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단절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느끼게 되는 고립감도 깊어간다. 이 같은 심리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차이나는 클라스: 마음의 과학 편]는 JTBC 간판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에 방영된 내용 가운데 핵심을 엮어 펴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년간 200여 회가 넘는 강연을 통해 질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심리학·정신분석학·정신건강의학뿐만 아니라 사회복지학·커뮤니케이션학·철학 등의 각 분야 최고 석학의 강의를 토대로 감정과 이성이 빚어내는 다양한 삶의 문제들을 살핀다.  
 
이번 신간은 그중에서도 심리학과 정신건강 분야의 석학들과 함께 인간의 마음속을 낱낱이 파헤쳐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단단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감정과 이성을 지배하는 일상의 심리학’에서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작은 행복의 가치와 건강한 유대감에 대해 말한다. 
 
서은국 연세대 교수는 작은 즐거움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는 일상의 작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연다. 송인한 연세대 교수는 자살이 한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 사회적 문제임을 지적한다. 특히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까지 멀어진 팬데믹 시대인 만큼 사회 복지 안전망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한다. 
 
김호 박사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불균형성에 대해 주목하며, 상대방의 감정도 다치지 않도록 똑똑하게 거절하는 기술도 소개한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대중의 생각을 지배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는 집단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낱낱이 해부한다.
 
2부 ‘내밀한 정신 세계에 대한 탐구’에서는 인간의 정신으로부터 시작되는 마음의 질병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 범죄 행위, 사회의 변화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룬다. 김석 건국대 교수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밝힌 ‘인간은 무의식에 휘둘리는 비합리적 존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우리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본다. 
 
박한선 전문의는 인류가 진화를 거치면서 내재화한 공포와 불안,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들의 효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태경 우석대 교수는 범죄자의 진술에 숨은 진실과 거짓을 파헤치는 심리 분석 도구들을 소개하며 범죄자를 비롯한 인간 심리에 대해 색다른 이야기들을 전한다. 끝으로 한창수 고려대 교수는 노인 인구를 위협하는 치매와 그 발병 시기를 늦추기 위한 뇌과학 분야 연구의 현주소를 짚어준다.
 
갈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설픈 조언보다 확실한 과학적 지식과 통찰이 필요한 법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최민경 중앙북스 에디터 choi.minkyung1@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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