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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흡수원인 토양의 역습

탄소 흡수원인 토양의 역습

극단적인 기상이변으로 토양 수분에 변화 일어나 이산화탄소 흡수할 수 있는 능력 떨어져
가뭄 때문에 숲이 건조한 사바나로 변하면서 이산화탄소가 흡수되지 못해 지구온난화가 더 심해진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기후변화가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아주 많지만 최근 새로운 문제 하나가 추가됐다.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지구의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다.

지구를 덮는 식물과 토양은 중요한 ‘탄소 흡수원(carbon sink)’이다.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내부에 간직함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뒤 광합성 과정을 통해 그 탄소를 에너지로 전환시켜 세포 손상을 복구하고 성장한다. 또 토양은 썩어가는 식물, 동물 사체와 배설물 등의 유기물을 통해 탄소를 흡수한다. 따라서 토양에는 탄소가 대기보다 2~3배 많다. 식물과 토양은 모두 합쳐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흡수한다.

지난해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속으로 뿜어냈다. 하지만 이제 식물과 토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한계에 다가가는 듯하다. 기후변화는 가뭄과 홍수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만들어내고 그런 요인이 토양 수분의 변화를 일으킨다.

지난 1월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런 변화가 탄소 흡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들이 얻은 결론은 섬뜩하다. 지구의 토양이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려고 애쓰겠지만 2060년이 되면 최대 한도에 도달해 그때부터는 흡수량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그에 따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남아돌면서 지구온난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 엔지니어링·응용과학 대학원 박사 과정 학생인 줄리아 그린은 “토양의 탄소 흡수량이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토양 수분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얼마나 큰지 알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향후 몇 십 년 동안 나타날 효과를 수량화 한 첫 시도였다. 가뭄과 이상고온 현상이 토양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식물에 스트레스를 가하면서 탄소 흡수량이 줄어든다. 강우량이 평년보다 많은 시기가 있다고 해도 가뭄으로 발생한 손실은 복구되지 않는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의 탄소관리·교육담당 교수(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데이브 리이는 “가뭄 때문에 숲이 건조한 사바나로 변하거나 이탄지가 바짝 말라 이산화탄소가 흡수되지 못하고 대기 중에 많이 남아 있게 되면서 지구온난화가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소흡수 연구에 사용되는 모델이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토양의 다양한 방식을 전부 다 설명하진 못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지구의 숲과 토양 등 거대한 탄소 흡수원은 지난 세기 동안 급격히 많이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압력 밸브 역할을 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신속히 대폭적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이 거대한 흡수원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탄소를 흡수하기보다 오히려 더 많이 배출하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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