년 소비자의 TV 구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표는 LG에서 나올 듯하다. LG는 웹OS 3.0 인터페이스를 선보인다. 2개 채널을 나란히 볼 수 있는 기능이다(왜 그런 기능이 필요한지는 불분명하다). LG는 또한 CES 기자회견에서 돌돌 말 수 있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일 준비가 됐다고 전해진다.

올해 화제의 단어는 4K 해상도, OLED나 초고화질이 아니다(모두 2015년의 케케묵은 용어들이다). 바로 고명암비(HDR, high dynamic range)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의 HDR 옵션과는 다르다. 향상된 콘텐트(TV 프로그램과 영화) 그리고 그것을 표시할 수 있는 최신 TV를 가리키는 용어다. HDR은 더 많은 화소가 아니라 더 좋은 화소를 의미한다. 그런 화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대비와 색깔의 범위를 넓혀준다.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나타낸다.

2016년에는 4K TV가 주류 대열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더 고가 모델을 마케팅할 방안을 강구할 텐데 HDR이 바로 그 대안이다.
 무선으로 넘어간다
우리가 사물인터넷이란 용어를 아무리 싫어하더라도 그 산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정의 냉장고, 오븐, 진공청소기, 자동온도조절기까지 모든 전자제품이 홈 네트워크에 무선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이번 CES에선 네타트모가 신형 온라인 얼굴 인식 카메라를, 노크는 최초의 블루투스 스마트 잠금장치를 선보일 듯하다. 하지만 스마트홈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

스웨덴의 이어인이나 피어버즈 같은 회사의 무선 헤드폰도 발표된다. 그뿐 아니라 집안 곳곳에 전파를 보내 휴대전화·스마트워치 또는 기타 호환성 갖춘 단말기를 충전시키는 무선 충전시스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이는 무선 라우터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단말기 충전하는 법을 소개한 2015년 초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듯하다.

- DAVID GILBERT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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