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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스크포스팀, 朴회장에 직보 체제

태스크포스팀, 朴회장에 직보 체제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두산그룹의 ‘뛰어난’ 사업구조개편의 산실은 ‘트라이-씨(Tri­C)’팀. 두산그룹 기획조정실내 태스크 포스팀. 그룹 전체의 생존을 짊어진 개혁실무팀이다. 두산 변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 팀의 출발은 창업 1백주년인 96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은 91년 페놀사건이 불러왔던 그룹위기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사업구조개편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맥주사업의 실패가 누적돼 95년 말에는 현금흐름이 -9천억원, 적자가 1천4백19억원에 각각 달했다. 창업이래 최악의 경영위기에 봉착해 있던 때였다. 당시 박용곤 회장, 현 박용만 기획조정실장 같은 그룹 회장단은 수렁에 빠진 그룹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고 창업 2세기의 미래를 향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비상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보고서는 오너에게 직보해 두산은 ‘트라이-씨’팀 창립 직전인 95년 12월 ‘두산 리스트럭처링 플랜’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사업구조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업의 양과 질이 당초 예상보다 방대해지자 어쩔 수 없이 외부의 손을 빌리기로 결심한다. 즉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맥킨지사와 손잡고 이 작업에 착수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트라이-씨’팀이다. 이 팀은 당시 두산이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그룹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음을 반증한다. 팀 구성은 초기엔 두산 7명, 맥킨지 5명이었지만 일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두산 10명, 맥킨지 10명으로 늘어났다. 팀장도 초기 김철중 상무에서 지난 10월 최광주 이사로 바뀌었다. 트라이-씨 팀은 얼핏 ‘그룹 변신을 시도해 보는 팀(Try­C)’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룹에 ‘도전(Challenge), 창조(Create), 변화(Change)의 3C를 불러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 그룹변신에 필요한 많은 일을 했다. 첫 작품은 96년 3월에 나온 ‘두산그룹 3단계 발전 계획’ 보고서다. 즉 그룹이 97년까지 주력사업을 방어해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98년까지 핵심사업 확장으로 성장프로그램에 착수하고, 99년까지 미래사업을 위한 대안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95년의 ‘두산 리스트럭처링 플랜’보다는 어려운 그룹상황에 맞춘 현실적인 구조조정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96년 10월에는 투하자산이익률(ROIC;Returm On Invested Capital)와 ‘현금흐름’(Cash Flow)의 중요성을 그룹측에 제시했다. 사업구조를 철저하게 수익과 현금 위주로 전환하라는 뜻이었다. 그후 강력히 진행된 두산의 한국3M 및 한국코닥 주식매각, OB맥주 영등포공장 매각, 코카콜라 음료사업 매각, OB맥주와 두산음료 합병들이 모두 이 개념에서 나온 결과였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그룹 기조실의 개편도 이 팀의 작품이다. 환경·정보전략팀을 빼내 인력을 30%나 줄이면서 대신 각 계열사의 경영감독을 한층 강화한 게 개편의 골자다. OB맥주가 ‘OB라거’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도매상 위주로 영업전략을 전환해 성공한 것도 이 팀의 연구결과다. 이 팀의 특징은 오너에 대한 직보(直報)체제다. 그룹의 미래나 사업전략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 보고서는 오너측인 박실장을 거쳐 박용오 회장에게 바로 올라 간다. 이 팀은 출발 초기엔 사업구조조정팀, OB맥주개선팀, 그룹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평가팀의 3개 하부조직을 거느렸지만 지금은 그룹관리팀, OB맥주개선팀만 운영하고 있다. 그룹 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평가팀은 지난 10월 기조실 기구 개편 때 아예 기조실내 경영관리팀으로 떨어져 나갔다. 현재 그룹관리팀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이후의 계열사별 경영성과에 대한 감독 강화방안, 기조실 재편 및 평가시스템 방안과 21세기 미래사업들을 연구하고 있다. OB맥주개선팀은 채권관리를 통한 영업력 제고 방안, 벤치마킹을 통한 원가절감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팀은 3대 프로젝트 수행 방법론을 갖고 있다. 즉 그룹 구조조정의 방향제시, 영업력 제고 같은 계열사들의 성과 향상 방향제시, 인력의 질 향상 방향제시다. 한편 구조조정과 관련, 이 팀의 이신영 대리는 “어떤 경영환경에서건 흑자를 내는 게 구조조정 작업의 최종목표”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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