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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없애니, '전·월세 매물'이 쏟아졌다

대치 은마아파트 전·월세 매물, 한달 전 74건에서 271건으로 급증
전세난 완화는 일부일 뿐 물량 품귀 현상은 여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중앙포토]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백지화 1달만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전·월세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집주인들이 이주하는 현상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정책 예고로 이미 피해를 본 소유주가 많을 뿐 아니라 정책 신뢰도도 하락해 만성적인 전세난을 잡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 의무 백지화 직후 쏟아진 전세 매물

 
10일 부동산빅데이터 전문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 건수는 지난달 12일 74건에서 이날 271건으로 약 3.66배 증가했다. 2년 실거주 의무화를 철회한 후 약 한 달간 꾸준히 전세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결과다.
 
2년 실거주 의무화는 작년에 발표한 6·17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규제 발표 후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이주하면서,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 쫓겨나고 전세가 귀해지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결국 당정은 입법을 포기했다. 지난달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을 삭제한 채 통과시켰다.
 
입법이 추진되지 않았지만, 이미 피해를 본 소유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은마아파트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 중인 A씨는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화 철회 소식 이후로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면서도 “실거주를 위해 리모델링에 돈을 쓴 집주인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락가락 정책에 혼란만 더해져" 부동산 정책 일관성은 어디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중앙포토]
 
전세난 완화는 일부일 뿐 물량 품귀 현상은 여전하다. 서울 내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1주(8월 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7.4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치 100을 넘어 수치가 클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전세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1주(8월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7%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학군이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는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이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줬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정부의 발표에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정책 발표를 할 때 중·장기, 지역적 효과를 고민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난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 규제를 풀어주고, 주택 물량 자체를 늘리는 공급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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