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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비뚤어진 공감은 혐오가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자영업자의 분노, 취업준비생의 좌절 등 사회 구성원들의 신음은 날로 높아져만 간다. 최근에는 대선 정국이 코로나19가 불러온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치 혐오가 커진 탓에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며 외면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책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는 인류를 고통으로 내몰았던 역사 속 이야기와 현대 사회의 혐오 문제를 들여다보고, 공감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책에는 지난해 티앤씨재단이 ‘비뚤어진 공감이 만드는 혐오 사회’를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컨퍼런스 ‘바이어스 바이 어스(Bias, by us)’의 토론 내용 전문이 담겼다. 심리학, 법학, 미디어학, 철학, 인류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 9인은 ‘혐오’라는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눴다. 
 
책은 혐오가 공감의 반대말이 아니라, 선택적 공감의 극단적 모습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공감’이라는 명분 아래 특정 집단만을 옹호하며 타인을 향해서는 오히려 편향된 시선을 던지는 모순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책이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면, 혐오의 문제가 먼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잘못된 혐오를 멈추지 못하고 극단에 달했을 때 역사는 수많은 비극적인 결말을 낳았다. 책은 마녀사냥, 홀로코스트, 이슬람 혐오, 르완다 학살 등을 예로 든다. 이를 통해 결국 잘못된 이분법 대신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성숙'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뿌리 깊은 혐오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 

책의 서두에는 추천의 글과 함께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의 생각을 담은 서문이 담겼다. 김 대표는 서문에서 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비뚤어진 공감’이라는 화두를 꺼내 든다. 이는 혐오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1부에서는 ‘공감’이라는 이유로 자신과 유사한 집단만을 옹호하는 모습을 지적한다. 어느새 그것이 혐오인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배척을 일삼거나 문제 해결보다는 분노를 가할 희생양을 찾는 행태에 경각심을 준다. 아울러 온라인상에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혐오표현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2부에서는 인류사의 주요 비극을 통해 교훈을 전달한다. 각 장을 거치며 독자들은 책 속의 이야기가 머나먼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끝으로 3부에는 콘퍼런스 당시 이어졌던 토론 세션과 함께 시청자들이 직접 올린 질문과 강연자의 답변으로 채워진 토크 콘서트 1, 2부의 생생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결코 혐오를 직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뿌리 깊은 혐오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끝까지 잃지 않길 강조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입 모아 이 책의 진정한 의미에 힘을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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