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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까지 코스피 2600~2770 머물 듯 [이종우 증시 맥짚기]

美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경기둔화 가능성 높아져
금리·유가 상승에 금융주, 정유업 이익 증대 예상

 
 
현재 긴축 영향 약화와 경기둔화 영향력 강화 사이에 머물고 있는 주식시장은 앞으로 3~4개월 간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중앙포토]
 
주식시장의 관심이 바뀌고 있다. 1월이 긴축이 시장을 지배하는 시간이었다면, 2월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시간이었다.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도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파생된 산물이다. 지금은 두 요인의 영향이 약해졌지만, 경기 둔화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경기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진 것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7% 정도였다. 2년물이 0.1%여서 둘 사이에 차이가 1.6%포인트였다. 지난해 말에 10년물 금리가 1%대 중반에 머무는 사이 2년물이 빠르게 상승해 둘의 차이가 1.0%포인트 내외로 좁혀지더니, 이번 달 초에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단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10년물과 3년물 국채수익률 사이에 차이가 줄었다. 여기에 선행지수 둔화까지 겹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 금리는 향후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고 얘기한다. 반면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금처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경우 이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계속 인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한다. 주식시장에 상당히 부담되는 형태다.    
 

하반기엔 코스피 2500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1980년 이후 미국에서 7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었다. 그중 한 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고 1년 이내에 경기가 나빠졌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경제가 강한 회복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미 과거 평균 경기 회복 기간을 채웠다. 경기 사이클상 둔화될 만한 시점이 된 건데, 이 상황에서 긴축이 강화돼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경기 불안이 커졌지만, 중앙은행의 정책은 여전히 높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쪽에 맞춰져 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단기 금리가 적정하다고 보는 금리 수준보다 높아지더라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5월과 6월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1.5%가 된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연말에 2.5%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불과 석달 전에 기준금리가 0.25%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주식시장은 긴축 영향 약화와 경기둔화 영향력 강화 사이에 있다. 어떻게 보면 두 개의 영향력 사이 소강상태에 있는 건데, 그 영향으로 주가가 일정한 박스권 내에 머물고 있다. 바닥이 2600, 천정은 2770인 상태가 3~4개월간 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음 행보는 하반기에 정해질 텐데, 경제상황이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만약 하반기에 국내외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 코스피가 2500대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세번의 하락이 완성되는데, 지난해 하반기 첫번째 하락은 높은 주가 때문이었고, 올해 1월 두번째 하락은 긴축 때문이며 하반기에 세번째 하락은 경기 때문에 발생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는 동안 공통적인 요인보다 개별적인 요인이 주가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가별로 주가 움직임이 다르고, 같은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모양이 다르며, 개별 기업 간 주가 차이가 심해지는 형태가 될 것이다.  
 
금리 상승의 혜택을 받는 금융주와 유가 상승의 긍정적 영향을 받는 정유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긴축 우려로 코스피가 하락하고, 주요 제조기업의 주가가 내려가는 와중에 은행주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 초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점을 경신할 정도였는데, 해당 기간에 코스피가 20% 넘게 하락한 걸 감안하면 시장 대비 상당한 초과수익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예대마진이 커져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순이자마진이 1.85%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0.0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1월 금리 인상까지 반영한 결과로, 향후 몇 번의 추가 인상을 감안하면 순이자마진 확대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은행 이익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성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금융 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금융플랫폼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과거처럼 지역에 점포를 내고 인력을 배치하는 영업형태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강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의 접근성도 개선돼 보다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금융업의 발목을 잡았던 저성장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인데 주가 재평가가 이루어질 토대를 마련했다.  
 

전기차, 리오프닝 관련주 관심 가질만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이 유가다.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석유 수요가 급증했던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지금은 다시 9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더는 하락은 없을 전망이다. 높은 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거란 의미인데, 유가에 따른 기업 이익 재편이 예상된다.  
 
고유가로 수혜를 보는 정유업종에 주목했으면 한다. 정유회사는 두 가지 경로로 이익을 낸다. 하나는 정제 마진으로 석유 도입가격과 이를 가공해 제품을 만든 후 받는 가격 사이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오를 때 정제 마진도 따라서 늘어난다. 두 번째는 재고이익이다. 원유를 들여올 때 유가보다 지금 유가가 더 높으면 재고로 인한 이익이 발생한다. 이 또한 유가가 오를 때 재고이익이 늘어나므로 유가 상승 시 정유 기업은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개별 종목 관련해 전기차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첫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텐데 2차전지 소재, 부품과 장비를 만드는 회사를 특히 눈여겨봤으면 한다. 2차전지를 만드는 회사는 완성차업체가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지만 소재나 장비회사는 그렇지 않다. 2차전지를 생산하겠다고 나서는 회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가 늘어나 수혜를 보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막혔던 세상이 다시 열리는 리오프닝 관련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월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들어갔다. 앞으로 여행 신규 모집과 항공 수요가 활발해질 거로 예상된다. 그동안 여행, 레저활동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질병이 잠잠해지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막혔던 여행이 재개되면서 상당 기간 여행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형태가 될 텐데,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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