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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창업학 박사의 스마트 창업(8) | 2016년 하반기 창업시장 전망] 저가 쥬스 전문점 고민 중이라면…

[강병오 창업학 박사의 스마트 창업(8) | 2016년 하반기 창업시장 전망] 저가 쥬스 전문점 고민 중이라면…

올 상반기 창업시장의 가장 핫(hot)한 업종은 저가 쥬스 전문점이었다. 선도 브랜드인 ‘쥬씨’는 가맹점 모집 2년도 채 안돼 800호점 계약을 했다. 쥬씨 돌풍은 많은 미투(me too) 브랜드의 출현을 이끌었다. 그들 중 몇몇은 수백 개 가맹점을 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저가 커피숍은 저가 쥬스 돌풍에 밀려 주춤했다. 하반기 창업시장을 전망해 본다.



저가 쥬스 전문점 확장세 주춤:
'설빙’이 주도한 눈꽃빙수 전문점은 2014년에 절정을 이룬 후 지난해부터 주춤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설빙 이외의 브랜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부터 뜨기 시작한 저가 커피 전문점 역시 1년도 채 안 돼 벌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빽다방’ 등 한두 개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다. 밥버거 전문점, 스몰비어 등 최근 유행했던 업종도 ‘봉구스 밥버거’ ‘봉구비어’ 등 선도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라졌다. 유행 업종의 라이프사이클은 고작 1년 정도, 길어야 2년 남짓이다. 다행히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창업했다면 1년 후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넘어가더라도 한창 유행하는 1년 간 장사를 해서 어느 정도 투자 수익성이 있지만, 성숙기에 접어들어서 창업했다면 주식 투자에서 상투를 잡는 것과 같은 손해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창업시장 업종의 라이프사이클은 마치 한반도 지형처럼 동고서저(東高西低) 그래프와 유사하다. 서울에서 출발해 동해로 가면 경사가 서서히 오르다가 대관령이 가까워지면서 경사가 가파르게 오른다. 그런데 대관령을 지나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는다. 저가 쥬스 전문점은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이 생겼다. 머지않아 날씨가 선선해지고, 이어서 추운 겨울이 다가올 것이다. 브랜드 파워가 없으면 계절 메뉴인 아이스크림, 빙수는 겨울철 매출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쥬스 역시 계절 메뉴다. 힘겨운 겨울나기를 해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내년 봄에도 올해처럼 저가 쥬스가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창업자는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 메뉴가 뭔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있는지를 가맹하기 전에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수익성 높인 카페형 창업 확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중산층 창업자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결코 힘든 일은 하려고 하지 않고, 남 보기 좋은 업종을 고르려고 한다. 바로 ‘적당히 돈이 되는, 예쁜 창업 아이템’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틈새 창업시장을 뚫고, 수제버거 카페가 뜨고 있다. 수제버거&치킨을 콘셉트로 한 ‘맘스터치’가 히트를 치자, 메뉴의 초점을 수제버거에 맞추고, 인테리어의 차별화를 내세운 카페형 수제버거 전문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미쿡’은 신선한 냉장육과 당일 들어온 채소로 주문 즉시 만들어낸 수제버거를 3000원대에 판매한다. 아시아풍 볶음국수를 5000~6000원대, 치킨도 1만원 미만으로 선보이며, 알뜰족과 학생?직장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에서 시작한 ‘토니버거’도 주문과 동시에 패티를 튀기고, 국내산 신선한 야채와 대저 토마토를 넣는다. 가장 인기 있는 ‘터프가이 투빅버거’는 빵보다 훨씬 큰 치킨 패티를 자랑하는데, 가격은 3400원에 불과하다.

중대형 커피 전문점은 메뉴의 다각화를 통한 변신이 한창이다. 베이커리와 베이글, 브런치 메뉴와 콜드브루, 드립커피로 저가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유러피안 브런치카페 ‘더브라운’은 중산층 지역 상권에서 여성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브런치 메뉴가 다양해 여성 단체모임 장소로 선호된다. 중저가 가격 포지션을 선택한 ‘커피베이’도 합리적 가격의 커피와 함께 다양한 베이커리 및 디저트 메뉴를 내세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미국 월마트 매장에 입점하는 계약도 해서 8월과 9월 중으로 월마트 내 세 개 점포가 오픈한다.



나홀로족 증가로 편의점 확장세 지속:
편의점은 근거리 소비 문화를 선호하는 싱글족의 필수 채널이 되고 있다. 도시락 등 1인 간편식 상품을 늘였고, 최근에는 택배, 공공요금 수납, 은행 업무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CU와 GS25는 올해도 신규 점포가 꾸준히 늘어나, 각각 6월과 7월에 점포 수 1만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도 매장 수가 9000여 개에 달한다. 본사와 창업자가 점포 임차, 인테리어, 시설 등 창업비용에 대한 각자의 투자 범위에 따라 수익 배분율을 달리하는 가맹계약 제도로 점포가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도시락 전문점 창업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건강 식단 도시락이 주목된다. 한솥도시락은 밥맛의 차별화를 위해 쌀을 혼합미에서 단일미인 ‘신동진 쌀’로 바꿨다. 밥알이 기존보다 1.5배 커 씹힘이 좋고, 맛도 균일하다. 가시를 발라내 먹기 간편한 고등어조림에 3가지 반찬을 더한 정찬도시락은 중장년층이 선호한다.



비어페어링 점포 증가:
맥주를 파는 카페’ ‘맥주를 파는 패스트푸드점’ 등 ‘비어페어링’ 점포가 확산될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수제버거 브랜드인 ‘시그니처 버거’ 매장을 오픈하면서 맥주를 함께 선보였다. 폴바셋도 일부 매장에서 생맥주를 팔기 시작했다. 서울 홍대·마포·연희동 등 카페 골목에도 커피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어페어링 점포가 속속 생기고 있다. 한솥도시락도 신촌에 비어페어링 매장을 열었다. 도시락 50여 종에 생과일 쥬스와 생맥주, 일본식 치킨 가라아케를 함께 판매한다. 7월 강남 1호점을 오픈한 ‘쉐이크쉑버거’는 고급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서너 시간씩 줄 서서 먹는 매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비어페어링 점포 확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맛집 배달 활성화 될 듯:
배달을 하지 않던 맛집도 본격적으로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 장기 불황으로 이제 맛집도 안정적인 매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편안하게 시켜 먹고자 하는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집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배달대행 업체 등 배달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식신히어로’ ‘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 등이 활발히 움직인다. 하반기부터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고, 각 지방 상권도 그 지역을 중심으로 맛집 배달이 증가할 것이다.

강병오 -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국내 1호로 창업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FC창업코리아 대표이사와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글로벌 프랜차이즈학과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창업가정신, 벤처창업, 프랜차이즈 전략 및 자영업 창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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