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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주식공모(IPO)? 최초코인공모(ICO)!

최초주식공모(IPO)? 최초코인공모(ICO)!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심으로 가상화폐 발행 통한 자본조달 인기 끌어
사진·GETTY IMAGES BANK
첨단기술 스타트업들 사이의 최고 인기 트렌드 중 하나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본조달이다. 최초코인공모(ICO, 최초주식공모를 뜻하는 IPO에 빗댄 표현)라는 과정이다. 경제지 포브스는 ICO가 놀라운 속도로 자본을 빨아들인다고 보도했다. 2년간 약 4억4000만 달러가 몰렸다. 주로 초기단계 프로젝트의 개발자에 대한 투자다. 억만장자 벤처 자본가 팀 드레이퍼는 테조스(Tezos)라는 새 블록체인 플랫폼의 ICO에 참여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렇다면 토큰(가상화폐) 투자의 이점이 뭘까?

ICO를 실시하는 대다수 스타트업은 자체 토큰 시스템을 가진 블록체인 회사들이다. 이들 토큰은 기존 주식과 다소 비슷하게 가치가 상승한다. 그러나 모든 ICO를 주식처럼 생각하는 건 지나친 단순화다. 때때로 특히 미국에선 ICO가 증권 이상의 가치를 상징한다. “태양광 전력의 와트처럼 자체 시스템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데이비드 시겔이 IB타임스에 말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20|30’의 스위스인 창업자 시겔은 올해 3건의 ICO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핀테크 업체 리케(Lykke)의 ICO를 도와 10일 동안 약 44만4000 스위스 프랑(약 5억650만원)에 상당하는 코인을 조달했다고 한다.

그는 “리케는 비트코인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그냥 채굴(mining)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리케 코인은 회사 지분을 나타낸다. 미국에선 지분 매각에 규제에 따른다. 아시아에선 규제가 훨씬 더 느슨해 주식형 토큰이 훨씬 많다.”

미국의 투자 규제는 아직도 1946년 ‘증권거래위원회 대 하위(SEC vs. Howey)’ 재판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삼는다. 투자자들이 등록·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에 따라 미국 기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가상화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가 까다로워졌다. 그러나 법률상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는 토큰을 미국 투자자에게 직접 광고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기만 한다면 토큰 기반 투자를 이용해 기존 기업을 뛰어넘는 대기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 벤처 자본가 앨리스 킬린은 “요즘엔 거의 벤처 자본의 대안으로 이용된다”며 “누구든 ICO 시장의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킬린은 사실상 블록체인 투자 관련서의 저자다. ‘디지털 화폐 핸드북’과 ‘블록체인, 디지털 금융과 포용의 핸드북’ 주제 챕터를 저술했다. 아울러 가상화폐 분야 실력자들의 비공개 모임(Satoshi Roundtable Private Blockchain Retreat) 정기 참석자다. 이 세미나를 가리켜 가상화폐 분야의 빌더버그(Bilderberg) 컨퍼런스라는 비판도 있었다. 빌더버그는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런 글로벌 엘리트 모임’으로 묘사한 행사다. 현재 킬린도 몇몇 ICO를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 검토 중이다.

“창업자들은 ICO로 조달한 자금을 벤처 자본과 똑같이 이용한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세계 2위 규모의 가상화폐 시장 이더리움을 포함해 성공한 ICO 스타트업의 성공사례가 여럿 있다. 이더리움에선 지난 2월 8달러 선이던 이더 코인 시세가 5월에는 개당 100달러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에는 새 가상화폐와 디지털 토큰 생성을 위한 기반이 조성돼 있다. 따라서 음악 기술 스타트업 보이스.잇(Voice.it) 같은 비(非)화폐 기반 업체들은 이더리움을 통해 자체 코인을 만들어 ICO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분산형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구글과 아마존처럼 인터넷을 지배하는 기업들과 신생 스타트업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약간이라도 평평해질 것이라는 발상이다.

비트코인 베테랑 브루스 펜튼은 “매일 새 ICO가 실시된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모두 언젠가는 몇 차례 폭락을 맞아 가격이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기 쉽다. 그래도 상당히 보편화할 가능성이 크다. 동네 피자 매장도 확장하고 싶으면 ICO를 할 수 있다.” 펜튼은 투자관리 업체 애틀랜틱 파이낸셜, 비트코인 협회, 그리고 악명 높은 사토시 라운드테이블의 창설자다. 그는 ICO가 벤처 자본의 미래이며 곧 스타트업 초기출자의 표준 펀딩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업계 관계자가 ICO에 열광하는 건 아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모낵스(Monax)의 프레스턴 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어스(Enterprise Ethereum Alliance)’ 행사에서 ICO를 가리켜 장점 없는 ‘멍청한 돈’이라고 평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번 COO는 “이더리움 투자자들의 영혼에 하느님의 자비가 함께 하기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펜튼 창설자는 비트코인도 초창기에는 사기로 간주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ICO 비판론자들에게 경고했다.

킬린은 소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스타일의 ICO 방식을 택할 때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여러 가지 대가가 따른다고 시인했다. 그녀는 “투자자들은 투명성 그리고 회사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며 “스타트업들은 투자자와 관련된 네트워크와 멘토링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ICO에선 공인된 투자자나 기업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토큰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펀딩 범위를 넓혀 달러나 전통적인 주식 옵션보다 더 신속하게 블록체인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가장 성공한 ICO 중 하나로 꼽히는 그노시스(Gnosis)는 불과 15분 사이에 12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를 조달했다고 온라인 매체 쿼츠가 보도했다. 리서치 업체 ‘스미스+크라운’에 따르면 지난 4월 스타트업들이 ICO를 통해 조달한 투자자금은 7000만 달러로 추산되며 블록체인 토큰 투자는 증가세다.

하지만 시겔 창업자도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는 특정 ICO에 지나치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과도한 노출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기본적으로 이더리움에서 자신들의 토큰을 팔아 이더 코인을 손에 넣는다. ICO를 통한 투자로 자사의 가상화폐 가치가 상승하고 스타트업의 새 블록체인 시스템이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이론상 현재 스타트업 창업자는 회사가 창업하는 날 토큰을 현금화할 수 있다. 시겔 창업자는 ICO 붐 이후까지 살아남을 가상화폐는 극소수라고 추측하지만 이들 토큰 투자는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시겔 창업자는 “실제 토큰은 한동안 쓸모가 없겠지만 즉시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명하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2년 동안 잊고 있으면 필경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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