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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뜨고’, 상가는 ‘지고’

토지는‘뜨고’, 상가는 ‘지고’

내년의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각 분야별로 올해를 결산하고 오는 2003년의 신규 사업 계획을 구상하느라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시점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90년 초 부동산 활황에 견줄만큼 기록적으로 가격이 폭등해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아야 할 만큼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 쳤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속에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아파트 가격과 분양권 프리미엄의 폭등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이상 기류를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에서는 수차례 ‘당근’과 ‘채찍’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이상 기류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결과적으로 하반기들어 정부의 지속적인 안정 대책 효과에 힘입어 점차 부동산 시장은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울러 정권 교체에 따른 전반적인 정치적 불안감·북한 핵 문제 대두·거시경제 지표의 하락세· 가계금리의 상승기조 등으로 2003년의 경제 전망은 대체로 상승세를 지속하기 보다는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선수는 어려울 때를 놓치지 않는다 전반적인 경제전망이 어둡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논리상 투자자금은 그냥 머물러 있지는 않는 법. 어딘가 있을 틈새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여건이 좋을 때는 누구나 다과의 문제일 뿐 소기의 결실을 얻게 마련이다. 투자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좀 다르다. 좀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노력이 있지 않는 한 좋은 결과를 얻기란 참으로 어려운 노릇이다. 가진 돈이 많이 있다면 어려운 시기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현금의 효용이 최대한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급매물·부실자산·경매와 공매 물건 등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생성되는 한시적 매물들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없이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소액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재태크 전략을 세워야 할지 궁금한 노릇이다. 어떤 타이밍에 어떤 상품을 어떻게 매입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의 기조는 유동성 자금을 중심으로 단타위주 투자행태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소액투자자는 우선 급한 마음으로 서둘렀다가는 ‘큰손’들의 희생양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파트,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선도 실수요자 또는 소액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 볼 만한 부동산 상품을 중심으로 재테크 전략을 정리해 본다.

◇아파트=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헤게모니를 주도할 것이다. 올해 부동산 가격폭등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도 바로 강남의 아파트였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시중 여윳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분양권 전매를 통해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가세했고,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참여하면서 올해 아파트는 단연 가장 믿을 만하면서도 안정적인 재테크 상품 NO.1이었다. 내년 신규 공급물량이 감소되고,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공급된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아파트 시장은 투자자에게 그리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를 실수요자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단타 위주의 투자가 아닌 바에야 프리미엄 거품이 어느 정도 제거된 신규 입주물량을 주의깊게 살펴 보아야 할 시기인 것이다. 아울러 입주를 앞둔 분양권 시장에도 나름대로 틈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보다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평생 살 내 집을 신중하게 골라 볼 수 있는 때라고 보아도 좋은 것으로 판단된다.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와 세계경제의 불안요인 증가 등 새로 출범하는 정권에서 단기간내 정책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단번에 인위적으로 조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수입금액 범위 내에서 적절한 대출을 활용한 내집 마련 또한 실수요자에게는 바람직한 재테크가 아닌가 싶다.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올해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부각된 오피스텔은 용적률 강화라는 정책적 테마가 결국 없던 것으로 끝나면서 결과적으로는 강남지역과 수도권의 임대수요 증가로 강세로 출발했다. 대기물량의 일시적 공급과 입주물량의 증가로 인한 수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오피스텔의 전반기 활황을 이어 받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었던 ‘큰손’들에게는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잠실 롯데월드 골드와 목동 현대 하이페이온2 등은 갈 곳 몰라 요동치는 단기 부동자금의 적나라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실수요자, 소액투자자는 내년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상품투자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나마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던 전매제한 대상이 아니라는 정책적 매력 등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정부의 끊임없는 부동산 안정대책의 위신을 떨어뜨린 대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미 넘쳐났던 공급물량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앞두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으로서의 매력도 점차 덜해질 것이다.

◇토지=아파트 -> 주상복합, 오피스텔 -> 토지로 옮겨가며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던 올해와 비교해 볼 때 그나마 아직도 각종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있는 토지 시장은 내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지역 그린벨트 해제 예정·판교 신도시 개발·파주금촌 택지개발지구 주변 등 다양한 재료를 가진 토지 시장에 대하여 정부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확대·거래동향 감시구역 확대·토지거래 빈번자 국세청 통보 등으로 틈새를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잃은 부동 자금은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 등에 비하여 전방위적인 규제가 덜한 토지 시장을 그냥 놔둘리가 없을 것이다. 수도권지역·지방 대도시·지방 개발가능지역 등으로 그 대상을 넓혀가며 미래 투자 가치를 겨냥하며 발 빠르게 이동할 것이 예상된다. 다만, 소액투자자의 경우 토지상품에 투자 시 목돈이 장기간 잠기게 돼 환금성의 제약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욕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상가= 상가는 공급물량 과다로 인한 수익률 급락이 보인다. 주택시장 견제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저금리로 인한 양호한 수익률 등으로 올해 2천여곳 이상의 상가가 신규 분양됐다고 한다. 상가만큼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민감한 부동산 상품도 적을 것이다.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올해 상가 공급물량의 단기집중으로 입점시점 수익률 하락 예상돼 가능한 소액투자자의 경우 투자에 신중해야만 한다. 다만, 실수요자 또는 소액투자자의 경우 배후상권이 탄탄한 단지내 상가 또는 택지개발지구내 근린상가 등은 신중한 시장조사를 전제로 선택하다면 저금리시대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02-548-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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