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은행권, 1분기 대손충당금 ‘뚝’…부실대출 ‘착시’ 대비해야

금융당국 “충당금 산정 기준 마련 중”
코로나19 금융지원·금리인상 변수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전분기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미국발 금리 인상에 추후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사전 대처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압박 중이다.  
 
5대 은행 대손충당금 추이

1분기 은행 충당금 반토막…당국 “추가적립” 압박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3096억원이다. 전분기 대손충당금(6390억원)보다 51.5%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충당금을 미리 적립해 부실대출을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선진국 경기둔화와 국내경제 하방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급격한 금리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면서 “대손충당금 산정시 미래 전망 정보를 합리적으로 반영토록 개선하기 위해 현재 은행권 테스크포스(TF)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또한 지난 3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들에 충당금 적립을 강조했다. 당시 정 원장은 “대내외 충격에도 은행이 자금 중개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평상시 기준에 안주하지 말고 잠재 신용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현재 건전성 지표가 좋은 상태이며, 추후 부실도 감당 가능하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기준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양호하다. NPL이란 총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은행별 NPL비율은 ▶KB국민은행 0.20% ▶신한은행 0.36% ▶하나은행 0.24% ▶우리은행 0.28% ▶NH농협은행 0.23%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 입장에선 더욱 더 보수적으로 은행들을 압박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은행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하게 충당금을 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부실 반영 X…건전성 착시 주의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속 2년간 이어진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면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대출원리금은 291조원에 이른다. 구체적으론 ▶만기 연장 276조2000억원 ▶원금 상환 유예 14조5000억원 ▶이자 상환 유예 2440억원 등이다. 문제는 이 대출에 대한 잠재 부실이 현재는 반영되지 않아, 금융권의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보이는 ‘착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한국은행 또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되는 등 차주들의 부채 상환 부담은 날로 커져간다. 한은에 따르면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연간 대출 이자만 평균 16만4000원 늘어난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76%에 달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부실 차주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4대 국내 은행의 충당금 잔액은 총대출채권의 0.44%로 전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과거 부도율 중심으로 (충당금을) 산정하다 보니 대출자의 미래 부도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 침체 장기화 시 대손 비용이 급증하고, 이는 금융 안정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im.yoonju1@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직원 절반 연봉 5억 넘어”…‘꿈의 직장’ 이곳은

2뉴진스 '버블검' 조회수 폭발...하이브 '반등' 초읽기?

3'요리왕' 이원일 셰프, '캠핑 요리의 왕' 가린다

4걸그룹 출신 日비례의원, 당선 93분만에 사퇴, 이유는

5엔·달러 환율 158엔 돌파…34년 만 최저

6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제치고 ‘세계 3위 부자’ 되찾아

7“임영웅 콘서트 티켓 팔아요”…8000만원 뜯어낸 30대 감형, 왜?

8웨딩 시즌 더 잘 나가…2030 여성 필수템된 '이 옷'

9휘발유 가격 5주째 상승세…“다음주에도 오른다”

실시간 뉴스

1“직원 절반 연봉 5억 넘어”…‘꿈의 직장’ 이곳은

2뉴진스 '버블검' 조회수 폭발...하이브 '반등' 초읽기?

3'요리왕' 이원일 셰프, '캠핑 요리의 왕' 가린다

4걸그룹 출신 日비례의원, 당선 93분만에 사퇴, 이유는

5엔·달러 환율 158엔 돌파…34년 만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