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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무차입 바탕으로 공격 경영 시동”

[화제기업]“무차입 바탕으로 공격 경영 시동”

신한종합개발은 지난 2002년 법정관리를 벗어난 뒤 지난해 4천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리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직원 회의 모습.
중견건설회사 신원종합개발이 5년간의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로 모그룹인 신원그룹이 쓰러지자 신원종합개발(이하 신원개발)은 지난 1998년 7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자체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모기업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만큼 5년 만인 2002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났고, 그해 반도체 석영사업으로 유명한 원익그룹에 인수되면서 신원개발은 제2의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새 주인을 맞이한 뒤 신원개발에는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일단 직원들 사이에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지난해 3월 현대건설에서 신원개발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시영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3년 내 건설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그리고 직원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사실 신원개발은 법정관리 전만 해도 시공능력을 인정받던 회사였다. 지난 93년에는 신원컨트리클럽 공사로 한국 건축문화 대상을, 지난 96년 제1회 살기 좋은 아파트 선발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업력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파주·고양 등 주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를 비롯해 4천억원가량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 대한건설협회가 실시하는 시공능력 평가에서 지난 2002년 1백73위를 기록했던 신원개발은 불과 1년(2003년) 만에 1백24단계를 뛰어올라 49위를 기록하는 약진을 보였다. 부채 ‘0’의 건실한 재무구조=신원개발이 시공능력 평가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건전한 재무구조 때문이다. 공사실적 평가액·경영평점·기술능력 평가액·신인도 평가액 등으로 구성된 시공능력 평가에서 신원개발은 공사실적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적었음에도 경영평점에서 우수한 판정을 받았다. 신원개발은 실질 부채가 하나도 없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총자산(자본+부채) 1천8백억원 중 부채를 제외한 실질자본금은 1천2백억원. 6백억원의 부채도 신원개발 소유인 서울 남부터미널 국제전자센터의 임대보증금이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국제전자센터 옆 국제전자센터Ⅱ 건물의 유치권 매각이 성사돼 매각대금 2백30억원이 올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사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클린 컴퍼니가 된 만큼 올해에는 공세적인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큰 회사보다 경쟁력 있는 회사=공세적 경영을 펼치지만 그 방향은 ‘덩치’가 아닌 ‘경쟁력과 수익성’이다. 이사장은 그룹 계열사와 플랜트 그리고 주택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대형 건설회사와 달리 주택 위주로 영업을 하는 중견업체들은 현재 성장의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이들 업체들은 자금력 때문에 관급 공사에 적극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 등 민간공사는 수익성이 높지만 경기에 너무 민감하고, 관급 공사는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안정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가능한 틈새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주목하는 사업이 바로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과 연계한 공동사업 개발이다. 신원개발은 올해 지방자치단체 등과 공동 투자해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기존 주택사업을 등한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형 건설사와 경쟁을 피하는 특화전략을 펴는 동시에 주택사업은 주택사업대로 자체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방침이다. 이사장은 “투자 목적보다는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영업 전략”이라고 말한다. 청약 경쟁률이 높은 아파트보다는 설사 경쟁률이 떨어지더라도 적당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아무리 브랜드가 좋아도 터무니없으면 누가 사겠습니까. 저희는 철저하게 실수요자 입장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겁니다.” 신원개발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자체 브랜드도 도입했다. 외래어나 조어(造語)가 아닌 한글 이름인 ‘아침도시’를 브랜드명으로 채택했다. 심현제 상무는 “두산은 여성(위브), 롯데는 귀족(롯데캐슬), 대림은 편안함(e편한세상) 등의 브랜드 이미지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이 중 현재 빠져 있는 게 ‘젊다’는 이미지입니다. 아침이란 이미지는 젊음과 통합니다”라고 브랜드 네이밍의 배경을 설명했다. 적극적인 주가 관리=신원개발의 올해 경영 계획표엔 ‘주가’ 관련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법정관리에서 탈피한 지 채 2년밖에 안 됐지만 그래도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이사장의 얘기다. “부채가 하나도 없고 주당순자산 가치도 2천4백원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액면가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신원개발의 1월2일 현재 주가는 3백45원. 액면가 1천원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원개발 측은 지난해에도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7월에는 주가 안정을 위해 20억원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했고, 11월에는 유동물량을 늘리기 위해 5천원에서 1천원으로 액면분할했다. 이사장은 “은행 금리 이상의 배당을 하고 필요하다면 자사주 소각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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