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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홍콩 여행 안전할까

지금 홍콩 여행 안전할까

시위 현장 피하고 안전에 주의 기울이면 관광객 줄어 덜 붐비고 항공·호텔 요금 저렴한 요즘이 최적기일 수도
빅토리아 항구의 야경. / 사진:GETTY IMAGES BANK
지난 5개월 동안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에 관한 기사가 끊이지 않았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상점 기물 파손, 화염병, 최루탄, 물대포, 경찰의 실탄 발포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런 뉴스는 홍콩 관광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36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30만 명이 줄었다.

홍콩 관광객 대다수가 중국 본토 주민인데 중국 정부가 홍콩의 시위를 반애국적 분리주의 운동으로 규정하고, 안전상의 이유로 홍콩 여행의 자제를 권고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어쨌든 시위가 시작된 이후 관광객이 급감하다 보니 여행객은 홍콩에 가도 과연 안전할까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평화 시위가 5개월이 흐르면서 폭력적으로 변했다
지난 10월 6일 오후 홍콩 완차이 지역의 시위 행렬. / 사진:REUTER/YONHAP
지난 6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에 범죄인을 인도하는 법안을 제안하자 주말마다 반대 시위가 열리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이 법안은 중국이 반체제인사를 탄압하고 홍콩의 자치권을 침범할 여지를 줄 우려가 있다고 여겼다. 지난 9월 초 람 장관이 이 법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대는 보통선거권 보장과 시위 관련 체포자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과연 안심해도 될까
몽콕 시장. / 사진:PINTEREST.COM
기물 파손과 폭력에 관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현지를 방문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관광객은 상당히 안전한 편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홍콩을 여행하는 자국민에 대한 안전 경보 수위를 격상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도 홍콩 여행 자제를 권고하진 않았다. 다만 홍콩을 방문할 경우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시위가 열리는 곳은 피하라고 권유했다.

일부 시위는 주중 점심시간에 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말에 열린다. 지난 10월 시위가 절정일 때 홍콩에 도착한 프리랜서 여행작가 타냐 워릭은 몇 가지 신경에 거슬리는 점은 있었지만 대체로 안전했다고 말했다. “도착하던 날 대중교통이 폐쇄돼 불안했다. 하지만 현지에 사는 친구를 만났을 때 경찰이 개입하지 않는 한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라는 말을 듣고 안심이 됐다.” 점심 시간에 금융가에서 열린 직장인의 시위를 포함해 워릭이 목격한 몇몇 시위는 평화적이었다.

많은 관광객이 공항에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홍콩 방문을 망설인다. 지난 9월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하고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시켜 항공편 지연과 취소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엔 항공편 운항이 순조롭다. 홍콩 공항 웹사이트에선 여행객에게 셔틀버스 운행 지연에 대비해 공항에 오갈 때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라고 권고하지만 항공기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홍콩 정부는 여행객의 방문을 독려할 목적으로 홍콩의 정치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여행객을 위한 팁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홍콩 찾기에 가장 좋은 시기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바다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청차우 섬 당일치기 여행을 권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시위로 인해 다소 불편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지만 관광객이 적어 한적한 지금이 홍콩 여행의 최적기인지도 모른다. 관광객 감소로 도시가 덜 붐빌 뿐 아니라 항공과 호텔 요금이 더 저렴하다. 홍콩 여행사 리틀 어드벤처의 소유주 다이산 맥레인은 “지난 8월과 9월 홍콩 여행 예약이 30~40%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여행객이 현재 홍콩 상황이 언론 보도에서 보듯이 위험하진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예약이 다시 증가한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대중교통부터 관광명소까지 도시 전체가 평소보다 덜 복잡하고 접근하기 쉬워졌다. 맥레인은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어디를 가나 예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인기 레스토랑이나 입소문으로 잘 알려진 작은 국수 가게에서 자리 잡기가 훨씬 쉬워졌다. 사람이 적으니 도시 이곳저곳을 산책하기에도 쾌적하다. 난 사실 지난 8년을 통틀어 지금이 홍콩을 찾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항공 수요가 감소하자 항공사들은 홍콩 운항 편수를 줄였지만 요금이 낮아졌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올가을 미국 서해안에서 홍콩까지 항공 요금이 400~600달러 정도 떨어졌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홍콩 호텔의 공실률이 높아지자 객실 요금을 최대 70%까지 내렸다.
 요즘엔 뭘 보면 좋을까
자이언트 부다와 빅토리아 피크 같은 관광명소가 평소보다 덜 붐벼서 좋지만 그 밖에도 새로운 볼거리가 많다. 예전의 중앙경찰서와 빅토리아 감옥이 현대 아트센터로 거듭났다. 타이퀀이라고 불리는 이 아트센터는 홍콩의 역사와 미술을 보고 싶은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는 역사적인 건축물들과 각종 전시회를 볼 수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바다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현지인은 청차우 섬 당일치기 여행을 권한다. 현대적인 고층건물이 즐비한 홍콩 도심과는 대조적인 전통 어촌에 아기자기한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들어섰다.

홍콩 여행 경비가 모든 부문에서 감소하진 않았지만 관광객이 줄어 어딜 가나 기다리는 줄이 훨씬 짧아졌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홍콩 오션파크 같은 놀이공원에 가서 판다를 구경하거나 홍콩 디즈니랜드에 가보는 것도 좋다.

홍콩에는 근사한 레스토랑과 바가 많은데 관광객이 줄어 그런 곳에 자리를 예약하기가 쉬워졌다. 룽킹힌 같은 레스토랑에서 멋진 만찬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홍콩의 광둥식 레스토랑 중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유일한 곳이다.
 요점
지금 홍콩 여행을 해도 안전하긴 하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시위에 참여할 생각이라면 정부의 허가를 받은 집회인지 확인해라. 시위가 격해지는 기미가 보이면 즉시 그곳에서 벗어나라. 허가받지 않은 시위에서는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하니 그런 곳에 있으면 위험할 수 있다.

- 로라 파워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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