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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 ‘대주주 지분변동 파파라치’최형욱 ㈜아이스코어 사장…“8∼9% 추가 수익률 올려”

[화제인물] ‘대주주 지분변동 파파라치’최형욱 ㈜아이스코어 사장…“8∼9% 추가 수익률 올려”

최형욱 사장은 “주식투자자들은 먼저 내부자거래를 파악한 다음에 주식 매수 매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메디슨넷컴스토리지·KDS·서울전자통신·델타정보통신의 공통점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국내 유일의 내부자거래정보 제공업체인 ㈜아이스코어 최형욱 사장(45)은 이색질문부터 던진다. 일반인이 보면 아무리 뜯어보아도 연관성이 없는 기업들. 하지만 그의 눈에는 공통점이 단번에 들어온다. 공통점은 이렇다. 이들은 대주주 지분 변동이 유난히 잦았던 회사들이고, 결국에는 모두 부도나 주가 조작 사건 등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다. 메디슨의 경우 대주주 이민화씨가 2001년 11~12월께 53만주(14억원 상당)를, 김영모 상무가 1만주(3천만원 상당)를 팔아치웠다. 아이스코어는 그래서 2001년 12월15일 ‘메디슨 강력매도’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려주었다. 메디슨은 결국 2002년 1월29일 부도처리됐다. 델타정보통신의 경우 김청호 사장 등이 2002년 8월2일 1백54만주(42억원 상당)를 팔아치웠다. 아이스코어는 8월6일날 즉각 ‘델타정보통신 매수회피’ 경보를 울렸다. 결국 8월23일 희대의 주가 조작 사건이 터져 여의도 증권가가 떠들썩했었다. 최형욱 사장. 요즘 증권사에서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그가 대주주 지분, 정확히 말하면 내부자 지분의 변동만을 전문적으로 쫓아다니는 사나이이기 때문이다. ‘내부자 지분변동 파파라치’라고나 할까. 아무튼 독톡한 사업아이템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거래소 및 코스닥 증권 당국·증권사들도 눈을 부릅뜨고 관심 있게 그를 지켜보고 있다. 그의 사업모델은 어찌보면 상당히 단순하다. 대주주·최대주주·특별관계인·사장·임원 같은 내부자들은 단 한 주를 사고 팔아도 공시를 통해 체킹이 된다. 5% 이상 지닌 일반투자자도 마찬가지. 이 내부자들이 사고 판 정보를 분석, 가공해서 투자자·증권사들에게 ‘돈 되는 콘텐츠’를 파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돈 되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고도의 가공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내부자들은 중장기 회사전략을 짜고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주가를 직접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은밀한 속내는 애널리스트도 펀드매니저도 일반투자자도 끝내 알 수 없는 비밀영역이다. 천하의 애널리스트가 찾아와도 사장이나 임원들은 불리한 기업 비밀은 절대로 털어놓지 않는다. 대신 유리한 것만 홍보하려고 들 게 뻔하다. 심하게 말하면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개미투자자들이 ‘포장된 기업정보’에 간혹 속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따라서 그런 내부자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판다는 건 결코 예사롭지 않으며, 이들의 움직임을 가공, 분석하면 고급 투자정보가 된다는 게 최사장의 지론이다. 상식적으로도 내부자들이 사들이면 주가가 오르고, 내다 팔면 떨어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내부자거래를 분석한 정보로 앞으로의 주가 향방을 1백% 맞출 수는 없다. 다만 내부자거래 정보를 시스템으로 분석해서 맞출 확율만을 높일 뿐이다. 최사장이 말하는, 잘못된 투자자 상식 중 하나. 흔히 내부자거래는 코스닥 일부 종목에서만 일어난다고 여기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코스닥이든 거래소든 대형주든 소형주든 가리지 않고 연중 숱하게 일어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통계치를 꺼낸다. 2001년 9월3일부터 2002년 7월31일까지 11개월 동안 일어난 일인데, 거래소는 내부자 거래 매수가 1백36건, 매도가 83건이고, 코스닥은 매수가 1백40건, 매도가 85건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이나 엇비슷하다. 거래소 대형주(자본금 7백50억원 이상)의 경우 매수 34건, 매도 25건이 발생했는데 이중에는 삼성전자도 3건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대형주(자본금 1백억원 이상)의 경우 매수 31건, 매도 16건이 발생했다. 그가 지난해 9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내부자거래 정보는 외국에선 보편화된 증권투자 정보 서비스 중 하나다. 우리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생소한 정보들이지만 외국에선 ‘기본 중 기본’이란 얘기다. “내부자거래 정보는 외국 증권 포털 사이트의 기본 메뉴입니다. 세계 60개국 이상에 진출한 금융정보 서비스인 톰슨 파이낸셜은 내부자거래 정보로 유명하지요. 블룸버그 뉴스를 보내주는 블룸버그닷컴·MSN머니센트럴·스마트머니닷컴·훌닷컴 같은 금융 포털들도 내부자거래 정보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CSFB디렉트(4위)나 스코트레이드(8위)·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로커리지(10위)·마이 디스카운트 브로커(15위) 등도 모두 내부자거래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는 교수(세명대 국제통상학과) 출신의 비즈니스맨이다. 