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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마스크 호재에도”…체력전 밀린 ‘아모레·LG생건’, 화장발 언제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시장 전망치 하회 추정
중국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약 20% 감소 예상”
길어지는 중국 봉쇄령에 북미 진출 공략 총력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화장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화장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 ‘빅2’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엔 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분위기로 화장품 수요가 늘며 ‘꾸꾸(꾸미고 꾸민)’ 트렌드가 다시 떠오르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업계가 중국 봉쇄 여파로 실적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매출 20% ‘뚝’…따이공 끊기며 면세점 매출도 ↓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29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FN가이드는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감소한 1조318억원, 영업이익은 56.4% 줄어든 3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한 1조9352억원, 영업이익은 26.6% 줄어든 2511억원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 감소는 면세점과 중국 매출이 회복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법인 매출이 16% 감소할 것이며 국내 채널에서는 면세 매출이 30%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과 면세점 매출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체 해외 매출에서 각각 70%, 5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법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면세점 매출은 중국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면세점 매출은 따이공의 발길이 끊기면서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던 2019년 국내 면세점 연간 매출액은 24조8586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엔 15조5051억원, 2021년 17조8333억원으로 떨어졌다.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화장품업계 전체로 봤을 땐 얼어붙었던 시장 분위기가 풀려가는 건 맞지만,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 자체가 자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바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 해제됐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업계 실적이 반등할 기회라고 보기엔 좀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측은 “내부에서도 증권사 리포트에 나오는 전망을 확인했고 분위기를 파악 중”이라며 “1월엔 올림픽 개최로 해외 이동제한이 있었고, 3월과 4월엔 중국이 아예 봉쇄되면서 1, 2분기에 실적 타격이 컸었는데 현재는 그래도 나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비즈니스 부진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인 부분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시장’으로 눈길…반등 노리지만 “시간 걸릴 것”  

 
BTS 미국 콘서트 아모레퍼시픽 부스. [사진 아모레퍼시픽]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한 돌파구로 북미 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이상 늘었다. 지난 7월 진행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도 라네즈가 뷰티&퍼스널케어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로 등극했고,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도 완판됐다는 설명이다.
 
북미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미국의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하퍼’ 브랜드의 운영사인 ‘Tata’s Natural Alchemy’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클린 뷰티는 자극적인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자연 유래 성분 등 안전한 원료로 구성해 만들어진 화장품을 의미한다. 2000년대 들어서 유럽에서 시작돼 현재는 미국 뷰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다.
 
LG생활건강이 미국의 헤어케어 전문 기업 파루크와 AI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적극적인 M&A(인수합병)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한 미국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의 지분을 인수, 2019년 8월에는 미국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하며 미주 시장 진출에 첫발을 내딛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화장품업계의 실적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코로나가 재확산되며 상하이 등 대도시가 봉쇄되고, 베이징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봉쇄에 준하는 엄격한 통제가 시행되면서 중국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북미 시장도 아직 진출 초기 단계라 중국만큼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19가 완전히 풀려 분위기 자체가 바뀌면 그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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