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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저지 위해 세계가 뭉친다

북핵 저지 위해 세계가 뭉친다

심지어 북한과 가까웠던 인도도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 그러나 유독 러시아는 북한 끌어안기에 나서
2017년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지난 3월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실시됐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훈련이었다. / 사진 : NEWSIS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식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과 그의 도발을 막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토대도 마련하겠다. 동북아 평화구조를 정착시켜 한반도 긴장완화의 전기를 마련하겠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조짐이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면서 세계 지도자들도 북한의 도발을 막는 방법을 심도 있게 강구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이 “중대하고 중대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측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추진을 저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다른 나라들은 경제제재와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특이한 점은 각 나라마다 시각과 대응방식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선 아베 신조 총리가 한반도 위기를 명분으로 미국과의 군사공조를 강화하면서 평화헌법 개정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그에 따라 일본 정부는 북핵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크루즈 미사일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조사비를 편성할 방침이며 이를 통해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적 기지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무기 보유는 기존의 전수 방위라는 일본의 기본 방위 방침에 어긋나는 행위다). 일본이 고려 중인 크루즈 미사일은 미국산 토마호크로,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에 탑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토마호크는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 가능하며 사거리가 1700~2500㎞에 이르며 1000파운드(450kg)의 탄두 중량을 갖고 있다. 또 레이더에 포착되기 어려워 목표를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할 때 사용됐다. 일본 해상에서 북한 전역을 사정거리로 둘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공격할 경우 일본 전역에서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10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위성과 전화, 사이버공간 등을 통해 지방 재난당국에 알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정부 웹사이트는 외부에서 있을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경고를 들으면 가능한 한 빨리 가장 강력한 콘크리트 건물을 찾아 대피하거나 지하로 몸을 숨기라고 공지한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는 극소수지만 인도는 지난해 1억1100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북한에 수출했고 약 8800만 달러어치의 북한 상품을 수입했다. 그러나 그런 인도도 최근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 이행명령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5월 1일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2017년 북한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명령’을 관보에 게재해 이 명령을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식품과 의약품을 제외하고 북한군의 작전수행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물품은 모두 수출 금지한다. 또 사치품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품목에 국한하지 않고 수출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고팔 바글라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이 명령은 유엔 헌장 상의 의무 이행을 위해 북한 관련 안보리 결의들에 거론된 조치들을 하나로 합쳐 발표한 것”이라면서 “이번 명령으로 북한에 대해 자산 동결, 여행 금지, 해상운송 차단·조사, 금융 조치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9월 조선민족보험총회사의 블랙히스 주택 등 영국내 자산을 동결하고 정부 허가 없이 부동산 등을 매각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 따르면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에 필요한 외화 조달 창구다. EU는 또 이 보험사 평양 본사가 노동당 39호실과 관계가 깊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39호실은 마약밀매와 무기거래 같은 불법활동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자금을 조달하는 비밀기구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영국지사는 지난 1996년 이후 20여년간 영국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부동산 및 외환 투자, 보험사 상대의 사기 등을 통해 연간 수백억 원을 벌어들여 북한에 송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이전에 이미 북한과의 일부 무역을 금지했으며 북한 여행도 금지했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4월 말 강습양륙함 미스트랄을 일본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해상자위대 사세보 기지에 파견했다. 해양 진출에 열을 올리는 중국,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는 북한을 염두에 둔 미국·일본·영국와의 대규모 합동 훈련을 위해서다. 전장 200m·폭 30m 크기인 미스트랄함은 동시에 6기의 헬리콥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갑판과 상륙용 배들이 출동시키는 부두식 격납고를 갖춰 수륙양용 작전 능력이 뛰어나다. 티에리 다나 일본 주재 프랑스 대사는 함정 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훈련이 북한의 도발 행위와는 관련 없다”면서도 “미국, 일본, 영국과 연대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이 일본과 미국, 한국 등 앞을 가로막는 세력은 전부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북한 정권을 끌어안는 특이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얼마 전 러시아는 북한 국적자들에게 30일 동안 무비자 방문을 허락했고, 나진~블라디보스톡 간 해상 항로를 개설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북한에 군사장비도 보냈다. 세계가 위기로 보는 것을 러시아는 북한과 가까워질 기회로 보는 듯하다.

- 크리스티나 실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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