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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계열사별 승자는…허인·진옥동 ‘포스트 회장’ 입지↑

[KB vs 신한] ② KB금융·신한금융 ‘4조 클럽’ 가입…은행·증권사 실적 상승 주도
KB 부회장된 허인, 최대 순익 이끈 진옥동…지주 내 입지 강화 전망
카드업계 악재 속 올해 이창권·임영진 신사업 확대 주력 예정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전 KB국민은행장)[연합뉴스]
 
관심을 모았던 리딩금융 싸움은 2년 연속 KB금융지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다만 KB·신한금융지주 모두 ‘4조 클럽’에 가입했다는 점에서 ‘패배자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지주 실적 상승에 기여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내부 입지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KB금융 부회장으로 내정자된 허인 KB국민은행 전 행장은 ‘리딩뱅크’ 탈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으며 지주 내 입지 상승이 예상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3년간 안정적인 미래 경쟁력을 갈고 닦으며 ‘4조 클럽’ 가입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입지 공고해진 허인, 경쟁력 갈고 닦은 진옥동 

지난 8일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40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4552억원)보다 27.6% 증가했다고 밝혔다. 9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4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양사 모두 순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 각 사]
관심을 모았던 리딩금융 경쟁에서는 KB금융이 약 3900억원의 순익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2.7% 상승한 2조5908억원의 사상 최대 순익을 내며 리딩뱅크 수성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4년간 KB국민은행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허인 KB금융 부회장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행장 자리를 떠난 후 지주 부회장 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부임한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 대표 재임 기간 건전성 성장은 물론, ‘디지털 KB’로 조직을 빠르게 전환시켜 코로나19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허 부회장은 2019년 순익에서 신한은행을 제치며 이후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KB금융이 선두 자리를 지키며 ‘포스트 윤종규’로 불리는 허 부회장의 지주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연합뉴스]
 
신한은행도 지난해 전년 대비 23.1% 상승한 2조4944억원의 순익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의 순익 경쟁에서는 패배했지만 전년 대비 순익 격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진 행장 역시 코로나19 속에서도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그룹 전체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단기 실적 경쟁보다 미래 경쟁력 강화에 더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진 행장도 무리한 성과 위주 보다 안정적인 미래 사업 경쟁력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비해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조성하면 성과는 따라올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측면에서 두 은행간 본격적인 실적 경쟁은 올해가 될 수도 있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 꼽히는 진 행장에 거는 기대와 책임은 더 커질 전망이다.
 

KB증권, IB·리테일서 미소…‘라임 충격’ 벗어나는 신한금투

박정림(왼쪽), 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사진 KB증권]
 
‘효자 계열사’로 떠오른 증권사 경쟁에서는 KB증권(5940억원)이 신한금융투자(3210억원)와 두배 가까운 순익 차이를 보였다. 김성현, 박정림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KB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김 대표가, 리테일 시장에서는 박 대표가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IB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2019년 1월 부임 후 카카오뱅크 등 굵직한 기업들의 주관사를 따내며 IB 수익을 끌어올렸다. 올해 공모주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기도 했고 앞으로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카카오엔터 등 대형 기업들의 상장 주관도 맡아 IB실적이 더 향상될 예정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영향력이 굳건하다. WM(자산관리)전문가 박 대표가 2019년 수장에 오른 뒤 KB증권의 리테일 총자산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 133조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가 투자정보 유료구독서비스 ‘프라임클럽’을 성공적으로 론칭시켰고 간편 모바일거래앱(MTS) ‘마블미니’ 출시로 경쟁력을 더욱 확대한 효과다.  
 
투자명가 회복을 노리는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대비 107.3% 오른 3210억원의 순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2020년 ‘라임사태’로 실적이 급감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의 안정적인 조직 쇄신책이 이어지며 사모펀드 충격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신한금융도 이 대표의 쇄신책을 지지하며 지난해 말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올해 라임사태 관련 금융소비자와의 법적 리스크, 노조와의 마찰 등의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카드사들의 호실적도 이어졌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각각 29%, 11.3% 오른 4189억원, 6750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 4년간 국민카드 실적을 꾸준히 상승시킨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는 지난해 연말 공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창권 국민카드 대표가 새로 부임한 상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 신한카드]
 
‘베테랑’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비, 비결제 부문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고 전체 수익 비중(40%)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카드업계는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DSR)규제에 포함된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악재가 여전해 외형 및 수익 성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이 대표와 임 대표 모두 결제 플랫폼 강화 등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보험 부문에서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2020년 9월) 효과를 봤다. KB금융과 신한금융간 순익 차이가 약 39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순익(3360억원)이 리딩뱅크 수성에 큰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84.1% 오른 3020억원의 순익을 냈다.  
 
신한라이프는 전년 대비 65.5% 하락한 3916억원의 순익을 냈다. 희망퇴직으로 약 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신한금융은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이 보유한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자산이 총 1000억원 수준의 중소 보험사라 신한금융 실적에 도움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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