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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메이커] “中 1등 기업 투자로 대박 기대”

[머니메이커] “中 1등 기업 투자로 대박 기대”

강방천 전무는 “금융전문학교를 세워 금융 선진화를 이루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난세(亂世)에는 영웅이 등장한다. 주가가 파도치며 투기판처럼 됐던 지난 1990년대에 떠오른 강방천(45)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전무는 증권가의 영웅이다. 그는 단돈 1억원을 1백50억원으로 불리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영웅에게는 범인(凡人)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강전무의 무기는 오랜 시간 주식을 보유하는 ‘인내심’과 시장 흐름과 반대로 행동한다는 ‘소수의 법칙’에 대한 신념이었다. 그가 89년 2만2천원에 매입한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전신) 주식을 6년 동안 기다린 뒤 47만원에 판 이야기는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강전무는 이에 대해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철학을 고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의 법칙을 고수했던 것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주식시장은 소수의 법칙이 강하게 적용됩니다.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행동하면 되는 거죠. 폭락하는 장세에 놀라 사람들은 내다 팔기에 바빴죠. 기업의 가치나 미래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거에요. 그리고 거품이 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주식을 사는 데만 정신이 팔리죠. 내다 팔 때 사고, 사들이기 시작한 다음 파는 식의 투자가 성공으로 연결된 거죠.”

IMF 때 1억을 1백56억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시장이 워낙 급변했던 때라 시장 상황에 대한 독특한 해석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는 “IMF 때는 일시적인 충격으로 좋은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하락했다”며 “이 때문에 싸게 주식을 구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남 신안 출신인 강전무는 지난 7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이듬해 경영정보학과에 재입학했다. “컴퓨터가 낯선 시절이었지만 언젠가는 컴퓨터의 시대가 올 것을 예상한 거죠. 컴퓨터와 경영 두 가지를 다 배우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대학 졸업 뒤 외국계 회사에 취직했지만 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강전무는 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 전산부에 취직하며 증권업과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전산 업무보다 주식에 매력을 느껴 동료들 어깨너머로 증권을 배웠다. “주식 쪽에서 일해도 되겠다는 자신이 들어 89년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증권)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해 달라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쌍용투자증권 신설동 지점으로 옮긴 그는 탁월한 종목선정으로 높은 수익률을 냈다. 능력을 인정받아 91년에는 본사 주식운용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95년에는 회사를 나와 본격적인 투자자의 길로 나섰다. IMF 위기로 침체된 주식시장은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됐다. 주가가 바닥을 길 당시 그는 수출 관련 종목인 영원무역과 대덕산업에 1억원을 투자해 98년 초 주가 상승기에 단숨에 3억원을 챙겼다. 강전무는 “당시 환율이 폭등하자 수출 관련 종목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 돈으로 대신증권·동양증권 등 증권사 우선주를 집중 매입했다. 6백∼7백원에 불과하던 주식은 불과 9개월 만에 1만원 이상에 거래됐고, 강방천 전무는 투자금액의 18배에 가까운 53억여원의 수익을 올리며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강전무는“위기가 지나고 기업 환경이 좋아지면 주식 거래가 다시 늘 것을 예측한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증권주를 처분해 ㈜한진·한진해운·삼성전자 우량주·삼성증권 등에 투자했다. 이런 투자방법으로 그는 99년에는 1백50억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기록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2∼3년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올리는 데 IMF는 기간을 짧게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강전무는 지난 99년 일부 주식을 팔아 30억원 규모의 에셋플러스투자자문㈜를 설립하고 투자자문가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에셋플러스의 지분 62%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지만 직함은 대표이사가 아닌 전무. 인사나 재무관리에 자신이 없어 전무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강전무의 사무실에는 커다란 중국 지도가 걸려 있다. 이 또한 ‘1등 국가, 1등 산업, 1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강전무의 지론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향후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많은 나라입니다. 거대한 땅덩이와 인구라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자본주의가 새롭게 시작한 덕분인지 의사결정 구조도 투명하더군요. 중국의 통신회사에 투자하고 있는데 커다란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융교육 발전 이끌고 싶다’ 그는 유가증권을 통해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내수 1등 기업들에 주목해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특히 보험·유기농·맥주·전략 분야에서 1위 중국 그룹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중국 투자와 더불어 강전무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금융교육 분야다. “그동안 주식은 쉬쉬하며 가르쳐왔지요. 그 과정에서 잘못된 주식 상식도 전해졌고요.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매매가 성행하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에게 삼성전자 우선주를 선물로 사줄 계획이다. 그는 “아들이 용돈 모은 것으로 사겠다고 해서 조금 보태줄 계획”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금융교육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과학고·외국어고는 많은데 합리적인 금융교육을 하는 금융학교는 없어요. 늘 아쉬워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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