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시티폰호 좌초 위기

시티폰호 좌초 위기

발신전용 휴대전화인 CT-2(일명 시티폰)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시티폰의 통화품질에 대한 불만이 커진데다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이 예정보다 빨리 ‘통신전쟁’에 뛰어들면서 사업전망이 더욱 어두워진 것. 특히 단말기 공급부족을 겪을 만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PCS에 맞서 셀룰로폰쪽도 반격을 서두르고 있어 시티폰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티폰 사업자별 누적적자 규모도 수백억원에서 1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가입자수에 의존해야 하는 매출액이 시설투자비나 마케팅비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과 나래이동통신은 정보통신부에 시티폰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뜻까지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신 기존의 무선호출기 사업과 인터넷폰·콜백서비스와 같은 별정통신사업 등 다른 통신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주머니속 공중전화’로 불리는 시티폰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수도권에서 먼저 닻을 올린 시티폰은 7월 전국 서비스에 들어갔다. 9개 지역 11개 사업자로 덩치를 불린 시티폰은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10~20대를 중심으로 꽤 인기를 모았다. 지난 3월 7만8천명이던 가입자수가 9월에는 66만2천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9월 들어 PCS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가입자 증가세가 평소 5분의 1로 크게 줄어든 것. 10월까지 가입자수는 68만4천명에 그쳤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시티폰이 휘청거리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셀룰로폰과 PCS의 마케팅 공세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 됐다. 셀룰로폰·PCS 사업자들이 20만원에 이르던 보증금을 2만원의 보증보험료로 대체했고 단말기 보조금도 20만~30만원씩 지급, 가입자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 특히 셀룰로폰보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 통화품질이 뛰어난 PCS가 나오면서 틈새시장을 노리던 시티폰 사업자들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유선망 접속료, 전국 4만5천여 기지국 전파사용료 등으로 요금수입의 65% 정도를 한국통신에 내야 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나머지 수입으로 광고·홍보·영업비 등을 메워야 하는데 시티폰 가입자들이 기존의 무선호출기 사용자인 경우가 많아 결국 제살 깎아먹기인 셈이다. 게다가 기지국 공동설치로 고정비용을 그나마 줄였지만 사업계획서를 낼 때보다 필요수가 늘어 투자비 부담이 커졌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소송에 세금 사용하지 말라”…가수 이승환, 콘서트 취소한 구미시장에 법적 대응

2“한국은 경쟁국보다 규제 과도해”…대한상의 ‘첨단 전략산업 규제 체감도 조사’ 결과 발표

3실손보험료 내년에 더 많이 오른다…3세대 실손은 20%까지 올라

4 윤 대통령, 공수처 2차 출석 요구 불응…공수처 "기다릴 것"

5성탄절 낮 최고기온 11도까지…눈은 없지만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

6내년 주요 시공사 계획 분양 물량 14만6000여 가구…2000년 이후 최저치 기록

7한우부터 삼겹살까지 반값...홈플러스, 인기 먹거리 특별 할인

8아메리칸 항공, '기술 문제' 미국내 모든 항공기 운항중지…한 시간만에 해제

9이스라엘 의회, 비상사태 1년 연장

실시간 뉴스

1“소송에 세금 사용하지 말라”…가수 이승환, 콘서트 취소한 구미시장에 법적 대응

2“한국은 경쟁국보다 규제 과도해”…대한상의 ‘첨단 전략산업 규제 체감도 조사’ 결과 발표

3실손보험료 내년에 더 많이 오른다…3세대 실손은 20%까지 올라

4 윤 대통령, 공수처 2차 출석 요구 불응…공수처 "기다릴 것"

5성탄절 낮 최고기온 11도까지…눈은 없지만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