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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뭐길래…국내·외 기업 공동연구 가속화

불치병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 높아…미국·유럽 등 10여 년 전부터 조 단위 투자
셀트리온-고바이오랩, 장 질환 치료제 개발 맞손
지놈앤컴퍼니,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연구 추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과 손을 잡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의 미생물과 유전 정보를 이용한 소화기계 치료제나 면역항암제 등을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미생물을 활용해 다양한 난치병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에 국내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아직 허가받은 신약이 없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빅파마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면서 건강기능식품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준비하는 등 사업 모델도 확대하는 분위기다.
 
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은 셀트리온과 종근당바이오, 유한양행 등 기업들과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잇달아 맺었다. 이 기업들이 개발하려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퇴행성 뇌질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이다.
 
고바이오랩은 올해 상반기부터 셀트리온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면역질환 치료소재인 KBL385 균주와 마이크로바이옴 균주를 대상으로 비임상 효능을 연구하고, 셀트리온이 연구 비용과 기술, 연구 협력을 제공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고바이오랩의 스마티옴 플랫폼도 사용된다. 스마티옴 플랫폼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과 5000여 종의 미생물,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술이다. 면역과 대사,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능성 균주와 균주에서 유래한 유효물질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바이오랩은 건선과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KBL697의 임상 성과도 확대해나간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KBL697의 임상 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미국과 호주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는 글로벌 빅파마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독일 머크와 미국 머크(MSD), 화이자 등과 임상 시험을 함께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지놈앤컴퍼니가 주력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GEN-001이다. 지난 3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GEN-001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하는 담도암 대상 임상 2상 IND를 신청했다.
 
지아이바이옴과 이뮤노바이옴 등은 올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아이바이옴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대장암 치료제 GB-X01. 회사는 GB-X01의 임상 1상을 진행한 후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 병용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뮤노바이옴은 염증성 장 질환과 자폐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IMB002는 올해 임상 1상 IND를 신청하고 내년 말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외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에서 자폐증까지…기대 높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 

국내 기업이 잇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뛰어드는 이유는 아직 정복하지 못한 여러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이 개발된 후 마이크로바이옴이 염증성 장 질환은 물론 암이나 자폐증, 당뇨 등에도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의 수많은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말한다. 미생물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면역 작용에 관여하는 등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두 번째 유전자’라고도 불린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은 10여 년 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조 단위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위해 2007년 국립보건원의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유럽에서는 2008년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8개 국가의 정부, 기업 연구소가 참여한 ‘장내 메타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여기에는 2100만 유로(약 28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는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FDA의 생물학적 제품 자문위원회(VRBPAC)는 스위스 제약사 페링이 개발 중인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 감염증(CDI) 생물학제제 RBX2660에 대해 시판허가 권고를 내렸다. FDA가 VRBPAC의 의견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이를 반영해 허가를 결정한다. 미국의 세레스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CDI 치료제 SER-109를 출시하기 위한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연평균 7.6% 성장해 2023년까지 1087억 달러(약 125조80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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