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둥지 튼 글로벌 사모펀드…한국, 아시아 투자 허브로 부상”
작년 투자 규모 1380억달러
초대형·초소형 딜이 주도

1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모펀드 투자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아폴로(Apollo)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서울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국을 전략적 투자 중심지로 여기고 있다. 또한 한국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커지는 중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아태 지역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해 불확실성을 딛고 올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1380억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딜 건수는 주춤했지만, 시장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엔 중형 거래가 줄고 초대형·초소형 딜이 주도하는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 10년 평균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비중은 거래 가치 기준으로 대형(상위 2%), 중형(3~8%), 소형(하위 90%)이 각각 3분의 1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엔 대형 딜 비중이 42%, 소형 딜 30%를 기록했다.
중형 딜은 28%에 머물러 양극화가 심화했다.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대형 딜 건수는 30건으로 2022·2023년과 비슷했지만, 거래 총 가치가 전반적으로 줄며 대형 딜이 차지하는 비중이 6.8%로 2023년(5.6%) 대비 오히려 늘었다. 불확실성이 심해지고 중형 딜 부진이 이어지며 양극화를 부추긴 것이다. 소형 딜 전략으로는 볼트온(동종기업 인수) 거래가 부상하며 2021~2024년 공시 딜의 27~31.5%를 차지해 2010년대 중반 대비 볼트온 거래가 두 배 증가했다.
지난해 아태지역 사모펀드 업계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서두르지 않았다. 나아가 2024년 아태지역 사모펀드 업계에서 중단됐던 엑시트가 재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바이아웃 기회 1734건 중 19.5%(338건)가 과거 매각 실패 후 6개월 이상 멈췄다. 단순히 거시경제 환경이 변화하거나 주가 조정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다시 엑시트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과거 성공 모델을 활용하거나 유사 자산·공급업체에 투자하며 안전성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선 PEF가 사업부 매각 및 비핵심 자산 인수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PEF들은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보다 유연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저평가된 기업(PBR 기준)이 증가하며 PEF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PEF들의 한국 시장으로의 확장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아폴로, ICG(Intermediate Capital Group)등 글로벌 PEF가 서울에 거점을 마련하는 등 한국 시장이 자본 조달처이자 동시에 새로운 투자 중심지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남상욱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One M&A 리더는 “아태지역 사모펀드 시장이 각광을 받으며 거래 규모의 양극화, 엑시트 전략의 변화는 물론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도 관측되고 있다”며 “리포트를 통해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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