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부자에게 몰빵 투자란 없다

부자에게 몰빵 투자란 없다

‘정보=돈’이다. 그래서 부자들의 정보 수집법에는 ‘돈의 비밀’이 들어 있다. 부자들은 일종의 ‘계’라고 할 수 있는 비공식 모임을 8∼10개씩 갖고 있다. 이들 계를 통해 돈이 아닌 ‘정보 품앗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벤처계·채권계·임대계·부동산계 하는 식이다. 투자의 테마에 따라 열명 안쪽의 사람들이 모임을 만든다. 여기서 투자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유망한 투자처가 나오면 함께 모여 투자 여부를 결정짓는다. 독특한 점은 만장일치제라는 점. 한 명이라도 ‘노’하면 투자하지 않는다. 그 한 사람의 ‘노’라는 판단 뒤에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슨 도표나 공식을 통해 리스크를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직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석자들은 모두 총자산 1백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기 때문에 ‘돈에 대한 후각’이 남다른 사람들이다. 그런 부자들도 좋은 투자처가 나왔다고 혼자 ‘몰빵’ 지르는 법이 없다. 구성원이 나눠서 투자한다. 그만큼 리스크가 분산된다는 얘기다. 만장일치라는 제도 역시 리스크 최소화의 비법이다. 부자 7∼8명의 직감이 모두 OK라면 거의 완벽한 크로스 체크가 되는 셈이다. 그만큼 실패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실제로 이들의 투자는 실패율이 거의 없다고 참석자는 전한다. 한마디로 ‘검증된 대한민국 최고의 돈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시스템’인 셈이다. 물론 아무나 이런 모임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총자산 1백억원 이상은 부자여야 한다. 둘째 벤처형 부자는 ‘가입불가’다. 상장 또는 등록을 통해 단시간에 부자가 된 만큼 부자의 재능이 검증됐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일 테다. 대신 상속형 부자는 환영이다. 하지만 상속형 부자들도 또 하나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셋째 조건, 즉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품이어야 한다. 너무 튄다거나 과소비형은 ‘사절’이다. 대신 학력은 전혀 보지 않는다. 서울에는 이런 모임이 약 50여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자들이 요즘은 어떤 것에 투자할까? ‘그냥 쉰다’가 정답이다. 정권교체 전후 6개월은 쉰다는 게 이들의 불문율. 이 시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안 하는 게 돈 버는 것’이라는 게 부자들의 생각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하나은행, ‘자산관리 명가’ 입지 굳건히…신탁·펀드·연금 1위

2모래 먹이며 괴롭혔는데…시의원 자녀엔 솜방망이?

3신영운용 “19년 운용 노하우 담았다…단단한 연금 포트폴리오 제안”

4NH아문디 “글로벌 ESG 운용 노하우로 ‘연 5~7%’ 수익 목표”

5삼쩜삼, ‘학교 밖 청소년’ 취업과 역량 계발 지원 나서

6금감원, 과열된 ‘고려아연·영풍’ 들여다본다...회계 심사 착수

7삼성화재, 오프라인 캠페인 ‘보이는 러닝’ 진행

8김홍국 하림 회장 “HMM 내놓으면 다시 인수 검토”

9“한강 효과 보험사에도 대단”…교보라이프플래닛, 앱스토어 금융 부문 1위

실시간 뉴스

1하나은행, ‘자산관리 명가’ 입지 굳건히…신탁·펀드·연금 1위

2모래 먹이며 괴롭혔는데…시의원 자녀엔 솜방망이?

3신영운용 “19년 운용 노하우 담았다…단단한 연금 포트폴리오 제안”

4NH아문디 “글로벌 ESG 운용 노하우로 ‘연 5~7%’ 수익 목표”

5삼쩜삼, ‘학교 밖 청소년’ 취업과 역량 계발 지원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