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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상장 연기 ‘나비효과’…신사업·투자계획 영향 불가피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이르면 10월경 진행될 듯
IPO 조달자금 확충 지연…신사업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

 
 
 
카카오페이 상장 일정이 미뤄지면서 신사업과 투자계획 차질이 불가피해졌다.[사진 카카오페이]
최근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청하면서 카카오페이가 공들여 온 신사업과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9~30일 수요예측에 이어 오는 8월 4~5일 일반 청약을 예고했으나,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인해 해당 일정은 사실상 무산됐고 상장 일정은 1분기 뒤로 밀리게 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6일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카카오페이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공모가를 산정할 수 있는 근거나 투자위험요소 등 중요사항이 다소 미비해 이를 정정요청 했다는 것이 금감원 측 설명이다.
 
올 여름 IPO 최대어로 꼽힌 카카오페이의 상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일각에선 나비효과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촉박한 ‘135일 룰’에 꼼짝없이 4분기로 미뤄져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카카오페이는 IPO 일정을 이르면 10월경에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른바 ‘135일 룰’ 때문이다. IPO를 진행하는 기업은 재무제표 작성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납입을 포함한 상장 절차를 마쳐야 한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를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했기에 해당 재무제표 작성일인 3월 31일로부터 135일이 되는 8월 13일 내에 상장을 마쳐야 ‘135일 룰’을 따를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가 금감원의 정정 요청을 받은 시점은 지난 16일. 8월 13일 내에 상장을 끝내려면 늦어도 지난 19일까지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물리적인 시간상 기간 내 제출은 어려웠다.  
 
결국 카카오페이는 8월 중순 발표할 2분기 실적을 기반으로 증권신고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IPO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사업계획 변경도 불가피해졌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IPO 조달자금을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 금융 사업 확장 투자,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확충, 소액여신 사업 추진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신사업들이 줄줄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를 두고 금융권 내부에선 “금융당국이 사전예고 없이 촉박하게 정정요구를 하면서 기업의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겨 부담을 안게 된 셈”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증권 3000억원·디지털손보 1500억원…자본확충 지연

 
특히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하반기를 목표로 선보일 계획이었던 모바일증권거래시스템(MTS) 서비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페이증권 MTS 서비스가 출시되면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 계열사 전반에 강력한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돼,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를 올해 가장 큰 신사업으로 꼽았다.  
 
디지털손해보험사 자본확충에도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허가를 받았고, 이르면 올해 말 디지털손해보험사를 출범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IPO 조달자금 가운데 3000억원을 증권 리테일사업 확장에 사용하고, 1500억원을 디지털손해보험사 초기자본으로 투입하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잡았으나 이 역시 최소 2~3개월 가량 지연되게 됐다.
 
카카오페이 측은 “MTS와 디지털손해보험사 등 신사업에 대해선 당초 계획대로 간다는 방침에 목표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지만 자금수혈을 언제 받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IPO 모금 자금을 활용해 자회사를 운용하고 신사업을 진행하는 등의 계획이 있긴 했었으나 여러가지 계획 중 일부”라며 “IPO가 연기되면서 영향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가 희망공모가를 하향조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의 이번 정정 요구가 결국 공모가 하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 내부의 시각이다. 앞서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크래프톤은 희망공모가를 10% 정도 내린 바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세운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 58조원을 휩쓸며 선방하고 있어, 카카오페이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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