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前 삼성그룹 자문교수
| 이창우 前 삼성그룹 자문교수 | 지난 1968년부터 99년까지 삼성그룹 자문 역할을 맡았던 이창우(72)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최근 「다시 이병철에게 배워라」(서울문화사)를 출간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회상한 이 책은 불황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분위기 탓인지 요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창업주가 사망하거나 그만둔 뒤 15년이 지나도 계속 번창하는 기업은 위대한 기업입니다. 이는 창업주가 만들어놓은 뛰어난 시스템 덕분이죠.” 87년 11월 타계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16주기인 지난해 그룹 주력회사인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43조5천8백억원)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교수는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 뒤에는 이병철이라는 뛰어난 인물이 있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이른바 ‘15년의 법칙’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 나오는 얘기다. 이교수는 그 책을 읽고 난 뒤 이병철 회장에 대한 책을 쓸 생각을 했다고 한다. “특정 인물의 능력만으로 굴러가는 기업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 사람이 빠지면 기업이 무너질 수 있거든요. 특정 인물이 아닌 조직의 힘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이교수는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고작 12.5년인 상황에서 창업주 사후 15년이 넘도록 흔들림 없는 삼성을 볼수록 이병철 회장의 탁월한 능력이 새삼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가 회상하는 이병철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일을 완벽하고 철저하게 한다’ ‘실행 뒤에는 꼭 반성한다’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반드시 분리한다’ ‘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복수로 일을 시킨 뒤 비교한다’ 등이다. 삼성 계열사들의 경영 스타일이나 임직원들의 업무 진행 모습은 이병철 회장의 이런 특성과 놀랄 만큼 닮아 있다. 이러한 경영철학이 삼성그룹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그는 또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삼성이 앞으로 3백년을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해 보라”며 “자자손손이 삼성을 경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삼성이라는 조직 자체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기억했다. 이교수는 “어찌 보면 이병철 회장은 지나칠 정도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정을 앞세우는 한국인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한 것 같다”며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삼성은 바로 그런 특성을 기업 전반의 기조로 삼았기 때문에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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