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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탈리아의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볼로냐부터 몬테팔코, 나폴리까지… 음식과 와인의 순례길
이탈리아 여행의 절반은 역사와 아름다움, 나머지 절반은 음식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맛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진짜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 대부분은 대도시를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전문 여행업체 시탈리아(Citalia)의 브랜드·광고 담당 이사 헬렌 애덤슨은 “이탈리아 여행객 대다수가 사르디니아 섬의 코스타 스메랄다 같은 인기 리조트나 로마처럼 늘 새로운 볼거리로 넘쳐나는 대도시를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 진정한 이탈리아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다.”

다음 여행 때는 이탈리아의 맛을 찾아서 시골 지방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
 알바
피에몬트 지방의 소도시 알바에서는 10~11월 매주 주말

화이트 트러플
(송로버섯) 박람회가 개최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송로버섯을 주제로 전시회와 요리 시연회, 와인 시음회 등이 열린다. 이 박람회는 또 전통문화 소개와 역사적 사건 재현 등 어린이 교육을 위한 행사도 열어 온 가족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알바는 송로버섯과 와인, 복숭아가 유명하며 초콜릿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페레로 로셰 초콜릿을 만드는 페레로 그룹도 이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볼로냐
볼로냐는 이탈리아 요리의 중심지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 할 도시다. 이곳은 볼로녜즈 소스와 볼로냐 소시지의 원산지이며 다양한 고급 와인을 생산한다. 현지인처럼 장을 보고 싶다면 볼로냐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메르카토 디 메조(Mercato di Mezzo)
같은 식료품 시장을 찾아가 보자. 이 도시에서는 많은 축제가 개최되는데 봄철에 4일 동안 열리는 볼로냐 핑거 푸드 페스티벌(Bologna Finger Food Festival)은 유럽 곳곳에서 온 길거리 음식과 크래프트 비어,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축제다.
 미노리
아말피 해변의 마을 미노리는 수제 파스타로 유명하다. 이 지역의 음식에는 링귀니와 비슷한 두껍고 짧은 파스타 샬라티엘리가 많이 사용되며 아말피 해변의 다른 마을처럼 현지에서 나는

레몬을 넣은 페이스트리
가 잘 알려졌다.
 프로시다 섬
이 섬은

아기자기한 풍경
도 아름답지만 음식 맛도 그만이다. 중과피(오렌지 등의 껍질 안쪽 하얀 부분)의 양이 많아 ‘빵 레몬’이라고도 불리는 현지 특산 레몬을 주재료로 마늘과 민트를 곁들인 요리가 특히 인기다.
 산 미니아토
피사와 피렌체 사이에 위치한 산 마니아토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 유서 깊은 마을에서는 매년 11월 토스카나 지방의 특산물인 송로버섯을 주제로 한

화이트 트러플 축제(National Festival of the White Truffle)
가 열린다. 유난히 향이 좋은 산 미니아토의 화이트 트러플을 보고 냄새 맡고, 맛보려는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다. 트러플을 이용한 오일과 페이스트, 소스, 소금, 저장식품, 그리고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축제는 또 와인과 버진 올리브 오일, 치즈, 꿀, 초콜릿, 육류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품의 시식회를 열어 식도락가에게 인기가 높다.
 마나롤라
친퀘테레(이탈리아 북서 해안의 절벽과 바위로 이뤄진 다섯 개 마을) 중 가장 오래된 마을인 마나롤라에서는 맛 좋은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위트 와인 샤케트라는 보통 디저트나 치즈와 함께 마시는데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와인은 고대 로마 시대에도 그 품질을 인정하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알록달록한 색깔의 건물들
을 구경하거나 레스토랑에 앉아 와인을 마시면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페루자
페루자에서는 국제 저널리즘 페스티벌(International Journalism Festival)과 움브리아 재즈 페스티벌(Umbria Jazz Festival), 유로초콜릿 페스티벌(EuroChocolate Festival) 같은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1993년 이후 해마다 열리는 유로초콜릿 페스티벌은 참가자가 100만 명에 이르는 유럽 최대의 초콜릿 행사다. 페루자 축제의 인기에 힘입어 로마와 투린 등지에서도 유로초콜릿 페스티벌이 생겨났다. 9일 동안 진행되는 페루자의 유로초콜릿 페스티벌에는 린트, 페루지나, 카파렐 등 유명 초콜릿 브랜드 다수가 참여한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초콜릿처럼 생긴 클라이밍 월
(암벽 등반 연습용 인공 벽)부터 초콜릿 스파까지 초콜릿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이 페스티벌은 또 높이가 7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초콜릿 바를 제작한 기록도 보유한다. 다크 초콜릿과 헤이즐넛으로 만든 이 초콜릿의 무게는 5980㎏에 달했다. 이곳에서는 이런 기발한 행사를 구경하는 것 외에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평범하거나 실험적인 초콜릿 시식회가 곳곳에서 열린다.
 바르돌리노
바르돌리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가르다 호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와인 산지다.

