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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왕처럼 식사하고 싶다

때론 왕처럼 식사하고 싶다

TV 드라마 <대장금> 이 인기를 누리면서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궁중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의 결정체다. 맛에 보신(補身)과 장수(長壽)를 더해 누구라도 왕과 왕비처럼 먹을 수 있는 궁중음식점을 소개한다.


고궁


임금님을 위한 별미 비빔밥

전주에서 30년 동안 비빔밥으로 명가를 이룬 고궁의 서울 분점.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하지만, 수라상에 오르는 비빔밥 골동반(骨董飯)은 특별한 음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골동은 여러 가지 음식을 한데 섞은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골동반이란 이미 지어놓은 밥에 다양한 찬을 섞어 비빈 비빔밥의 일종이다.

고궁에서는 이를 한 단계 높여 궁중잡채 ·육회 ·녹두빈대떡 ·불고기 ·해물신선로 ·북어더덕구이 ·황포묵냉채 등 일품요리로 한 상 가득 차려 황제의 밥상을 받는 마음이 일도록 한다. 전주 전통비빔밥도 별미다. 묵직한 느낌의 놋그릇에 붉은빛 육회, 푸른색의 신선한 나물, 치자 물을 들인 노란 황포묵, 씹히는 맛이 좋은 오실과(밤 ·대추 ·은행 ·잣 ·호두)가 예술작품처럼 곱게 얹혀 나온다. 단맛이 적고 간이 강하지 않아 각 재료의 본래 맛이 잘 어우러진다. 특히 밥은 쇠고기 사골 육수로 지어 고슬고슬하고 담백하다.



석파랑


외국 바이어 접대에 적격

대원군의 별장으로 더 유명한 전통음식점으로 아담한 한옥과 그를 둘러싼 돌담, 작고 아담한 정원에 소복이 눈이라도 내리면 음식뿐 아니라 멋과 풍취에 취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석파랑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나가는 궁중음식을 기본으로 다양한 요리를 코스로 낸다. 제철에 나는 최고의 재료를 엄선해 현대화된 궁중요리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 양념을 최소화해 재료가 지닌 독특한 향과 신선하면서도 고급스런 자연의 맛을 살렸다.

코스요리는 다양하지만 전통죽으로 시작해 15가지 이상의 메인 요리로 구성된다.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는 찹쌀로 만든 밥과 다진 닭을 동그랗게 말아 튀긴 닭보양식, 쫄깃한 맛이 일품인 새우구이, 안심을 먹기 좋게 썬 후 찹쌀가루를 입혀 프라이팬에 구워낸 안심 편채 등이 있다. 전통을 유지하되 국제화 ·현대화 감각에 비중을 둬 외국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명가원


정갈하고 푸짐한 상차림

중남미 박물관과 용미리 석불입상 등 볼거리가 많은 경기도 파주는 하루 나들이 코스로 적당하다. 보광사 인근에 자리한 명가원은 전형적인 한옥 기와집 형태의 한정식집이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처마마다 걸린 청사초롱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고, 입구에 세워진 해학적 표정의 장승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정원과 안채 ·사랑채 ·행랑채가 눈에 들어온다.

15가지가 넘는 기본 반찬이 정갈하고 푸짐하게 차려지는데 특히, 꼬리찜과 육회 ·수육 ·닭냉채 등이 오르는 수라상에는 무려 31가지 반찬이 놓인다. 수라상이란 본래 왕과 왕비의 평상시 밥상을 말한다. 그러나 왕이 먹던 진귀한 음식을 내놓는다는 의미에서 화려한 상차림을 내고 수라상이란 이름을 붙였다. 모든 음식은 주문 후 즉시 만들기 때문에 보통 30분 정도 기다려야 정성스런 상을 받을 수 있다.



고려정


요리마다 전문 요리사 배치

조선시대 궁중음식을 재현한 전통 한정식이 특기다. 최고의 메뉴는 역시 임금님 밥상인 수라상 음식. 꽃게장 ·굴비 ·구절판 ·신선로 ·대하찜 ·소갈비찜 등 각 지방의 특산물을 이용한 전통 음식이 가득 차려진다. 찬은 어디에 젓가락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데, 일단 손이 가면 그 다음부터는 호사스러움 그 자체다. 호박죽으로 입맛을 돋우면 찬 음식에서 더운 음식 순으로 요리를 낸다. 계절에 따라 나는 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음식의 종류도 조금씩 변한다.

이 집의 특징은 요리마다 전문 요리사가 배치되어 있다는 점. 한결같은 음식 맛에 손님들이 감복한다. 끊어질 듯 잔잔하게 흐르는 국악 선율과 전통 한옥의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가 식당 색깔을 나타낸다. 2층은 여유로운 한국식 정원으로, 3층은 넓고 시원한 대청마루로, 4층은 전통 한옥 구조로, 5층은 민속공연장으로 꾸몄다.



지화자


한미리


한국의 집
궁중음식 인간문화재 황혜성 씨와 요리 전문가 한복려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코스요리는 전채요리로 죽 ·백김치 ·구절판 ·계절전채 등 찬 음식이 나온 뒤 대하찜 ·섬색전유화 ·너비아니 ·신선로 같은 따뜻한 음식을 차례로 낸다. 인공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02-2269-5834 창호지와 나무틀을 이용한 조명과 은은한 채도의 자수 벽걸이, 화려한 화조도 병풍이 고가구와 어우러져 품격이 돋보인다. 풀 코스로 제공되는 궁중음식은 정성과 품격이 배어나는 이봉주 씨(인간문화재 제77호)의 놋그릇과 소림 이석호 씨의 단아한 도자기 그릇 등이 궁중음식에 대한 정성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02-569-7165 아름다운 전통 양반가에서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곳. 한국의 집은 조선시대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사저터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내 ·외국인을 위해 정통궁중요리를 비롯해 한식을 내고 있다. 식사와 함께 전통예술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 02-2266-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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