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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해외사업에 주력”

“평생교육 ·해외사업에 주력”

지난 2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교. 방문학습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대교그룹의 강 회장은 ‘평생교육’을 몸소 실천했다.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비롯해 대학원을 10곳 넘게 수료했다. 그는 평생교육과 해외교육 시장을 통해 대교의 두 번째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한다.
‘교학상장(敎學相長)’. <예기> (禮記)에 나온 격언이다. 스승과 학생이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불어 성장한다는 뜻이다. 강영중(55) 대교그룹 회장은 이 격언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접견실에도 이 글귀를 걸어놓았다. 어찌보면 ‘교학상장’은 강 회장의 이력을 잘 요약하는 말이다. 그는 가르치면서 배웠고, 배우면서 대교를 키워왔다. 지난 2월에는 대교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강 회장은 1975년에 ‘종암교실’이라는 학원을 차려 83년까지 초 ·중 ·고교 과정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낮에는 교재를 연구하고 밤에는 학생들을 지도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그는 다시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 1987년에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어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고려대 정책대학원 노사관계과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고정보경영자과정 등을 마쳤다. 모두 10곳이 넘는 특수대학원을 다녔다.

“직접 가르치면서 효과적인 교수법을 터득했습니다. 배우던 학생이 그만두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교수법을 개선했습니다. ‘눈높이교육’ 프로그램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했어요. 학생으로 돌아가서도 어떻게 하면 배우는 사람에게 맞춰 지식을 전달할지를 많이 궁리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눈높이교육이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친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고객 중심 교육시스템인 셈이다. “교사는 길잡이입니다. 학생 스스로 앞으로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개별 학생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한 뒤 그 수준에 따라 80%를 전달하고 나머지 20%는 스스로 찾아내게끔 도와주는 것이죠. 학생은 이 과정을 통해 제 힘으로 지식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강 회장은 “가르칠 내용 전부를 잘개 쪼개 입 안에 넣어주면 성적은 높아지겠지만 문제해결 능력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대학 졸업자들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런 것 아닙니까.”

대교는 눈높이교육 회원이 240만 명에 이르며 회원 수를 기준으로 국내 어린이 학습지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교는 전국 32개 교육본부 산하 486개 교육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방문교사로 일하는 선생님은 약 1만4,600명. 선생님 한 명당 평균 164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국내 학부모들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 교육사업은 그래서 매출이 꾸준한 편이다. 대교는 지난해 매출이 8,050억원으로 약 5%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영업이익은 736억원으로 32%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02년 7.3%에서 지난해엔 9.1%로 높아졌다.

“교육사업의 안정적인 특성에 힘입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이 좋아졌습니다. 학습지교육은 대부분 월 회비가 2만5,000~4만원대로 저렴하기 때문에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또 체계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회원이 늘고, 여러 과정을 함께 듣는 병행학습률이 높아져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교육사업 성공의 3박자는 교사와 교재,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이다. 강 회장은 “대교는 고객과 접점에 있는 눈높이선생님에 대한 교육과 연수에 가장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그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전국의 교육센터를 돌며 방문교사들을 교육했다. 대교는 좋은 교재를 개발하기 위해 90년에 교육연구소를 설립했다. 교육연구소에서는 현재 200여 명이 ‘오프라인’ 교재와 함께 온라인 ·멀티미디어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영역에서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는 그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강 회장은 사업 초기에 일본 교육업체 구몬(公文)의 브랜드를 도입했다. 그는 하지만 일본식 발음 대신 ‘공문’을 고집했다. 공문 브랜드가 자리를 잡자 구몬이 트집을 잡았다. 일본식 발음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이를 거절하고 그가 개발한 브랜드와 교육 프로그램이 바로 눈높이다. “모든 임직원과 눈높이선생님들이 어린이 교육에 대한 사명감으로 뛴 결과 눈높이 교육은 이른 시일 내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대교는 송자 전 연세대 총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송 회장은 지난 2001년 3월에 대교 회장으로 왔다. 강 회장은 대교의 이사회 의장과 대교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경영전반은 송 회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중요한 의사 결정만 내린다고 그는 역할분담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요즘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연결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사람을 인간(人間)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배우고 자라고 일합니다.” 온라인만으로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대교가 28년간 구축한 오프라인 교육시스템을 사이버환경에 접목하면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대교의 온라인 교육포털 사이트인 에듀피아닷컴(www.edu pia.com)에는 150만 명이 가입했다. 에듀피아닷컴은 눈높이회원과 일반 회원에게 교육정보 ·학습자료 ·강의를 제공하고 학업 성취도를 측정해준다. 대교는 “에듀피아닷컴을 기존 학습지와 연계해 입체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산율 저하가 대교의 사업기반을 잠식하지는 않을까.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사회교육을 강조한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사회교육 상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지식이 요구되고, 실질적인 정년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수명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직장인 교육 ·재취업 교육 ·문화센터 교육 등을 비롯해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이르기까지 사회교육이 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강 회장은 “조만간 재교육과 평생교육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일도 강 회장의 주된 관심사. 대교는 이미 91년에 미국 LA에 교포 자녀를 대상으로 한 대교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이어 97년에는 캐나다와 홍콩에 진출했다. 대교는 해외에서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다른 사업에서처럼 1~2년 안에 실적을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강 회장은 그동안은 해외 교육시장에 맞는 교재를 만드는 등 준비하는 기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 가지 축이 제대로 돌아갈 경우 대교는 오는 2009년에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매년 15.7%씩 성장한다는 계산이다.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9.3%의 매출신장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였던 사회교육 등 신사업 비중을 50%로 높이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강영중 회장

1949년 경남 진주 生
서라벌고 ·건국대 농화학화 ·ROTC 10기
1976년 한국공문수학연구회 설립
1986년 ㈜대교로 법인 전환
1996년 대교그룹 회장
2003년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아시아배드민턴연맹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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