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영화계의 가장 잔인한 달
1월은 영화계의 가장 잔인한 달
A Winter Wasteland
T. S. 엘리엇은 틀렸다. 4월이 아니라 1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제임스 스페이더의 ‘수퍼노바’(Supernova)를 보라. 쿠바 구딩 2세의 ‘스노 독스’(Snow Dogs)는 어떤가. ‘쿵 파우. 주먹잔치’(Kung Pow: Enter the Fist)도 있다. 에, 주먹이라고? 매년 연초는 할리우드가 크리스마스 시즌(혹은 다른 시즌)에 차마 내놓지 못한 형편없는 영화를 개봉하는 바람에 관객들이 고통을 당하는 시기다. “우리는 1월을 신중하게 선정된 작품을 위한 기회로 간주한다”고 한 영화사 소식통은 주장했다. 그러나 정확하게 누구를 위해 신중하게 선정된 작품이라는 말인가? 잠깐 멈춤. “걸작들을 보는 데 신물이 난 모든 사람을 위해서.”
앞으로 한달 동안 미국에서는 오토바이 액션영화 ‘토크’(Torque), 오언 윌슨의 코미디 ‘빅 바운스’(The Big Bounce), 벤 스틸러와 제니퍼 애니스턴이 주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폴리’(Along Came Polly), 그리고 맨디 무어의 로맨틱 코미디 ‘체이싱 리버티’(Chasing Liberty)가 개봉된다. 이것들이 모두 실패할 것인가? 아직 뭐라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개중에는 일부 재미난 것도 있으리라) 내년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 왜 1월에는 좋은 영화를 찾아보기가 그렇게 힘든가? 간단히 말하자면 ‘타이밍’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 휴가시즌에는 아이들이 모두 방학을 해 “매일 밤이 토요일 밤”이라고 미라맥스사의 간부 릭 샌즈는 말했다. 1월이 오면 아이들은 다시 학교에 나가고 동부 지역은 날씨가 쌀쌀하며 극장은 관객들 호주머니와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크리스마스 특대작들로 여전히 북적댄다. 그래서 영화사들은 오래 전부터 1월을 그다지 호평받을 전망이 보이지 않는 싸구려 영화들을 내다버리는 시기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사정이 좀 나아졌다. 나이 어린 관객들은 크리스마스 대작들을 이미 봤기 때문에 새 작품을 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샌즈는 말했다. 또는 한 마케팅 소식통의 표현대로 “2천만~3천만달러짜리 작품으로 큰돈을 벌기에 좋은 시기”다.
3년 전 줄리아 스타일스가 주연한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는 개봉 첫 주말에 2천7백만달러를 벌었다. 1월 개봉된 새 영화로서는 신기록이었다. 지난해의 ‘캥거루 잭’은 총 6천7백만달러를, 애슈턴 커처가 주연한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자그마치 5천6백만달러를 벌었다. 1월에는 흑인이나 도시 청년을 대상으로 삼은 영화도 갈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넥스트 프라이데이’가 2000년에 5천7백20만달러를 벌었으니, 미라맥스의 ‘마이 베이비스 대디’(My Baby’s Daddy)와 아이스 큐브가 주연하는 워너 브러더스의 ‘토크’로서는 한번 기대해 볼 일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1월이 비주류 영화에 좋은 달임을 알게 됐다”고 워너 브러더스의 한 대변인은 말했다. “그래서 쓰레기나 버리는 달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10대들의 입장에서는 1월이라고 그리 나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지긋지긋한 겨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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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S. 엘리엇은 틀렸다. 4월이 아니라 1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제임스 스페이더의 ‘수퍼노바’(Supernova)를 보라. 쿠바 구딩 2세의 ‘스노 독스’(Snow Dogs)는 어떤가. ‘쿵 파우. 주먹잔치’(Kung Pow: Enter the Fist)도 있다. 에, 주먹이라고? 매년 연초는 할리우드가 크리스마스 시즌(혹은 다른 시즌)에 차마 내놓지 못한 형편없는 영화를 개봉하는 바람에 관객들이 고통을 당하는 시기다. “우리는 1월을 신중하게 선정된 작품을 위한 기회로 간주한다”고 한 영화사 소식통은 주장했다. 그러나 정확하게 누구를 위해 신중하게 선정된 작품이라는 말인가? 잠깐 멈춤. “걸작들을 보는 데 신물이 난 모든 사람을 위해서.”
앞으로 한달 동안 미국에서는 오토바이 액션영화 ‘토크’(Torque), 오언 윌슨의 코미디 ‘빅 바운스’(The Big Bounce), 벤 스틸러와 제니퍼 애니스턴이 주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폴리’(Along Came Polly), 그리고 맨디 무어의 로맨틱 코미디 ‘체이싱 리버티’(Chasing Liberty)가 개봉된다. 이것들이 모두 실패할 것인가? 아직 뭐라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개중에는 일부 재미난 것도 있으리라) 내년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 왜 1월에는 좋은 영화를 찾아보기가 그렇게 힘든가? 간단히 말하자면 ‘타이밍’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 휴가시즌에는 아이들이 모두 방학을 해 “매일 밤이 토요일 밤”이라고 미라맥스사의 간부 릭 샌즈는 말했다. 1월이 오면 아이들은 다시 학교에 나가고 동부 지역은 날씨가 쌀쌀하며 극장은 관객들 호주머니와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크리스마스 특대작들로 여전히 북적댄다. 그래서 영화사들은 오래 전부터 1월을 그다지 호평받을 전망이 보이지 않는 싸구려 영화들을 내다버리는 시기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사정이 좀 나아졌다. 나이 어린 관객들은 크리스마스 대작들을 이미 봤기 때문에 새 작품을 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샌즈는 말했다. 또는 한 마케팅 소식통의 표현대로 “2천만~3천만달러짜리 작품으로 큰돈을 벌기에 좋은 시기”다.
3년 전 줄리아 스타일스가 주연한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는 개봉 첫 주말에 2천7백만달러를 벌었다. 1월 개봉된 새 영화로서는 신기록이었다. 지난해의 ‘캥거루 잭’은 총 6천7백만달러를, 애슈턴 커처가 주연한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자그마치 5천6백만달러를 벌었다. 1월에는 흑인이나 도시 청년을 대상으로 삼은 영화도 갈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넥스트 프라이데이’가 2000년에 5천7백20만달러를 벌었으니, 미라맥스의 ‘마이 베이비스 대디’(My Baby’s Daddy)와 아이스 큐브가 주연하는 워너 브러더스의 ‘토크’로서는 한번 기대해 볼 일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1월이 비주류 영화에 좋은 달임을 알게 됐다”고 워너 브러더스의 한 대변인은 말했다. “그래서 쓰레기나 버리는 달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10대들의 입장에서는 1월이라고 그리 나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지긋지긋한 겨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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