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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에 성공하려면]실력, 친화력, 평판 3박자 갖춰야

[전직에 성공하려면]실력, 친화력, 평판 3박자 갖춰야

전직(轉職)이 직장인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잡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많은 인사전문가들은 “인재를 평가하는 것은 종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떤 한 과목만 강조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자기 계발을 위한 전직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 있다. 경력직으로 더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특기가 있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전문적 능력이 있어야 기회가 온다. 김영욱 LG전자 인사부장은 “범용기술이나 일반 경영자의 경우 대기업에 있는 기존 인력으로도 충분히 충당이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특별한 기술이나 전문적 지식이 없을 경우 수천, 수만명과 경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경력직을 채용하는 경우는 스페셜리스트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관리자나 제너널리스트의 경우 대기업의 맨파워가 어느 집단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안승준 삼성전자 상무는 “경력직을 쓰는 이유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에 즉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회사로 온 경력자가 현장에 투입돼 즉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조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만큼 자기 분야에 대해 정통해 있어야 된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의 경우 조직에서도 인정받고 조직 적응도 쉽다. 이처럼 뛰어난 실력이 경력사원의 최고 덕목이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실력 못지 않게 조직 적응력,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시한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 모두가 “경력직을 뽑을 때 실력 못지 않게 조직 적응력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최양기 CJ그룹의 상무는 “경력직 취업자들은 회사를 옮겨본 사람들이다. 다른 조직문화를 경험했고 ‘머리가 굵어’ 새로 가르치기도 힘들다. 때문에 우리와 기업문화를 공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조직에 와서 적응할 수 없으면 실력발휘가 안 되기 때문에 CJ의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경력직 채용에서 제외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강동 현대차 인사팀장도 “인사는 결국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한 개인을 위해 조직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이 조직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IT기업이나 증권사 등 금융업의 경우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커리어 컨설팅 전문 다국적 기업인 DBM코리아의 김은주 팀장은 “금융업과 IT 등 개인의 능력이 회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업종의 경우 팀플레이보다 개인 플레이가 많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보상이 더욱 철저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공동체 문화와 조직문화가 강한 한국적 특성상 한국기업은 외국기업보다 인재를 뽑을 때 조직 융화도를 더 많이 보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 인사팀장은 경력직 채용 면접시 가장 훌륭한 대답으로 “이 회사의 비전과 문화가 맘에 들어서 왔다”는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한국 기업이 경력직 채용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바로 평판. 특히 전직장에서의 평판이 어떠냐가 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배부장은 “예전에 경력직으로 뽑은 어떤 직원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길래 이전 직장의 인사팀에게 물어보니 거기서도 똑같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며 “결국 해고조치를 했지만 그때는 인사 담당자들이 실수 한 셈”이라고 얘기했다. 인사담당자들은 특히 전직을 한지 3년이 안 된 사람들이 다시 경력직 채용에 응시한 경우 일단 전직장에서의 업무태도를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더 나은 직장으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경력관리 전문업체인 파워잡의 정철상 차장은 “현재 있는 직장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전직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별 도움이 안 되는 공부에 매달리거나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업무에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확실한 능력 검증인 셈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경우 실력·친화력·평판 등 3박자를 갖추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조건이 좋다고 무턱대고 회사를 옮기다간 나중에 자신의 경력이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김한석 IBK컨설팅 사장은 “능력 있다고 여기저기 부름받아 옮기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전직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장래에 CEO가 된다는 생각으로 경력을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잘못하다간 정작 자신의 몸값을 높여야 할 40대 이후에 막상 갈 곳이 없어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경력목표를 설정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강혜숙 DBM코리아 선임컨설턴트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고민한 후 그에 맞는 일을 구하라”고 충고했다. 좋은 커리어패스(carrier path)는 자기가 있던 직장보다 규모·권한·명성이 큰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이거나 규모가 작을 경우 전문성이 극대화 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다. 큰 물에서 놀거나 아니면 아주 전문적인 일을 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지 않고 연봉은 올라갔지만 권한이 줄어들거나 신기술이 없거나 이때까지 해온 업무와 생소한 업종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향후의 자신의 포텐셜을 깎아 먹는 것이 된다. 경력 목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장기적인 전략이다. 인사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가장 안 좋은 전직의 경우가 ‘홧김에 옮기는 것’이다. 전직을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경우 전직장보다 나쁜 조건으로 옮길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최양기 CJ 상무는 “경력직 중 전직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직장을 옮기고 3∼4년간 열심히 일해서 업적을 내고 몸값을 올려 다시 다른 직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4∼5년간 장기적 계획을 세워 전직해야 더 좋은 조건으로 옮길 수 있다. 전직을 하려는 사람들이 또하나 참고해야 할 사항이 바로 이력서. 월가에서는 3개월에 한번씩 이력서를 쓰며 자신의 경력을 관리한다. 파워잡의 정차장은 “한국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OO년 입사, OO년 퇴사’만 반복돼 있는 경우가 많다. 매년 자신의 이력서를 새로 쓰고 자신이 회사에서 수행한 프로젝트·상훈·실적 등을 기록해 두면 전직 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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