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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속도로 즐기는 인생

최고 속도로 즐기는 인생

레이싱 세계 챔피언 마리오 안드레티와 함께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를
레이싱 세계 챔피언 마리오 안드레티. 올해 76세다. / JAMES FARRELL FOR FORBES
지난 5월, 100회를 맞이한 ‘인디 500’ 대회가 끝난 다음 날. 33명의 운 좋은 팬들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얻었다. 2인용 오픈휠 자동차를 타고 챔피언 마리오 안드레티를 개인 운전수로 삼아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 직선구간을 시속 200마일로 내달릴 기회다.

76세의 안드레티는 누구나 아는 전설적 존재다. 1978년 포뮬라원 세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는 데이토나 500과 인디애나폴리스 500, 세브링(Sebring) 12시간 지구력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거두었다. 인디 500 경주는 무려 29회나 참여했기 때문에 경기장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안다.

2인용 경주 자동차를 타고 인디 경기장을 달리는 프로그램은 2001년 인디 레이싱 익스피리언스(IRE)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안전을 위해 처음에는 최대속도를 시속 180마일로 제한했다. 여전히 눈 돌아갈 정도로 빠른 속도긴 하지만, 인디 500 통과 속도의 75% 정도다. 그래도 프로그램의 진정한 취지는 시속 200마일 경험이었다고 버짓 렌탈 카(Budget Rental Car) 중역으로 있다가 친구 2명과 함께 IRE를 설립한 스콧 제이섹(Scott Jasek)이 말했다. 이제는 15년간 무사고 안전을 입증한 만큼, 보험사와 후원기업도 속도를 200마일로 높이는 걸 허용했다.
 2인용 경주차로 시속 200마일 달려
다른 소규모 사업과 마찬가지로, IRE 또한 맥주 몇 잔으로 시작됐다. 제이섹과 제프 신든(Jeff Sinden), 조 케네디(Joe Kennedy)가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제이섹이 경주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두 명에게 경주 차량을 몰아볼 수 있는지 별 생각 없이 물어보며 대화가 시작됐다. 신든과 케네디는 경주용 자동차 기계가 아주 복잡하고 섬세해서 엔진을 조금이라도 과열하거나 기어를 제때 바꾸지 않으면 차량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답을 들은 제이섹은 이렇게 말했다. 그럼 좌석을 하나 더 넣고 프로 레이서가 운전하면 되지 않을까?

3명의 친구는 각자 집을 담보로 총 1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고, IRE 명의로 책임보험에 가입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차체 제작업체 달라라(Dallara)에 의뢰해서 2인용 차량을 2대 제작했다. 스폰서 계약은 파이어스톤(Firestone)과 체결했다. 이후 IRE는 기자와 셀러브리티, 팬들에게 실제 인디 차를 타고 스릴을 즐기는 기회를 5만 회 제공하며 25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두어 들였다.

2001년 운행을 시작했을 때에는 500명의 고객이 한 번에 1000달러를 내고 속도감을 즐겼다. 그런데 자체조사 결과, 1000달러보다 500달러로 가격을 낮춰야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500달러 이상으로 가면 ‘휴가비’와 맞먹는 기분을 주기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다는 분석이었다. 짐빔(Jim Beam)과 인테리어 용품 판매장 메너즈(Menards)를 후원기업으로 추가 확보하면서 라이드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2005년 2700회의 라이드 신청이 이루어지면서 수입은 총 150만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신청자가 5500명으로 급증했고, 연수입은 300만 달러로 늘었다. 지금은 미국에 있는 10여 개 경주 트랙에서 2인용 차량 6대를 번갈아 돌리면서 급증한 수요를 소화하는 중이다.

프로그램은 연중 상시 제공되고, 경기장 사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제공되는 장소로는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와 포코노 레이스웨이(Pocono Raceway), 텍사스 모터 스피드웨이, 아이오와 스피드웨이, 피닉스 인터내셔널 레이스웨이 등이 있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인디카 드라이버 또한 안드레티 1명에서 마틴 플로우맨(Martin Plowman), 자크 비치(Zach Veach) 등으로 늘렸다.

그래도 가장 유명한 경기장은 바로 인디애나폴리스다. IRE는 시속 200마일의 질주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드라마 <케빈은 12살(the wonder years)> 의 프레드 새비지(Fred Savage)가 공포에 휩싸인 얼굴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동안 안드레티가 신나게 운전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담은 혼다 광고 ‘최고 속도의 스포츠(Fastest Seat in Sports)’도 선보였다.
 라이딩 후 기념 반지와 동영상, 수료증 제공
공학적으로 살펴보면, 2명이 타서 무거워진 경주용 차량이 200마일이라는 마법의 속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1바퀴를 평균 시속 190마일로 돌아야 하고, 2.5마일의 오발 구간은 47초 만에 주파해야 한다. 그래서 IRE는 표준형 V-8엔진을 경량의 터보차지 6기통 혼다 엔진으로 교체했다. 새로 교체된 엔진 덕분에 안드레티는 직선구간에서 속도를 충분히 올리는 동시에, 달라라(Dallara) 섀시로 짧은 구간에서 필요한 다운포스를 확보해 코너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다.

시속 200마일 운전 허가를 받은 후 지금까지 33번의 라이드가 있었다. 나를 포함해 이 경험을 함께 한 참여자들은 기념 반지와 동영상, 안드레티가 직접 서명한 수료증을 받았다. “내가 만약 달 표면을 걸었다면, 그 사실을 보여줄 반지를 원할 것”이라고 제이섹은 말했다. “시속 200마일의 속도 경험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랑할 수 있는 증거를 원한다.”

- 시속 200마일로 내달리는 기분을 느껴보자. JIM CLASH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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