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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인간의 맞짱 토론 그 승자는?

로봇과 인간의 맞짱 토론 그 승자는?

인공지능의 혜택과 위험 주제로 한 토론에서 지지 진영 승리… 인공지능의 주장은 IBM에 제출된 1100여 건의 제안서에서 발췌
지난 11월 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토론클럽에 인공지능 논객이 최초로 연단에 올랐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인공지능 머신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토론클럽 케임브리지 유니언의 강단에 올라 인간들과 인공지능의 장단점을 토론했다. 한 번은 “인공지능이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청중에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지지 진영이 청중으로부터 절반 남짓한 표를 얻어 간발의 차로 승리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경제잡지 포춘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주장은 토론 한 주 전 IBM에 제출된 1100여 건의 제안서에서 발췌했다. 그것을 인공지능 찬성 또는 반대 주장으로 분류하고 토론과 무관한 내용은 완전히 폐기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고 다양성 있는 주장을 IBM의 ‘프로젝트 디베이터’가 검색·압축해 짧은 토론 서문이 프롬프트로 주어질 때 반복하도록 했다.

인공지능 찬성에는 신규 고용 창출과 효율성 제고가 포함됐고 반대 주장에는 인간의 편견과 인공지능이 도덕적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내용이 들었다. 머신은 “인공지능이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청중에게 말했다고 뉴사이언티스트 잡지가 보도했다. “도덕성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어서 인공지능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100% 매끄럽게 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대표적으로 반복적인 과업을 완수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을 말할 때 때때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편견 관련 주장을 인공지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두어 가지 우스갯소리를 ‘조크 은행’에서 꺼내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인공지능이 사람들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에도 하리시 나타라얀과 맞짱 토론을 벌여 패했다. 나타라얀은 토론 대회 최다 우승 세계기록 보유자다. 프로젝트 디베이터를 관리하는 IBM 컴퓨터 과학자 댄 라하브는 인공지능이 토론 중 따라 하게 하려는 듯 외설적·인종차별적 언어를 보낸 사람도 있었다고 포춘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 같은 알고리즘과 달리 차별적·선동적인 언어를 솎아낼 수 있었다.

개발팀은 대규모 그룹으로부터 피드백을 수집하는 도구로 머신을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예컨대 잠재적 고객들 사이의 평판을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대중의 피드백을 모색하고자 하는 정부 등이다.

미국의 일반 대중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인식할까? 과반수가 대체로 좋게 보는 듯하다. 2018년 갤럽 여론조사에서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삶에 “대체로 긍정적인” 또는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이 79%에 달했다. 그러나 73%는 인공지능이 만드는 것보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63%는 인공지능이 경제적 격차를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인공지능의 폐해와 혜택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우리 인간이 그 알고리즘의 작동방식을 어떻게 프로그램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매사추세츠공대 디지털경제 이니셔티브의 에릭 브린욜프손 소장은 퓨리서치에 이렇게 말했다. “인공지능은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예컨대 글로벌 빈곤을 거의 해소하고 질병을 대폭적으로 퇴치하고 지구 상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부와 권력을 집중시켜 많은 사람이 낙오하고 더 끔찍한 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도 있다. 어느 쪽도 불가피한 결과는 아니다. 따라서 올바른 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까’가 돼야 한다.”

- 로지 맥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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