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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잡아야 산다”…인뱅 약진에 위기감 느낀 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MZ세대 겨냥한 하반기 경영전략 세워
“디지털금융 변화 대응 못하면 사라진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약진 의식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 KB금융지주]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가 국내 금융지주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각 금융지주는 하반기 경영전략을 세우면서 디지털금융 변화의 중심에 MZ세대가 있다고 봤다. 인터넷은행으로 MZ세대의 이동이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이 고객을 놓칠 경우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 “MZ세대 목소리에 집중해야”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9일 이런 내용으로 하반기 비대면 경영전략회의 및 워크숍을 열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마무리 연설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사라진 사례가 많다”며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혜택·편의·즐거움’을 제공하는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이 속도감 있게 실행하자”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높아진 금융지주의 기대치를 언급하며 “환경과 사회, 주주 및 고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ESG경영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MZ세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손 회장은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세대인 만큼,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손 회장은 MZ세대 직원들과 세대공감을 주제로 퀴즈를 풀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MZ세대와의 소통을 주제로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의 강연을 청취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기업문화의 중심에 MZ세대가 있다고 봤다. 디지털 금융 변화 속도가 빠랄지면서 금융 생활 양식이 급변하고 있는데 그 속도를 만드는 주체가 MZ세대라는 설명이다. 손 회장은 이런 이유로 “모든 생활 양식이 급변하고 시장 예측이 불가능해졌다”며 “하반기 모든 사업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고 획기적인 전략으로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 우리금융지주]

인뱅 월간 이용자 수, 이미 일반 은행 앞질러  

두 금융지주의 회장들이 MZ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이 있다.  
 
앱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월 1회 이상 접속 이용자 수(MAU)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1400만명을 기록했다. 이 숫자는 이미 2019년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5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 고객수는 1653만명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이용 고객 중 2030세대가 60%를 넘는 데다 4050세대의 카카오뱅크 이용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라 기존 은행으로선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를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고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도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25조3910억원과 21조605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연평균성장률(CAGR)은 각각 67.1%와 63.8%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각각 9.0%와 8.0%)과 비교해 월등히 앞섰다.  
 
카카오뱅크만 아니라 케이뱅크의 성장세도 매섭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를 시작으로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케이뱅크 고객은 지난 5월 605만명을 기록, 단 2개월 만에 200만명이 증가했다. 수신 잔액은 5월 말 기준 12조960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2030세대가 주요 경제 주체가 되는 차후 10년을 생각하면 시중은행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더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것도 이들 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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