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겨냥한 포스트PC 봇물
|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 이동중 이메일이나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디스플레이어를 공개했다. | 개인용컴퓨터(PC) 후의 PC- ‘포스트(Post) PC’ 시장이 뜨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각각 내장형(임베디드) 산업기기 개발과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 구축을 위해 모바일 산업에 대한 5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세계 제1의 정보통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1일 삼보컴퓨터·LG전자·삼성전자 등 PC ‘빅3’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포스트PC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이는 미국 독일 등 IT선진국과 비슷한 투자규모와 인력이 들어갈 사회 하부구조(인프라) 혁신 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산업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PC 성장세 ‘뚝’= 포스트PC 출현 배경은 두 가지다. 우선 지난 3년간 한자릿수로 떨어진 PC시장의 불황 타개책 마련과 새로운 수요창출이 그것. IT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의 하천타 선임연구원은 “지난 1999∼2000년 Y2K 특수와 인터넷 PC 열풍에 힘 입어 6백40여만대의 PC가 판매됐었다. 통상 물리적 수명과 성능 격차로 인한 PC 교체 주기가 3∼4년임을 감안할 때 당시 판매분 중 2003년 1분기 현재 교체 필요 물량은 3백20여만대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불안·부동산관련비용 증가·가계부채비율 증가 등 거시경제적 악재 요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소비심리는 계속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는 기업물량 역시 마찬가지로 3분기 이후에나 살아날 기미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PC시장 규모는 7∼8% 성장한 2백90만∼3백여만대로 소폭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 그러나 이는 15∼20% 성장세를 달려왔던 PC시장에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PC업계는 새로운 ‘킬러(핵심) 애플리케이션’ 발굴에 나섰으며, 이 결과 개인휴대단말기(PDA)·태블릿PC·씬클라이언트 등 신개념PC와 포스트PC가 쏟아지게된다. ▶‘신개념 vs 포스트’= 올해 출시될 이들 PC의 종류는 20여가지. 2003년은 이들 제품의 시장성 검증과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해야 될 것은 미디어센터PC·슬림PC·태블릿PC(이상 신개념PC)·스마트디스플레이·PDA·씬클라이언트·무선멀티미디어어댑터(이상 포스트PC).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이들 제품들 속에서 그 차이점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신개념PC와 포스트PC로 분명히 나눠진다. 양 제품은 제품구조와 기능상 강조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신개념PC가 운영체제(OS)·중앙연산장치(CPU)·부품 등에서 표준화된 PC 제품구조를 따른다면, 포스트PC는 개별 제품별로 독자적인 구조를 가진다. 또 신개념PC가 범용성을 바탕으로 특정기능의 고도화를 추구한다면, 포스트PC는 특정기능을 중심으로 관련기능의 흡수를 추구한다. 그러나 4∼5년내에 포스트PC의 제품구조 표준화와 신개념PC의 제품형태 다양화, 포스트PC의 성능 개선 등으로 양 제품의 영역은 무의미해 질 전망이다. ▶‘포스트는 가정용PC’= 최근 MS가 선보인 ‘스마트디스플레이’는 10여개의 포스트PC 제품군 중 하나다. 키스 화이트 MS 전무는 “코드명 미라(Mira)로 알려진 이 제품은 당사의 태블릿PC 미디어센터PC 등 포스트-신개념PC 전략인 ‘어메이징(Amazing)PC’ 시리즈 중 하나”라며 “이 제품은 집안 내 어디에서나 웹 검색·e메일·음악감상 등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말했다. 즉 스마트디스플레이는 서버와 802.11b 무선랜으로 연결된 정보단말기 역할을 맡는다. MS는 자사의 윈도XP 프로페셔널을 데스트톱PC로 활용한 서버로 삼고 스마트디스플레이는 OS로 ‘스마트디스플레이용 윈도CE(모바일기기용 OS)’를 탑재한 것이 그 예. 별도의 PC용 기능이 필요없는 만큼 사용의 편의성과 편리성에 제품 설계를 맞췄다. 터치스크린과 1Kg 미만의 무게, 3∼4시간분의 전지용량이 그 예. MS는 올연 말 음성인식 기능을 부가할 계획이다. 김진식 LG전자 책임연구원은 “PC와 연동 활용됨으로 PC 수요 진작과 개별 제품으로서의 새로운 수요창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3월 삼보 출시= 3월 삼보컴퓨터의 ‘플레이앳패드(Play@Pad)’를 시작으로 LG전자·삼성전자 등이 선보인다. 삼보는 8.4인치 초박막형 액정화면(TFT-LCD)에 무게 680g, 두께 1.7cm로 초단박경량인 것이 특징. 여기에 인텔 모바일용 CPU인 ‘엑스스케일-400MHz’에 주메모리 64MB와 리튬이온전지 등으로 성능을 보강했다. LG전자는 15인치 화면에 도킹시스템을 채택한 것이 특징. 최재형 선임연구원은 “두께 2.25cm에 무게 2.2Kg 등으로 다소 크고 무거우나 도킹구조로 본 기능에 PC모니터 기능까지 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10.4인치와 15인치 두 형태로 선보인다. 고성곤 삼성전자 과장은 “한국과 미국시장을 목표로 마케팅과 영업 방향을 설정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MS의 내장형기기 관련 국내사업을 총괄하는 나기철 DST 사장은 “3개사 외에도 LCD 생산업체들과 제품생산을 논의 중”이라며 “올연 말까지 2∼3개사가 추가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격= 아직 3개사 제품 모두 가격은 미정이다. 그러나 CNet 등 IT전문뉴스에 따르면 NEC 벤큐 등이 출시한 제품가가 1천∼1천3백 달러로 기능에 비해서 고가라는 지적. 이에 대해 키스 화이트 MS 전무는 “아직은 초기 고급사용자(Early-Adapter)층에만 매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2∼3년 내 대량생산-소비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 3백달러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거환경 역시 장애로 남을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리서치의 한 관계자는 “당 제품기술의 대부분은 무선통신 환경에 맞춰졌으며 이것이 장점”이라며 “그러나 국내 가정집 대부분이 아파트와 30평형대라는 것을 감안할 경우 별도의 무선단말기가 필요하느냐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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