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부동산 혁명] KTX 따라 3만가구 새로 분양

[부동산 혁명] KTX 따라 3만가구 새로 분양

고속철도 KTX는 이미 국내 부동산가에 ‘폭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 역세권은 언제든지 불붙을 수 있는 화약고 같은 부동산 투자 유력지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충남 천안에서 아산으로 이어지는 21번 국도.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에 이르면 천안아산역사가 눈에 띈다. 천안·아산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4월1일 고속철도 개통에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아산신도시 개발 등 ‘재료’가 풍부해서다. 이를 반영하듯 역사가 들어선 장재리나 천안시 불당동 도로변에 가건물 형태로 ‘○○공인’ ‘○○개발’ 등 4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늘어서 있다. 천안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30%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5%대 상승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인기도 하늘을 찌른다. 역사 인근 천안 불당지구는 지난해 8월 말 단독택지(2백16필지) 분양에 무려 2만6천6백99명이 몰려 1백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불당동·쌍용동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만 6천만∼8천만원(34평형)에 거래된다. 그러나 실제 거래는 그리 많지 않다. 박장규 정건부동산컨설팅 이사는 “아파트를 사달라는 사람은 줄을 섰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다. 1∼2년 전에 비해 투자심리가 위축되긴 했지만 지금도 전국에서 문의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위치와 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아산시 배방면 국도변 논밭은 평당 80만∼1백5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1년 새 2∼3배는 오른 셈이다. 인근 삼성전자 LCD 산업단지가 들어설 탕정면 일대도 땅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 박상용 유진공인중개사 실장은 “지난 연말보다 2배 이상 오른 값에 땅을 판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천안·아산 역세권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될 아산신도시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다.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15년 뒤에는 일대 8백76만평에 5만가구 이상이 거주하게 된다. 투자 붐이 일면서 신도시 외곽은 물론 예산·안성 등 인근 지역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다.

“지금 사도 늦지 않다” 천안·아산뿐만 아니다. KTX 노선에 따라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KTX 시발점인 서울 용산지구 단위계획의 대로변 땅값은 지난해보다 2배 정도 오른 평당 3천만원을 호가한다. KTX 첫 기착지인 광명은 서울에서 출발해 불과 14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서울 부도심보다 더 빠른 시간이다. 부동산 가격도 뛰었다. 광명역사가 있는 소하동 아파트는 1년 사이 평균 6천만원이 올랐고 땅값도 2배 이상 뛰었다. 민간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도 집중되고 있다. 월드메르디앙(5백80가구)·이수브라운스톤(2백55가구)·대우푸르지오(4백26가구) 등 2천5백여가구가 분양대기 중이다. 신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재료가 겹친 대전 역시 아파트값이 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7월 1억5천만원대였던 서구 둔산동 40평대 아파트는 지금은 3억5천만∼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특히 철도청이 대전역과 공동으로 대전역 터(8만4천평)를 활용, 대규모 개발계획을 추진키로 하면서 역세권 개발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TX가 개통되면 대구 지역에서는 반나절 생활권을 직접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대구광역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 동대구역을 새로운 중추교통시설로 개발하고 주변은 중심상업지구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대구 지역에서는 올해 25개 단지 1만2천여가구가 건설된다. 건교부가 KTX 중간역으로 오송·김천·구미·울산역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많이 뛰었다. KTX 중간인 오송역사 주변 논밭의 가격은 평당 25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15만원 정도였다. 호남권 부동산 역시 장기적으로는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경부선에 비해 물동량과 유동인구가 적어 당장은 ‘KTX 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산업이나 교육보다 문화관광적인 측면에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부동산 가격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혜·비수혜 지역 차별화될 것” 건설업체들은 올해 고속철도 역세권에서 모두 3만8천여가구의 아파트를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민간 건설업체들이 공급하는 아파트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되면서 대전 지역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불투명지면서 건설업체들의 마구잡이식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역세권의 모든 부동산이 KTX의 수혜를 입지는 못할 전망이다. KTX가 개통되면 수혜 지역과 비수혜 지역의 부동산 가격 차이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천안·아산 지역처럼 역세권을 중심으로 하는 수혜 지역은 기업·대학들의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다. 그러나 비수혜 지역의 경우는 거주 인구가 줄어들고 슬럼화되는 양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천안·아산이나 오송·오창 지역은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거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KTX는 장기 재료”라고 전제하면서 “단기 전매차익보다 장기적으로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른쪽 그래프 보는 방법
① 서울역에서 소요시간 ② 개발계획 ③ 수혜 지역·분양정보 ④ 투자 포인트

서울 용산
② 삼각지∼용산역∼한강 잇는 100만평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 공항터미널·컨벤션센터 등 건설 ③ 대우·롯데 주상복합(629가구) 등 7개 단지 2,018가구 건설 ④ 2007년 이후 아파트 개발 집중

광명
① 14분·고속철도 첫 기착지 ② 첨단음악산업·국제업무지구 조성 경륜장과 생태공원 연계 ③ 소하동 월드건설·이수건설 등 5개 단지 2,521가구 분양 ④ 철산동·하안동 재건축 노려라

익산
① 1시간38분 ② 한방·보석도시로 집중 육성 ③ 모현동

광주
① 2시간37분 ② 대기업·공공기관 본사 유치 ③ 북구 중흥동 14개 단지 7,211가구

천안·아산
① 34분·신수도권 편입 ② 단계별로 신도시 886만평 조성 대학 이전·탕정지구 LCD 단지 유치 ③ 불당동·쌍용동 29개 단지 2만2,883가구 ④ 대학 인근·테크노콤플렉스

오송·대전
① 49분 ② 오송역 인근 285만평 오창단지 대전역 일대 8만평 역세권 개발 ③ 동구 자양동 9개 단지 5,751가구 ④ 공주·금산·논산 등 장기 수혜 지역

대구
① 1시간39분 ② 2005∼2020년까지 3단계 동대구역 개발 ③ 동구 신암동 25개 단지 12,012가구

부산
① 2시간40분 ② 부산역 중심으로 항만·공항 연계 신물류망 조성 ③ 중구 영주동·동구 초량동 ④ 2005년 예정인 제2롯데월드 주변 지역

목포
① 2시간58분 ② 서남권 당일 관광코스 개발 ③ 2개 단지 3,000여가구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신한證, 토스증권과 클라우드 기반 오픈플랫폼 추진 위해 ‘맞손’

2윤희성 수출입은행장 “성공 DNA로…국제협력은행 역할 확대”

3신한은행, 멕시코현지법인 몬테레이지점 오픈…글로벌 거점 확대

4간판 바꿔단 LS증권, 기업금융본부 CEO 직할로… “조직 확대 계획”

5카카오페이, 우체국에 결제서비스 제공…‘공공기관 최초’

6교보증권, ESG 성과 담은 '2023 통합보고서' 발간

7유한양행,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YH35995' 국내 1상 승인

8NHN, ‘다키스트 데이즈’ 2차 CBT 참여자 모집 시작

9우리은행, 베트남 하노이 ‘핫플’ 롯데몰에 지점 오픈

실시간 뉴스

1신한證, 토스증권과 클라우드 기반 오픈플랫폼 추진 위해 ‘맞손’

2윤희성 수출입은행장 “성공 DNA로…국제협력은행 역할 확대”

3신한은행, 멕시코현지법인 몬테레이지점 오픈…글로벌 거점 확대

4간판 바꿔단 LS증권, 기업금융본부 CEO 직할로… “조직 확대 계획”

5카카오페이, 우체국에 결제서비스 제공…‘공공기관 최초’