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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공짜 시대는 갔다

게임의 공짜 시대는 갔다

애플, 광고로 수익 올리는 무료 게임 중심으로 급속 성장한 시장에서 월정액 서비스 ‘아케이드’ 발표해
애플이 게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가 관건이다. 사진은 지난 3월 말 애플 아케이드를 발표하는 애플. / 사진:STEPHEN LAM-REUTERS/YONHAP
구글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태디아 발표에 이어서 그리고 국제 게임전시회 E3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대되는 발표를 앞두고 애플이 게임 구독 서비스 아케이드를 공개했다. 이는 모바일 게임 산업이 변곡점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많은 IT 대기업이 잇따라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게임 산업이 얼마나 수익성 높고 주류화하고 전략적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게임 매출액이 TV와 영화 흥행수입을 뛰어넘어 2021년에는 18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최근의 흐름은 실제로 업계에 무엇을 의미하며 얼마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까? 서비스 요금이나 개발자들의 비즈니스 모델 같은 알려지지 않은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영향의 범위는 결국 경제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로 귀착될 것이다.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같은 산업에 무광고 구독 기반 모델이 먹혀든 것은 전통적으로 일회성 구매를 토대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시장 특히 모바일 게임은 다르다. 장기간에 걸쳐 앱 내(in-app) 구매 그리고 갈수록 광고를 통해 규칙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게임의 쌍방향 특성 때문이다. 월간 구독을 하는 대가로 앱 내 구매를 통해 얻는 연간 수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킹이나 슈퍼셀 같은 게임업체에는 맞지 않는 듯하다.

애플은 무료 생태계의 소음(그리고 혼잡)을 초월하려 애쓰는 유료 게임을 겨냥한 듯하다. 그들은 보도자료에서 ‘유료 게임은 종종 호평받고 이용자의 사랑을 받지만, 무료 게임과 경쟁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아무리 좋더라도 유료 게임은 이용자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애플은 편집·통제·품질을 내세우려는 듯하다. 그들의 기본적인 브랜드 가치나 미학과 전적으로 일치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하드코어·미드코어(게임 몰입도와 시간 면에서 최고와 중간 단계) 게임 개발자들은 아케이드를 통해 열성적인 이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고도로 몰입적인 게임을 적극적으로 찾는 이용자다. 이런 이용자는 유료 PC 또는 콘솔 게임에 익숙하며 본격적인 게임 체험을 즐기는 도중에 부닥치는 소액결제나 앱 내 구매에 종종 불만을 드러낸다. 이런 이용자에게는 월 10~15달러의 비용으로 고품질의 AAA 게임(대규모 예산과 마케팅을 수반하는 게임)을 중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쉽게 먹혀들 것이다.

하지만 이 모델은 가끔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하이퍼캐주얼 게임 그리고 그 이용자 수억 명에게는 잘 먹혀들지 않을 듯하다. 캔디 크러시에 중독된 교외지구 맘이 게임 구독료를 지불할 수 있을까? 열성적인 하이퍼캐주얼 게임 이용자가 화장실에서 즐기는 게임에 월정액을 내려 할까? 이들 ‘우발적인’ 게이머에게는 방해받지 않는 게임 플레이의 매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무료 게임의 비용(즉 시청자에게 보상을 주는 보상형 동영상이나 중간광고)을 받아들일 만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애플이 게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느 정도 그리고 얼마나 본격적으로 투자할지가 관건이다. 애플이 이용자 행태에 실질적이고 대폭적인 변화를 초래할 생각이라면 아케이드를 모든 게임에 접근하는 독점적인 포털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주얼과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개발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 아케이드를 통해서만 그들의 게임을 독점적으로 발매 또는 공개하도록 하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용자가 아케이드에 돈을 내고 원하는 게임에 접근하면 그다음엔 오프라인 이용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기는 간단하다. 그럴 경우 애플이 사실상 게이밍의 넷플릭스를 구축하는 셈이다.

이 모델은 캐주얼 게임 업체 특히 구독료 결제 같은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입으로 큰 혜택을 보는 상장기업에도 매력적일 수 있다. 그리고 애플은 이런 일을 성사시킬 만한 자금이 있다. 그러나 애플이 그것을 원하는지 그리고 오늘날 업계의 주류를 이루는 아주 수익성 높은 게이밍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할 만큼 경제성이 뛰어난지는 불확실하다.

무료 게임 비즈니스 모델을 와해 또는 대체하려는 애플의 과거 시도에도 소비자의 취향은 변하지 않았으며 광고 수입 예상치(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 애니에 따르면 2020년 1200억 달러)와 전반적인 게임 매출을 고려할 때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게임 개발자에게 기막히게 효과적인 건 분명하므로 그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거의 못 느낀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게임업계의 폭발적인 성장은 대부분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주류 이용자 확보를 통해 게임을 보급하는 무료 게임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통제되고 폐쇄적인 플랫폼 방식으로 게임 시장 성장에 대응하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러모로 볼 때 아케이드는 다른 무료 게임의 광고를 통한 수익 모델이 아니라 유료 결제를 통한 모델로의 복귀를 상징한다. iOS 게임을 위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려는 애플의 시도다. 그러나 무료 게임 모델을 통한 수익창출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 오머 카플란



※ [필자는 앱 내 동영상 광고 플랫폼 아이언소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매출책임자(CR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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