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 서두르지 마라 [이종우 증시 맥짚기]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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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 서두르지 마라 [이종우 증시 맥짚기]

1월 코스피 12% 급락에 매수 늘면서 소폭 반등
대선과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장에 큰 영향 없어

 
 
 [중앙포토]

[중앙포토]

 
1월 한 달 동안 미국 나스닥지수가 14.7%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12.2%와 17.9% 하락했다. 나스닥이 한 달 사이에 15% 가까이 떨어진 건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곧바로 주가가 반등에 들어갔다. 나흘 사이에 나스닥이 바닥에서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고, 코스피도 5% 넘게 올랐다.  
 
주가의 모습이 갑자기 바뀐 건 하락이 컸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코스피가 월간 10% 이상 급락한 사례가 13번 있었다. IT버블 붕괴 때 세 번, 금융위기 때 두 번 있었고, 2018년 하락 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직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 중 2018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는 위기가 발생하거나 그에 준하는 사태가 있었을 때이다. 일상적인 경우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건 1~2번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주가가 한 달에 10% 넘게 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가 되는데, 그 힘든 일이 이번에 일어났다. 개별 종목도 비슷하다. 
 

1월말 270개 종목 52주 신저가 기록 

1월말에 270개 종목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해당 수치가 200개를 넘었던 경우가 다섯 번 정도였는데, 지수와 개별 종목의 하락이 컸던 만큼 반등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익숙한 주가 수준이 있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일년 이상 체감적으로 겪은 주가 수준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기업 이익을 감안한 적정 주가 수준과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지난해까지 익숙한 지수대는 3000 부근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주가가 코스피 3000을 중심으로 움직여 투자자들이 이 가격대에 적응이 됐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 주가 역시 코스피 3000에 맞춰져 있다.  
 
지난달에 주가가 떨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주가가 투자자들이 익숙한 수준보다 낮아지면서 주식을 좋은 가격에서 매수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만들어졌다. 주가가 갑자기 이탈했기 때문에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 믿은 것이다. 이런 기대는 매도가 약해지면서 더 힘을 얻었고 최근 주가 상승으로 표면에 드러났다.  
 
주가 반등이 낮은 주가에 의해 시작된 만큼 상승 기간과 폭도 주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높아지면 반등을 이끄는 힘이 약해지고, 직전 하락 요인이 다시 힘을 얻어 상승이 멈추게 된다. 이번 상승은 새로운 박스권의 고점이 어느 정도일지 시험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반등 이상으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 이를 무시하고 매수를 서두를 경우 고점에서 주식을 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매일 1%대 중반의 등락을 계속할 정도다. 개별 종목은 더 심하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한꺼번에 26%나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빅테크 기업의 주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테슬라 주가가 고점에서 25% 넘게 떨어졌고, 다른 대형 기술 기업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하락을 막지 못했다. 강세장의 마무리는 주도주 약세와 함께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변동성이 확대된 건 투자심리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높은 주가에 긴축 우려가 더해졌다. 여기에 하반기에 경기가 둔화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겹치면서 매도가 강해졌다. 매수 역시 주가가 갑자기 낮아져 힘이 강해졌다. 양쪽 모두가 강해지다 보니 주가가 한쪽으로 쏠리는 힘도 강해진 것이다.    
 
이번 하락으로 시장이 추가 추락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 건 다행이다. 1월 주가 하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등으로 구성된 일명 FANG+ 종목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27배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31배, 2020년 8월 50배의 절반 수준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 힘이 될 것이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 이어질 듯  

시장도 모양이 비슷하다. 주가를 압박했던 긴축이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거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2023년까지 최대 7번의 금리 인상과 하반기 유동성 축소, 3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다. 타당성 있는 전망도 있지만, 상당수는 주가 하락 때문에 만들어진 막연한 공포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졌다. 긴축이 시장을 압박하는 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등 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직전보다 0.16%포인트 하락했다. 이 전망을 빌리지 않더라도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년간 경기가 좋지 않을 때마다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를 걱정했을 정도로 지금 세계경제는 인플레가 발생하기 힘든 구조 위에 서 있다. 1월 하락으로 높은 주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당분간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서 수급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배당락부터 올해 1월 옵션 만기일까지 5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던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멈추었다. 1월에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내다 판 건 지난해 12월에 연간 예정 금액을 채우기 위해 많은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매수와 매도가 모두 끝났다. 지난달에 주가 변동을 심하게 만들었던 LG에너지솔루션 청약과 상장 영향도 15일 해당 종목이 모간스탠리캐피탈인덱스(MSCI)에 편입되면 사실상 끝나게 된다. 어떤 쪽도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수급이 주가가 끌어내리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시장에는 대선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만이 남게 된다. 둘 다 정치적인 이벤트여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선거가 우리 시장에 영향을 미친 건 1987년 대선이 마지막이다. 그 후 선거는 시장 전체보다 개별종목별로 테마를 만드는 정도의 영향만 미쳤다. 이번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선거의 영향력이 이렇게 줄어든 건 투자자들의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적 이벤트를 겪으면서 해당 사안이 주가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걸 체감했는데, 지금 그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형태가 비슷하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충돌하면서 유가가 상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가뜩이나 높은 유가가 군사충돌을 계기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거로 보고 있다. 타당성 있는 우려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하락할지는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보다 더 큰 전쟁이었던 1992년 걸프전 때에 유가나 주가를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전쟁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거라 본 때문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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