제니 와인 박물관(Zeni Wine Museum)
에 가면 지역의 와인 문화와 와인 생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다양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들도 볼거리다.
 몬테팔코
‘움브리아의 발코니’로 불리는 몬테팔코는 발아래 펼쳐지는 평원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을 마시며 바라보면 금상첨화다. 이 와인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세티마나 에놀로지카(Settimana Enologica, 와인 위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부활절 즈음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지역 와이너리
30여 곳이 참여하는 와인 시식회 등 와인 관련 행사가 풍성하다. 이 밖에도 요리 시연회와 시식회, 미술 전시회, 라이브 음악 공연, 투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므로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도 즐길 거리가 많다. 또 이 축제 기간에 지역 레스토랑에 가면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브레아
피에몬트 지방의 소도시인 이곳에서는

오렌지 배틀(Ivrea’s Battle of the Oranges)
이라는 독특한 음식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팀 별로 유니폼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상대편에 오렌지를 던지며 하루를 보낸다. 이탈리아 최대의 푸드 파이트(food fight)인 이 축제는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속의 귀족에 저항하는 젊은 여인과 뒤이어 시작된 주민 봉기를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 오렌지 배틀 참가자 대다수는 피부가 찢기거나 멍이 드는 상처를 입기 때문에 각오하고 출전해야 한다. 이 축제는 참회의 화요일 밤에 끝나는 2월 카니발의 마지막 3일 동안 열린다. 날아오는 오렌지에 맞고 싶지 않다면 빨간 모자를 쓰고 나가라.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오렌지를 던질 수도 없다.
 나폴리
나폴리는 피자의 발명으로 세계 요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또 현대에 들어와서는 현지 레스토랑들이 미슐랭 가이드에서 이탈리아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더 많은 별을 획득함으로써 그 명성을 이어간다. 이 도시는 그 명성에 걸맞게 많은 음식 축제를 주최한다.

마르코 아일랜드 시푸드 앤드 뮤직 페스티벌(Marco Island Seafood and Music Festival)
은 자선단체를 위한 모금행사로 시작됐으며 매년 3월에 3일 동안 열린다. 다양한 먹거리뿐 아니라 라이브 밴드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어린이 놀이공간도 마련된다. 4월에 열리는 메르카토 스프링 플링 앤드 푸드 페스티벌(Mercato Spring Fling and Food Festival)에서는 메르카토의 레스토랑들이 내놓는 맛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잔디밭에서는 각종 게임이 진행된다. 페이스 페인팅과 스노우콘(시럽으로 맛을 낸 셔벗의 일종)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만투아
이탈리아의 ‘잠자는 미녀’라는 별명을 가진 만투아는 2017년 ‘유럽 미식의 수도’로 선정됐다. 호박으로 속을 채운 만두형 파스타

토르텔리 디 주카(Tortelli di Zucca)
와 파스타가 들어가는 생선 요리 비골리 콘 라 사르델레(Bigoli con la Sardelle) 등의 메뉴가 유명하다.

- 로라 파워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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