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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팬텀 우먼’ 마네킹

우주로 가는 ‘팬텀 우먼’ 마네킹

NASA, 우주방사선 피폭량 측정하고 방호 조끼 테스트 위한 여성 몸통 형태의 인형 한 쌍 달 궤도에 보낼 계획
NASA가 내년 달 주위를 선회하는 우주선에 실어 보낼 예정인 마네킹을 테스트하는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 연구팀. / 사진:ESA.INT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방사선이 비행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목적으로 한 쌍의 ‘팬텀 우먼’ 마네킹을 달 궤도를 비행할 우주선에 실어 내년에 올려보낼 계획이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가 설계한 이 두 마네킹(이름은 ‘헬가’와 ‘조하르’다)은 성인 여성의 몸통 형태로 제작됐다. 뼈와 연조직, 장기 사이의 밀도 차이를 고려해 인체 조직을 흉내 낸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

이 마네킹에는 각각 5600여 개의 센서가 부착된다. ‘피부’부터 ‘내장 기관’까지 모든 조직에서 우주방사선 피폭량을 측정하는 장치다. 폐·위·자궁·골수 등 인체에서 방사선에 가장 민감한 부위에 센서가 장착됐다. 수천 개의 수동선량계는 발사부터 지구로 돌아올 때까지 방사선 피폭량을 기록하지만 16개의 활성검출기 세트가 비행 중 팬텀의 피부와 내부 장기에 대한 방사선 피폭량을 전부 다 보여준다.

우주방사선은 비행사에게 중대한 건강 위험을 제기하며 달과 화성을 포함해 장거리 우주여행에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헬가와 조하르는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달 주위를 선회하는 동안 승객석에 앉을 예정이다. 이번 비행 테스트는 달 주위를 왕복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NASA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1’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까지 달 표면에 혼성 우주비행사 팀을 착륙시키려는 NASA 계획에서 중요한 단계로 알려졌다.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조하르는 ‘스템래드’라는 특별 조끼를 착용할 것이다. 유해한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비행사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조끼다. 반면 헬가는 이 방호 조끼를 입지 않고 우주여행을 떠난다. 과학자들은 조하르가 받은 방사선 피폭량을 방호 조끼 없이 탑승하는 헬가의 피폭량과 비교해 미래의 우주비행사를 더 잘 보호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DLR 수석연구원으로 마트로슈카 아스트로래드 방사선 피폭 실험 프로젝트를 이끄는 토마스 베르거 박사는 지난 10월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국제우주대회 기간 중 우주 전문 매체 space.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임무에 스템래드를 테스트할 수 있어서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헬가와 조하르의 실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트로슈카 아스트로래드 장치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가 선내와 밖에서의 임무 수행 중 우주방사선 피폭량을 측정한 바 있다.
마네킹 헬가와 조하르는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달 주위를 선회하는 동안 승객석에 앉을 예정이다. / 사진:ESA.INT
헬가와 조하르는 현재 독일 퀄른에 있다. 이곳에서 DLR 연구팀이 오리온 우주선 승객석에 그들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시제품을 제작한다. 또 비행에 필요한 방사선 탐지기도 준비 중이다. 미국 연구팀도 NASA와 안전 검토를 준비 중이다. 성냥갑 크기의 또 다른 자율형 유닛도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실시간으로 캡슐 안의 방사선 피폭량을 기록한다. ESA의 액티브 선량계 이동 유닛 방사능 탐지기는 ISS에서 테스트를 마쳤다.

스템래드 조끼는 방탄조끼부터 어린이 장난감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방사선 입자 차단에 효과적인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소재로 사용했다. 이스라엘 우주국이 후원하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스템래드는 가슴·위장·대장·폐·골수·난소 등 주요 장기와 민감한 부위를 덮는 부분이 더 두껍게 제작된다. 스템래드의 오렌 밀스타인 이사는 “우리는 높은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되거나 테러리스트의 방사능 공격 위협을 받는 원자력 발전소 근무자와 구호요원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우리의 전문 지식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행 테스트에서 사용될 스템래드는 여성 신체용으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몸이 남성보다 방사선 피폭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조끼는 남성용으로도 쉽게 전환될 수 있다.

우주에는 비행사들을 위협하는 두 가지 방사능 발생원이 있다. 하나는 우주선(宇宙線)이다. 거의 빛의 속도로 우주를 이동하는 고에너지 양성자와 원자핵의 입자선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강력한 태양폭풍에서 나오는 방사능이다. 예를 들어 고도 약 400㎞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ISS의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에 있을 때보다 250배나 더 많은 방사선량에 피폭된다. 지구의 자기장을 떠나 행성 간의 공간으로 더 멀어지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700배까지 커질 수 있다.

미국은 아폴로 착륙 50주년이 되는 올해 초 NASA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지구로 다시 귀환시키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까지 달에 ‘남성과 여성으로 이뤄진 팀’을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달 표면에 지속 가능한 정착 시설을 건설하려 한다. NASA는 이를 통해 화성 유인 탐사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10월 21일 개막한 국제우주대회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행사 특별연설에서 “아폴로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이후 달 탐사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로 또다시 현실화하고 있다”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화성 탐사를 위한 루나 게이트웨이는 국제 협력으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미국우주위원회의 노력으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인류 첫 여성 우주인이 달에 발을 내디딜 것이다. 지난 10월 18일 미국 여성 우주인 2명이 ISS 부품 교체를 위해 세계 첫 여성 우주유영에 성공했다.”

-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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