교수 시절 우연히 본 톰슨 파이낸셜과 골드뱅크 창업자 김진호씨 기사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증권전문가 길’을 새롭게 걷게 된다. “2000년 초 당시 이 사이트도 알게 되고, 김진호씨가 지분을 다 팔고 1%만 갖고 있다는 기사를 본 겁니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주주가 자기 지분을 다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 회사 주식을 사려는 일반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라는. 대주주 지분변동 정보를 알려주는 사업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화살’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다. 주변 친지·친구들에게 이 사업아이디어를 전파했더니 “최교수가 그 일에 대해서 제일 많이 아니까 차라리 그런 회사를 만들어서 사장이 되는 게 어떤가”라고 했다. 그래서 ‘등 떠밀려서’ 2000년 8월에 회사를 세워 사장이 되었다. 주식으로 먹고사는 주식벤처(2001년 4월에 내부자거래 분석시스템으로 벤처기업으로 지정되었음) 사장이지만 특이하게도 KS마크(경기고-서울대)의 서울 공대 기계과 출신이다. 문과와 이과를 마음껏 넘나든 경력도 실력도 화려하다. ㈜대우를 다니다가 교수에 꿈을 두고, 85년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건너갔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국제금융공사(IFC), 국제문화교류(CICE)를 다녔고, 98년에 국제재무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 그가 변신을 한 것이다. 그 좋다는 교수직을 마다하고 험난한 비즈니스맨을 자청한 자체가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다.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 영업에 들어갔기에 아직 엄청난 떼돈을 번 건 아니다. 그런데 뭘 믿고 뛰어들었을까.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아이템·진입 장벽이 두터운 아이템이라고 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을 했죠. 대주주 지분변동 분석 시스템이요? 말이 쉽지 흉내내는 게 불가능합니다. 개발비만 해도 14억원이나 들어갔고, 이 시스템은 이미 특허출원까지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내부자 정보를 분석만해서 콘텐츠를 판매할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콘텐츠를 활용해서 투자를 해도 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한다. ‘내부자 지분변동’ 정보 안에 돈이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직접투자에 나서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콘텐츠 정보가치를 스스로 검증해 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2001년 9월3일부터 2002년 6월30일까지 내부자거래가 발생한 2백76종목을 매수추천했는데,추천 후 2개월이 지나서 보니, 시장(주가지수)은 6.7%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종목들은 8.2% 오른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흔히 시장을 비트했다(이겼다)고 하죠. 매도도 마찬가지입니다. 1백79종목을 매도추천했는데 시장이 6.7%가 올랐고, 이 종목들은 거꾸로 3.4%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서 투자하면 평균 잡아 시장보다 연 8~9%포인트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래선가. 그는 일단 두 가지를 준비 중이다. 하나는 콘텐츠 판매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장기적으로는 이 콘텐츠를 활용해서 투자자문업이나 자산운용업을 하는 일이다. 현재 대우증권 등 4개 증권사에 이 콘텐츠를 유료공급하고 있는데, 최종 목표는 국내 40여개 증권사 모두다. 증권사가 끝나면 다음 목표는 1백50여개 투자자문사. 그는 투자자문사들은 대주주 지분변동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한다. 코스닥이나 거래소기업의 많은 기업들은 투기등급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의 채권을 투자자문사들이 투자용으로 대량 보유하고 있는데,부도가 나면 채권은 휴지가 된다. 그런데 부도와 대주주 지분변동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얘기. 최사장은 20여개 자산운용사·투신운용사에도 이같은 콘텐츠를 판매할 생각이다. 아이스코어는 현재 유료회원(월 회비 22만원)도 받고 있는데, 목표 인원 수는 ‘의외로’ 80명에 불과하다. 더 늘릴 생각도 없단다.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판매가 주 목표이기 때문이다. 유료회원들에게는 매도·매수종목을 아예 ‘찍어’준다. 또한 대주주 지분변동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재미있는 건, 아이스코어가 자리만 잡으면 거꾸로 ‘디마케팅’에 들어갈 것이란 최사장의 호언장담이다. 디마케팅은 거꾸로 영업을 안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영업도 끊어버리는 전략이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정보의 가치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까? “자산운영 허가를 받은 다음에 우리 콘텐츠 정보만 갖고도 자산운용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그 정보를 돈 받고 남에게 팔 이유가 없지요. 자산운용업을 하면 1천억원 이상은 굴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시장수익률보다 8~9%포인트 더 높게 운용할 수 있다면 그 금액이 얼마인줄 아십니까. 1천억원이면 9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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