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창업27]“신선한 재료 쓰니 매출 배로 늘어”
[돈 버는 창업27]“신선한 재료 쓰니 매출 배로 늘어”
대기업서 배운 마케팅 전략 구사 하지만 문제는 업종과 퇴사였다. 샌드위치는 그간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업종이었고, 만약 창업을 한다면 누군가는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한달 이상을 고민했다. 조사장 내외는 전임 샌드데이 과천점 사장을 몇번이나 찾아가 샌드위치 사업의 전망을 묻고 또 물었다. 조사장 내외의 열정에 감복했는지 전임 사장은 사업 전망이나 노하우는 물론 매출·손익 같은 영업비밀도 알려주면서 “사실 여러 인수자들이 왔었지만, 조씨 내외가 인수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조사장 내외는 그래서 “어차피 창업을 하긴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일단 여자가 나와 샌드위치 창업을 하고, 남자는 조금 더 회사에 다니면서 사업 추이를 지켜보기로 하자”고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부인 안영미씨는 멀쩡히 잘 다니고 있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래뵈도, 제가 대우증권 도곡동 지점 업무팀장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갑자기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요. 사표를 냈지만 한동안 수리가 안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지요.” 조사장 내외는 결국 2002년 9월8일 창업의 나팔을 불었다. 점포 위치는 4호선 정부종합청사역 인근의 과천시 중앙동 KT빌딩 옆 중앙빌딩 1층이었다. 실평수 10평 규모의 샌드데이 과천점을 내면서 그들은 새로운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창업자금 9천만원을 어떻게 조달했냐고요? 대출도 받고요. 집사람 퇴직금에다가 갖고 있던 우리사주도 팔았습니다.” 창업 초창기에는 샌드위치 만드는 일 자체를 우습게 보았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다. 안영미씨는 “샌드위치 만들 때 주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갑자기 그렇게 하다 보니, 손가락이 마비되고 붓는 일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창업이라는 걸 곧 깨달았고, 이에 적응하는 데 근 한달은 걸렸다. “초반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다시 복직을 해달라는 회사 측 요청을 다시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라니까요.” 고생을 하기는 당시 대우증권 업무개발부의 조영증 과장도 마찬가지였다. 회사를 다니면서 부인이 하는 매장까지 퇴근 후에 매일 2시간 정도 관리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피곤에 절어 살았다. 조사장은 부인의 창업 이후에 회사생활을 오래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사업을 크게 일으켜야겠다는 야망 때문이었다. “집사람이 일단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대기업에 다니면서 배운 몇가지 마케팅 전략, 예를 들어 맛이나 고객만족 경영 등을 구사한다면 지금보다 매상을 훨씬 더 많이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부인이 사람 하나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정작 버는 건 대우증권 다닐 때 받던 월급과 엇비슷한 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조사장은 지난 8월31일 부인에 이어 사표를 쓰고 샌드데이 사업에 전업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만 구사하면 크게 일어선다는 그의 판단은 옳았다. “전임 사장이 가게를 넘겨줄 때 하루 매출이 20만원만 되면 장사 매우 잘 한 것이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하루 평균 매출이 40만원을 넘습니다. 전임 사장 시절의 두배를 거끈히 넘긴 것입니다.” 매출이 치솟아 오르게 한 조사장의 비결은 간단하다. 먼저 가장 큰 비결은 맛과 정성이다. 샌드위치 맛만 있다면 거리 불문, 가격 불문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는 걸 조사장은 잘 알고 있었다. “지난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양상치 가격이 폭등했었습니다. 그때 양상치 한박스 가격이 평소의 5∼6배로 치솟았고, 10만원도 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변함없이 가장 좋은 양상치를 사서 썼습니다.” 샌드위치 맛은 신선한 재료가 생명이라는 샌드데이 본사 측의 지침을 끝까지 지키면서 이같은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음식값보다 더 비싼 택배비 거의 매일 농산물시장으로 나간다. 밤 11시에 들어오는 가장 싱싱한 양상치를 직접 구입해 그 다음날 아침에 곧바로 샌드위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조사장은 “이게 샌드데이 과천점 맛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는 주요 재료인 피망이나 토마토·당근도 이런 식으로 가장 싱싱한 것만을 구입한다. 맛으로 승부를 걸다가 일어난 에피소드. “지난 11월 얘기인데, 하루는 모 은행 수유지점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희는 그 지역에 광고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화가 왔다는 게 참으로 희한합디다. 아무튼 샌드위치 10인분 2만8천9백원어치를 택배로 보내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택배비를 알아보니, 3만5천원이나 되더군요. 택배비가 음식값보다 더 비싼데 굳이 여기서 샌드위치를 시킬 필요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은행 측은 맛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택배비를 부담할 테니, 그래도 보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조사장은 “아마도 샌드데이 과천점에서 드시고 가신 손님이 동료에게 맛을 보여주기 위해 이처럼 어려운 주문을 일부러 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70%가 테이크아웃 신종 마케팅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9월부터 과천점에 투입된 그는 샌드데이의 배달 사업에 치중했다. “샌드위치는 70%가 테이크아웃입니다. 와서 사간 다음에 먹는 것이나, 배달을 해서 먹는 것이나 똑같다는 겁니다. 저는 샌드위치점들이 그간 배달을 안 했던 게 너무 이상했어요. 게다가 과천은 오토바이로 5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배달도 쉽지 않습니까?” 배달로 매출이 껑충 뛰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객밀착 경영도 눈길을 끈다. 주요 손님인 중고생들이 오면 그는 손님들 사진을 일일이 찍어서 벽면에 붙여주면서 손님과 점포와의 거리감을 없애고 있다. 또 재미있는 사진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손님들이 샌드위치를 주문하고서는 사진을 보면서 심심하지 않게 기다리곤 한다. 이외에 게시판을 만들어 중고생 손님들의 가게 비평에도 일일이 답장을 해주는 정성도 아끼지 않고 있다. 조사장은 요즘 샌드데이 매출과 수입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다. 물론 수입은 대우증권에 내외가 함께 다닐 때 버는 ‘더블인컴’(두 사람의 월급)보다 월등하게 많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나이 먹어서도 계속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샐러리맨 생활은 웬만큼 나이를 먹으면 어차피 그만둬야 하기 때문에 조사장 내외는 창업의 길에 나선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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