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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체취’는 신경안정제?

‘내 남자의 체취’는 신경안정제?

남자친구 셔츠 냄새 맡은 여성들 스트레스에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사후 회복도 빨라
여성들은 남자친구의 옷 냄새를 맡고 나면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여성은 남자친구의 셔츠 냄새를 맡으면 스트레스 많은 상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위안은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학술지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새 연구에 따르면 그런 위안이 우리 몸에도 이롭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과학자들은 여성 자원자들에게 스트레스가 많도록 설정된 상황의 전과 후에 파트너의 티셔츠 냄새를 맡도록 했다. 그 결과 그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에 비해 힘든 상황에 더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나중에 스트레스 회복도 빨랐다.

이 연구는 192명(96 남녀 커플)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남성에게 티셔츠를 24시간 입도록 했다. 또 티셔츠에 자신의 체취만 남도록 샤워할 땐 무향 비누를 사용하고 탈취제는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시켰다. 침대 시트를 세탁할 때도 무향 세제를 사용하도록 주문했다. 그 티셔츠로 무엇을 할지에 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

실험 당일 여성들은 3가지 티셔츠 샘플을 받았다. 그중 하나는 파트너가 입었던 셔츠, 또 하나는 낯선 사람이 입었던 셔츠, 나머지 하나는 아무도 입지 않았던 셔츠였다. 어느 것이 파트너가 입었던 것인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 다음 여성들은 스트레스 많은 상황에 직면했다. 5분 안에 준비해서 들어가야 하는 모의 취업 면접과 즉흥적인 암산 문제 풀기였다. 연구팀은 그동안 내내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했다.

취업 면접과 암산 문제 풀기를 시작하기 전 15분 미만 동안 파트너의 셔츠 냄새를 맡은 여성은 아무도 입지 않았던 셔츠나 낯선 사람이 입었던 셔츠 냄새를 맡은 여성보다 주어진 과제에 더 잘 대응했다. 또 그들이 취업 면접과 암산을 끝낸 후 23분 동안 파트너의 셔츠 냄새를 맡았을 땐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더 빨리 정상 상태로 회복했고 스트레스 수준도 낮게 나타났다.

이 실험을 이끈 말린 호퍼 연구원은 “파트너가 출장 갔을 때 집에서 그의 셔츠를 입는다거나 침대에서 파트너가 눕는 쪽에서 자는 여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 연구는 파트너가 곁에 없어도 그의 체취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른 한편으로 낯선 사람의 셔츠 냄새를 맡은 여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준이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그 현상을 ‘낯선 사람이 유발하는 위험 효과’라고 불렀다. 호퍼 연구원은 우리가 낯선 사람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도록 양육됐기 때문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낯선 사람을 두려워한다. 특히 낯선 남자를 무서워한다. 따라서 낯선 남자의 체취가 ‘투쟁-도피’ 반응을 촉발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졌을 수 있다.”

이 연구는 사랑하는 파트너의 냄새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연적인 스트레스 완화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프랜시스 첸 연구원은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입은 옷가지를 가져가는 단순한 행동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클레어 투레일 아이비타임즈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월 29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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