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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재테크는 어떻게] 금리 1%P 오르면 대출 상환액 14% 증가

[금리 인상기 재테크는 어떻게] 금리 1%P 오르면 대출 상환액 14% 증가

단기는 변동금리, 중장기는 고정금리 유리 … 금리 인상기에 맞는 새 포트폴리오 짜야
한국은행은 12월 15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이후 6개월째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름세다. 최근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기조 탓에 은행들이 대출 증가를 조절한다는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려서다. 여기에 미국이 14일(현지시간)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꿈틀거리고 있다.

은행권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15일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는 연 3.29~4.69%다. 지난 10월 말보다 최대금리 기준으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최고금리 기준으로 연 0.12~0.13%포인트씩 올랐다. 고정금리에 영향을 주는 금융채 5년물도 상승세다. 15일 금융채 5년물은 연 2.12%으로 지난 9월 19일 연 1.56%와 비교해 0.6% 포인트 올랐다.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게 뻔하다.

이렇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으려는 수요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수년간 저금리 기조로 변동금리 수요가 높았지만 이제는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 아닌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는 변동금리, 중장기면 고정금리를 택하라”고 조언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9조4000억원이다. 전달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도 고정금리 비중 상향조정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의 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114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14% 늘어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이 된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변동금리는 금리가 올라갈수록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대출자라면 고정금리가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빠른 만큼 질적 구조 개선을 보다 가속화해야 한다”며 “내년도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대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금융위가 세운 내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율은 42.4%, 분할상환 방식은 50%였다. 이를 고정금리 45%, 분할상환 55%로 각각 상향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출자도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 하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같은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엔 대출받은 지 3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혼합형 금리(5년 고정+10년 변동) 대출자는 대출기간 3년이 지난 뒤 적격대출·보금자리론 같은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좋다. 고정→변동, 고정→고정으로의 대출 갈아타기는 3년이 지나야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단기→장기상품으로 갈아타야
일부에서는 아직까지는 변동금리가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기침체와 국정혼란 속에서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와 같아지려면 약 1% 포인트 더 올라야하는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그때까지는 변동금리를 유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도 고려할만 하다. 은행권 변동금리는 연 4% 중후반인 고정금리에 비해 연 0.4~0.7%포인트 낮다. 때문에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의 경우 디딤돌 대출이나 보금자리론 같은 장기 고정금리 정책 모기지론이 유리할 수 있다.

금리 인상기에 맞게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도 다시 짜야한다. ‘예금족’이라면 시중은행 예금금리 인상을 감안해 은행 정기예금 만기를 6개월 또는 3개월로 짧게 유지하는 게 좋다.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 변동 주기가 바뀌는 회전 예금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상품이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 회전형과 KB국민은행 ‘금리연동형 국민수퍼정기예금’이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상품에 가입하면서 회전주기를 3개월로 지정하면 3개월 동안은 현재 금리가, 4개월째부터는 해당 시점의 금리가 적용된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만기 이전에 해지해도 이자를 크게 손해 보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일단 회전식 예금에 가입했다가 금리가 뛰면 해지하고 갈아타도 문제가 없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이나 달러예금, 하이일드 채권 등도 괜찮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재 미국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며 기업의 부도 위험이 낮아지면 하이일드 채권의 약점인 부도율도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도율이 낮아지면 이자수익은 꾸준히 올릴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기 때문에 달러화 예금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달러화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 상품이다. 보통 1년 만기 정기예금 형태로 판매되는 달러 예금의 금리는 연 0.7% 수준으로 낮지만 달러 가격이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환차익에 대한 세금도 붙지 않는다. 단, 달러를 사고 팔 때 환율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약 3%의 환전 수수료가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PB센터 부장은 “미국의 금리가 올라도 일단 6개월짜리 짧은 채권 위주로 운용하다가 금리 인상 추이를 보면서 장기 채권으로 갈아타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가운데는 소비주나 금융주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물가가 상승하면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수익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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