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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창업 ⑮] “건강 붐 타고 부업 →본업 전환”

[돈 버는 창업 ⑮] “건강 붐 타고 부업 →본업 전환”

박상규 이롬라이프 광진동부지사 대표는 아내가 부업으로 시작한 생식 판매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해 대리점을 급성장시켰다.
황성주 생식으로 유명한 이롬라이프 광진동부지사 박상규(40) 대표의 아내인 김이순(37)씨는 지난 1998년 암으로 고생하는 친정 어머니 때문에 암 관련 자료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항암치료 등을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당시 그가 만난 사람이 유명한 암전문의인 황성주 박사. 암에 관련된 책을 읽어 보니 현대의학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는 방사선과 항암치료밖에 없었다. 그나마 부작용도 심했다. 그런데 황박사는 화학조미료나 식품첨가제 등이 전혀 없는 유기농을 먹으면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개인이 완벽한 유기농산물을 먹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황박사가 개발한 것이 황성주 생식이었죠.” 어머니에게 황성주 생식을 복용시키면서 자신도 생식을 먹었다. 생식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지자 김씨는 자신도 복용할 겸 아예 이롬라이프에서 부업을 시작했다. 부업을 하던 중 지난 2001년 8월 이롬라이프에서 방문판매 사업설명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후 대리점을 개설하기로 마음먹고 남편과 상의를 했다. “대리점 가맹비가 3백만원이었습니다. 남편과 상의했더니 설사 이롬라이프가 유령회사라 돈을 다 날린다 해도 사는 데 지장없으니 한번 해보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보증금 3천5백만원, 사무실 집기 등 1천5백만원을 들여 40평 규모의 사무실을 얻었다. 처음에는 김씨의 힘으로만 대리점을 운영해 갔다. 그러나 점차 규모가 커지자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효성그룹 계열의 동성건설에 근무하고 있던 박대표가 2001년 말에 합류하게 된다.

5천만원 투자, 월 매출 1억원 넘어 “13년 동안 건설회사에서 기획과 관리 업무를 해왔을 뿐 대리점 사업은 처음이었어요. 그러나 아내가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뒤 합류했기 때문에 남들보다는 수월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롬라이프 대리점 사업은 대리점주인 박대표가 직접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보험회사 설계사 조직과 유사한 ‘건강설계사’를 통해 생식을 판매하는 구조다. 때문에 건강설계사(Health Designer)를 늘리고 관리하는 게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1차 증원 대상은 기존 고객들이었다. 이미 생식을 복용하고 있는 고객들이라 인간적인 유대관계도 있었고 제품을 신뢰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고객 중에는 본인이 암환자이거나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례로 광진지사에서 최고의 실적을 보이는 팀장급 건강설계사 중에는 17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다 고객이 된 사람도 있다. 생식으로 효과를 본 후 학생들 과외수업으로 생활하던 그는 박대표와 김씨의 제의를 받고 건강설계사로 변신했다. “위암 말기 환자였지만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해 한 달에 3백∼4백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죠. 암환자가 이렇게 인생역전할 수 있는 사업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광진지사에는 암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 고생했던 할머니 건강설계사도 근무한다. 하지만 증원 과정이 결코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일을 시작했지만 영업 실적이 나오지 않자 지치는 건강설계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판매한다는 그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래도 꾸준한 설득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 봤다. 자신이 지나치게 인간적인 면만 강조하다 보니 ‘직업의식’의 중요성을 놓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생식을 먹어본 사람들이라 제품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직업의식에 약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인간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성공한 여성 직업인’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지금 영업이 힘들고 어렵지만 남편의 월급에만 의존하는 삶보다는 성공적인 여성의 삶을 꾸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성공하는 여성’이라는 삶의 비전을 제시한 것이죠. 이런 비전을 받아들인 건강설계사들이 서서히 ‘직업과 금전’ 측면 모두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실적이 좋은 건강설계사들이 팀장급으로 성장해 신입 건강설계사를 같이 이끌어가고 있다고 한다. “건강설계사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서 크게 배운 게 있습니다. 장사꾼을 키워서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리더를 키워야 합니다. ‘1명의 아름다운 리더가 1백명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이해 못했는데, 지금은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광진동부지사에는 리더로 성장할 건강설계사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증거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건강설계사들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저희 지사의 건강설계사 중에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래형 리더의 모습 중 하나죠.” 현재 광진동부지사 건강설계사는 모두 3백여명. 이 중 50∼60명은 매일 출근하는 인력들이다. 불과 2년 만에 이렇게 급성장한 대리점은 이롬라이프에서도 광진동부지사 외에는 거의 없다고 한다. 광진동부지사의 매출(소비자판매가격 기준)은 월 1억∼1억5천만원에 달한다.

건강사업은 유망한 미래사업 박대표에게 이렇게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아서 시대흐름을 잘 탔다”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자 각 언론에서 건강에 생식이 좋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더군요. 타이밍이 잘 맞은 거죠. 이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건강사업은 미래사업이라는 겁니다.” 황성주 생식의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주로 암환자 등이 생식을 복용했죠. 하지만 황성주 생식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건강과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박대표는 건강설계사와 고객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인다. 건강설계사의 생일이나 경조사는 빠짐없이 챙긴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건강설계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하지 않으면 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에도 열심이다. 프로 직업인으로 건강설계사들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장을 늘리고 교육을 강화했다. 교육 내용은 본사에서 만들어 놓은 ‘CPS’(Career Pass System)를 활용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제반 제품 지식에서부터 판매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을 박대표는 “비전을 가진 전문직 여성”이라고 말한다. 모든 세일즈와 마찬가지로 생식 판매 사업도 고객관리가 생명이다. 특히 생식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는 제품으로 재구매율이 1백%에 달한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되는 비즈니스인 것이다. 박대표는 “보험은 한 번 가입하면 금세 또 가입하기 어렵지만 생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평생 먹는 제품이죠. 때문에 저를 포함해 광진동부지사 식구들에게 평소 인간적인 관계를 잘 만들어둬야 한다고 늘 강조합니다.” 박대표가 성공한 데는 부부간의 시너지도 한몫 했다. 김씨는 “혼자 했었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면 남편이 당장 기획을 하더라고요. 건강설계사 관리용 서류 등은 남편의 힘이 컸죠”라고 말한다. 감성적 접근을 하는 김씨의 아이디어와 박대표의 기획력과 논리가 접목된 것이다. “동성건설에서 13년간 주로 기획·관리 파트일을 해온 것이 일을 꾸미고 기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박대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지금 광진동부지사의 경영은 주로 박대표가 맡고, 김씨는 자폐증인 막내아들 뒷바라지에 전념하고 있다. 그래도 박대표는 늘 중요한 문제는 아내 김씨와 협의하여 아이디어를 빌린다. 박씨는 현재 이롬라이프 전국지점장 교육 시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남을 가르친다는 새로운 경험이 즐겁다고 한다. “자신의 강의를 듣고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낍니다.” 사업을 하면서 남들을 가르치는 선생 역할을 하는 것도 삶의 즐거운 경험이라는 게 박대표의 얘기다. 박대표와 김씨의 꿈은 광진동부지사를 건강 관련 솔루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장사 수준을 탈피한 지금부터 건강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3∼5년 후에는 최첨단 극장식 교육장을 갖추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매출도 지금보다 몇 배 키우고 싶고요. 건강과 관련된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 부부에게 예비 창업자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주변에서 3억∼5억원을 갖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망한 사람들을 숱하게 봤습니다. 초기에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자만심을 갖게 됩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작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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