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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높고 습도 낮을 때 선풍기 틀면…

온도 높고 습도 낮을 때 선풍기 틀면…

선풍기 바람이 심부 온도 높이고 심장에 더 강한 압박 가한다는 연구 결과 나와
선풍기로 무더위를 식히는 경우 습도가 높을 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요즘 미국부터 중동까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기승을 부린다. 이 지역 사람들은 열기를 줄이려고 선풍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몸을 식히려고 선풍기를 트는 것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 연구는 기온이 극단적으로 오를 경우 습도가 높을 때만 선풍기가 효과 있다고 지적했다. 기온이 아주 높고 매우 건조할 때는 선풍기를 사용하면 더 덥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 열파 경보가 내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의 여러 국가에서도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내과학회(ACP)가 발행하는 학술지 내과의학연보에 최근 발표된 이 연구는 기온이 아주 높은 상황에서 선풍기를 사용할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선풍기를 사용하면 어떤 경우엔 더 덥게 느껴질 뿐 아니라 심장에 가해지는 압박이 심해져 심부 온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현재 선풍기 사용 지침이 실제 온도가 아니라 개략적인 열지수(HI,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의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흔히 ‘체감 온도’라고 부른다)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HI가 과도하게 높으면 선풍기 사용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이 연구를 이끈 올리 제이 호주 시드니대학 건강과학 부교수는 “HI 같은 혼합 지수는 선풍기를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온이 아주 높고 건조한 조건에서는 HI가 비교적 낮지만 선풍기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높고 습한 조건에선 HI가 비교적 높지만 선풍기가 도움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온이 아주 높고 건조할 때 선풍기를 사용하면 심혈관계 압박이 커지고 체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체온이 올라가면 열을 식히기 위해 혈액이 피부로 몰리기 때문에 혈압을 유지하려면 심장이 일을 더 많이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심박수가 더 많아진다.” 제이 교수는 또 “땀에 의한 탈수가 우리 몸에 또 다른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탈수도 체온을 올리며 심혈관계 압박을 더 한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12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어떤 약물도 복용하지 않은 상태로 매우 덥고 건조하거나 매우 덥고 습도가 높은 실험실에 각각 들어갔다. 매우 덥고 건조한 실험실은 온도 46.6℃, 습도 10%였고, 매우 덥고 습한 실험실은 온도 40℃, 습도 50%였다. 연구팀은 각각의 실험실에 동일한 성능의 선풍기를 틀어놓은 뒤, 참가자들의 몸에서 나는 땀의 양을 측정하고 혈압 측정과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장 기능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덥고 습한 곳에서 선풍기를 틀 경우, 심부 온도가 낮아지고 심혈관 계통에 미치는 압박이 줄어드는 현상이 확인됐다. 그러나 몹시 덥고 건조한 곳에서 선풍기를 틀자 오히려 심부 온도가 높아지고 심혈관 압박이 심해져 더 덥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천장 선풍기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아일린 매튜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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