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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아무리 깊어도...”

“절망이 아무리 깊어도...”

진 아이코, 남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극복하는 과정 담은 새 앨범 ‘Trip’ 출시
진 아이코의 새 앨범 ‘Trip’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노래들이 담겨 있다. / 사진:YOUTUBE.COM
진 아이코(미국 싱어송라이터)의 마지막 앨범이 나온 지 3년이나 됐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지난 9월 말 그녀는 가을 시즌에 맞춰 팬들에게 새 앨범을 선보였다. 아이코의 새 앨범 ‘Trip’은 상실감과 절망감이 짙게 배어 있지만 그것은 힘든 자기치료의 과정을 거쳐 결국 사랑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한다. 아이코는 남동생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면서 그가 남기고 떠난 ‘블랙홀’을 메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노래에 담았다. 그녀는 사이사이 또 다른 자아인 시인 페니로 돌아가 슬픔이 가득한 시기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만남은 더없이 행복한 로맨스로 이어져 그녀의 상처 받은 마음을 치료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마리화나와 LSD 등 마약에 손대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손상된다. 마약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듯하지만 황홀경이 사라지고 나면 상태는 더 악화된다.

23분짜리 단편영화와 함께 발표된 22트랙의 이 앨범은 슬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털어버리는 과정에 대한 아름다운 송가다. 느리고 빠른 템포의 노래가 번갈아가며 눈물을 자아낸다(미리 티슈 한 통을 옆에 갖다 놓고 듣는 게 좋을 듯하다). 스웨 리, 빅 션, 쿠룹트, 닥터 칠, 말리 뮤직, 브랜디 등 뮤지션과 아이코의 어린 딸 나미코 러브가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앨범이다. 수록곡 중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싶게 만드는 노래 몇 곡을 골라봤다.



1.‘LSD’: 첫 번째 트랙에 실린 이 곡은 사후 세계의 삶에 관한 노래다. 아이코는 죽은 남동생에게 묻는 듯 ‘그 위쪽은 어때? 거기선 뭐가 보여?’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처음 LSD를 복용하고 환각상태를 체험한 뒤 ‘내가 본 건 (정말 놀라웠어). 세상에. 맙소사’라고 털어놓는다.



2. ‘Sativa’: 부드러운 느낌과 경쾌한 리듬이 마치 구름 위에 올라탄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약이나 알코올에 취하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3. ‘New Balance’: 아이코의 감상적인 목소리가 고막에 꿀을 바른 듯 감미롭게 들린다. 코러스는 비극이 가득한 이 잔인한 세상에서도 달콤한 뭔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준다.



4. ‘You Are Here’: 아이코의 이전 앨범 ‘Souled Out’에 실린 ‘To Love and Die’와 사운드나 느낌이 비슷한 곡으로 아주 멋진 상대를 만난 순간을 묘사한다. 아이코는 코러스에서 ‘당신이 스스로 소개한 바로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요’라고 노래한다. 우리도 그러길 바란다.



5. ‘Overstimulated’: 제목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마약에 취했을 때의 황홀함과 동시에 그에 뒤따르는 공허감을 노래한다.



6. ‘Bad Trip’: 누군가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노래다.



7. ‘Picture Perfect’: 자유로운 형식의 이 노래에서 아이코는 ‘난 아직도 기억해요. 아직도 당신 모습이 눈에 선해요’라고 노래하며 잃어버린 사랑을 추억한다.



8. ‘Sing to Me’: 아이코의 딸 나미코 러브가 피처링한 이 짤막한 곡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후반부에 실린 이 노래는 앨범의 분위기를 바꿔 행복한 느낌을 불어넣는다.



9. ‘Ascension’: 슬픔, 그리고 마약과의 힘겨운 싸움을 견뎌낸 뒤의 고무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노래다. 아이코가 자신이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는 걸 자각한 듯 이 노래는 구원과 변화를 상징한다. 절망이 아무리 깊어도 그 지옥에서 벗어날 방법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아름다운 곡이다.

- 재니스 윌리엄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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